흥국생명 이적생, 김세영(190cm)과 김미연(177cm·오른쪽)... 흥국생명-KGC인삼공사 연습경기 모습 (흥국생명 배구단 체육관, 2018.7.17)

흥국생명 이적생, 김세영(190cm)과 김미연(177cm·오른쪽)... 흥국생명-KGC인삼공사 연습경기 모습 (흥국생명 배구단 체육관, 2018.7.17) ⓒ 박진철


여자 프로배구 선수들이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국가대표팀과 외국인 선수는 없지만, 프로 팀끼리 서로 체육관을 방문하며 연습경기에 한창이다. KOVO(한국배구연맹)컵 대회 준비 때문이다.

올해부터 KOVO컵은 V리그 출범 이후 최초로 남자부와 여자부가 분리해서 각각 따로 대회를 개최한다. 지난해까지는 남녀 모두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올해 여자배구 KOVO컵은 '2018 보령 한국도로공사컵 프로배구 대회'라는 명칭으로 8월 5일부터 12일까지 충남 보령시 보령종합체육관에서 펼쳐진다.

1라운드 조별 리그는 A조에 GS칼텍스, KGC인삼공사, IBK기업은행, EST(태국)가 편성됐다. B조는 한국도로공사, 현대건설, 흥국생명, VietinBank(베트남)가 포함됐다. 조별로 풀리그 경기를 치른 후, 각 조 1~2위가 준결승에 진출한다.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흥국생명 배구단 체육관. 흥국생명과 KGC인삼공사가 연습경기를 펼쳤다. 연습경기였지만, 흡사 V리그 경기를 연상케 했다. 심판도 V리그 심판진이 대거 투입됐다. 방송사 해설위원들도 찾아와 전력 탐색을 했다.

경기 내용도 실전처럼 치열했다. 특히 올해 새롭게 팀을 옮겨 온 이적생과 부상으로 오랫동안 재활에 매달렸던 선수들이 모두 경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세영·김미연·최은지, 이적생 활약... 김해란·신연경 '부상 복귀'

흥국생명은 올 시즌 FA 선수인 김세영(190cm·전 현대건설)과 김미연(177cm·전 IBK기업은행)을 새롭게 영입했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의 취약점이었던 센터진과 레프트 한 자리를 보강해줄 카드로 평가되고 있다. 두 선수는 이날 연습경기에서 주전으로 투입돼 활약을 했다. 팀 적응을 시작한 셈이다.

또한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선수들도 전원 경기에 출전했다. 김해란, 신연경, 김채연 등 지난 시즌 도중과 국가대표팀 훈련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던 선수들이 모두 완쾌됐다. 다만, 경기력까지 완벽하게 올라 온 상태는 아니다. KOVO컵에서는 좋은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GC인삼공사도 올 시즌 FA 영입을 통해 새로 합류한 최은지(182cm·전 한국도로공사)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노란(167cm·전 IBK기업은행)이 연습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은지는 주전 레프트로 나서 파워 있는 스파이크로 KGC인삼공사의 공격을 주도했다. 노란도 오지영과 교대로 리베로로 출전했다. KGC인삼공사는 특유의 끈끈한 수비 조직력을 복원한 모습을 보였다.

흥국생명과 인삼공사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 구단들도 현재 서로 상대 팀 체육관을 오가며 연습경기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팀·외국인 선수, KOVO컵 출전 안해... 국내파 역할 '절대적'

 KGC인삼공사 이적생, 최은지(182cm)와 노란(167cm)

KGC인삼공사 이적생, 최은지(182cm)와 노란(167cm) ⓒ 박진철


이번 여자배구 KOVO컵은 과거 어느 대회보다 국내 선수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8.18~9.2) 국가대표 선수와 외국인 선수가 모두 출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KOVO컵 대회는 9월에 열렸고, 대표팀 선수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외국인 선수는 출전했었다.

현재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진천선수촌에서 맹훈련 중이다. 외국인 선수도 이번 여자배구 KOVO컵에는 출전할 수 없다. 시기적으로 국제배구연맹(FIVB)으로부터 외국인 선수의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ITC 발급이 안 된 상태에서는 국내 경기에 뛸 수 없다.

KOVO 관계자는 17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원래 ITC 발급은 10월 달부터 진행되는데, 우리는 통상적으로 8월 말경에 FIVB로부터 ITC 발급 허가를 받아서 9월 초부터는 KOVO컵 등 국내 경기에 외국인 선수가 출전할 수 있도록 해왔다"며 "그러나 8월 초에는 ITC 발급 절차를 진행하기가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외국인 선수의 입국이 8월 1일부터 가능하기 때문에 8월 5일 개막하는 KOVO컵 대회에 바로 출전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외국인 선수의 입국 날짜도 개인 사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이바나(한국도로공사), 어나이(IBK기업은행), 알리오나 마르티니우크(GS칼텍스)는 8월 1일 입국한다. 또한 톰시아(흥국생명)는 8월 4일, 알레나(KGC인삼공사)는 8월 7일, 베키 페리(현대건설)는 8월 20일에 입국한다. 페리는 비치발리볼 대회 출전 때문에 입국일이 늦춰졌다. 지난 6월에도 이탈리아 국가대표로 비치발리볼 월드 투어(World Tour)에 출전한 바 있다.

결국 외국인 선수들은 KOVO컵 대회 기간에 소속 팀 선수와 함께 훈련은 하지만, 경기에 뛰지 않고 관중석에서 국내 선수들의 활약상을 관전할 예정이다.

이적생·부상복귀 선수 활약 기대... 비주전, 생존 경쟁도 치열

 부상 선수 복귀... 흥국생명 신연경과 김해란(오른쪽) 선수

부상 선수 복귀... 흥국생명 신연경과 김해란(오른쪽) 선수 ⓒ 박진철


국가대표팀과 외국인 선수가 출전하지 않으면서 이번 KOVO컵 대회는 관전 포인트에도 변화가 생겼다. 특히 새롭게 합류한 이적생들의 적응도와 활약상에 비상한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올해도 각 팀마다 FA, 트레이드에 따른 영입 선수들이 적지 않다. 아울러 각 팀마다 FA, 트레이드, 자유신분선수, 임의탈퇴 등으로 4~8명의 선수가 대거 팀을 떠났다. 대부분의 팀이 선수 구성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그런 상황에서 이적생의 활약은 올 시즌 성적을 좌우할 변수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KOVO컵에 각 팀의 이적생들이 전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팀 차출이나 부상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팀이 현재 경기에 뛸 수 있는 인원이 적다. 이적생들이 KOVO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상 선수들의 복귀와 몸 상태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부상자 중에는 국가대표급 선수도 많다. 현재 김해란(흥국생명), 이소영(GS칼텍스), 표승주(GS칼텍스)는 정상 출전이 가능하다. 반면 김희진(IBK기업은행), 배유나(한국도로공사), 문정원(한국도로공사)은 재활 중이어서 출전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과 외국인 선수의 빈 자리를 메울 비주전 선수들의 활약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교체 멤버들이 좋은 활약을 할수록 V리그에서 팀 전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비주전 선수들에게는 KOVO컵 대회가 주전으로 도약하거나 많은 경기 출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새롭게 참가하는 태국·베트남 팀... 2팀 전력도 '촉각'

이번 KOVO컵에는 새로운 변수가 추가됐다. 국내 프로 팀뿐만 아니라 해외 팀도 참가하기 때문이다. 태국의 EST와 베트남의 VietinBank 2팀이 출전한다. VietinBank는 지난 시즌 베트남 여자배구 리그 3위 팀이다.

EST는 태국 프로 리그 팀들의 선수를 끌어모아 아시아권 클럽 대회에 출전해 온 '연합팀'이다. 태국 성인 국가대표팀 1군 주전 멤버들이 다수 포함되기도 한다. 다만, 올해는 KOVO컵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때문에 태국 대표팀 선수들은 물리적으로 출전이 어렵다.

그럼에도 태국 프로 리그에서 국가대표팀 바로 아래 급의 선수들로 연합팀을 구성할 경우, 국내 프로 팀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국내 팀들은 국가대표와 외국인 선수 등 핵심 선수가 빠진 채 KOVO컵에 출전한다.

실제로 많은 프로 팀들이 그 부분을 우려하기도 한다. EST 팀이 독주할 경우 KOVO컵 대회가 자칫 '남의 잔치'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KOVO컵 우승 팀의 상금도 5천만 원이다. 단기 대회임을 감안하면, 작지 않은 금액이다.

한편, V리그 여자배구 우승 팀 상금도 1억원 이상으로 증액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주일 단기간의 KOVO컵 우승 팀 상금이 5천만 원으로 올랐는데, 6개월 대장정의 V리그 우승 팀 상금이 7천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형평에 어긋나고, 여자배구 인기 상승세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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