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아시아나 항공
 아시아나 항공
ⓒ pixabay

관련사진보기


'기내식 대란'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단톡방'을 만들어 경영진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3일 늦은 오후 만들어진 '침묵하지 말자'라는 제목의 카카오톡 익명채팅방에는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채팅방 한도 인원인 1000여 명이 접속했다. 이들은 경영진의 실책에 대한 지적뿐만 아니라, "일선 현장의 불합리한 상황과 관련해 회사가 어떤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집회 계획 또한 채팅방에서 논의되고 있다.

앞서 이른바 '조현민 물세례 사건' 이후 불거진 대한항공 사태 때도 대한항공 직원들이 익명채팅방을 만들어 언론 제보, 집회, 직원연대 설립 등의 활동을 벌인 바 있다.

"싹싹 끌어모아 제보하겠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만든 '침묵하지 말자'라는 제목의 카카오톡 익명채팅방.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만든 '침묵하지 말자'라는 제목의 카카오톡 익명채팅방.
ⓒ '침묵하지 말자' 익명채팅방

관련사진보기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일부터 기내식 부족 사태를 겪으며 제대로 된 운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그룹 지배권을 강화하려다 이번 일이 발생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존 기내식 공급업체였던 엘에스지(LSG)와의 재계약 과정에서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에 1600억원 투자를 요구했다. LSG가 이를 거절하자 아시아나항공은 게이트고메코리아(아시아나항공과 게이트고메스위스의 합작 설립 법인)로 기내식 공급업체를 교체한다.

하지만 지난 3월 게이트고메코리아 생산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며 기내식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게이트고메코리아가 기내식 공급 계획을 3개월 미루며, 아시아나항공은 그 공백을 샤프도앤코를 통해 메우려고 했다.

샤프도앤코는 게이트고메코리아의 협력사인 소규모 업체다. 아시아나항공는 하루에 3000개 분량을 생산하던 샤프도앤코에 하루 2만~3만개 분량의 생산을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기내식 공급이 늦을 경우 납품 단가를 깎겠다는 '갑질'까지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샤프도앤코 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했다.

채팅방에서는 "이 지경까지 끌고 온 경영진은 퇴진하고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고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집회를 열어야 한다", "박삼구와 경영진 아웃" 등의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또 "비행가서 싹싹 끌어모아 열심히 제보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일선 현장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회사가 이와 관련된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는 고충도 토로하고 있다. 일부 승객들의 폭언·욕설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대응 매뉴얼 등의 조치가 전혀 내로오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채팅방의 한 직원은 "사태 원인이나 이렇게 된 사유, 대응 매뉴얼이라도 알려주면 좋으련만 (회사가) 정말 조용하다"라며 "직원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그냥 싸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채팅방을 통해 오는 6~8일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집회를 통해 박삼구 회장의 갑질과 비리를 폭로하고, 사망한 샤프도앤코 사장을 추모할 계획이다.
고 구본무 LG 회장의 발인이 지난 5월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발인 행사에 참석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장례식장을 떠나고 있다.
 고 구본무 LG 회장의 발인이 지난 5월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발인 행사에 참석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장례식장을 떠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태그:#아시아나항공, #박삼구, #기내식, #대한항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