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3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개헌안'을 발표하면서 청소년 투표권을 개헌에 포함시켰다. 이날 개헌안을 발표한 조국 민정수석은 '선거는 공동체 의사결정 권리에 참여할 수 있는 주권자의 핵심 권리'라며 청소년의 투표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 의원 정족수 미달'을 이유로 이 개헌안은 사실상 부결됬고, 청소년 투표권 보장도 물거품이 됐다. 청소년 투표 기대자 약 63만 명이 투표권 부여 기회를 잃게된 것이다.

선거 참패, 영남 패권주의 몰락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지도부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방선거 출구조사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지도부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방선거 출구조사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그렇기에 최근 치러진 6월 13일 지방선거는 '어른'들의 선거와 다름 없었다. 지방선거 투표율은 2002년 48.8%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이후 16년 만에 60.2%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당과 달리 야당은 '선거 참패' 라는 결과를 얻었다. 부산, 울산 그리고 경남 같은 '보수' 지역마저도 자유한국당에 패배를 안겼다. 몇십 년간 이어져온 영남 패권주의가 무너진 순간이다.

패배 여파가 큰 것인지 '보수'라 말하는 자유한국당은 새판짜기에 나섰고, '선거구제 개편' '지도푸 교체' 같은 대안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 참패는 이미 예견돼 있었다. 부산일보와 부산M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6월 2부터 6일까지 진행된 주산 정당지지율 통계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46.2%, 자유한국당 25.2%, 바른미래당 6%, 정의당 4.8%을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부산 정당 지지도에서 압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유선ARS 40%, 무선ARS 10%, 무선전화면접 50% 방식으로 부산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808명의 응답을 받은 것으로, 전체응답률은 5.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울산도 마찬가지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4월 30일부터 5월 1일간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51.2%, 자유한국당은 17.4%, 바른미래당은 5.3%, 정의당은 4.3%의 정당지지율을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이 2배 이상 앞서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이 여론조사는 울산의 만 19세 이상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18.8%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렇다면 경남은 어떨까? CBS의 의뢰뢰 리얼미터가 5월 4일부터 5일까지 조사한 결과 정당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51.9%, 자유한국당이 24.7%, 바른미래방 8%, 정의당 4.3%이었다(RDD(유선ARS40%, 무선ARS 60%) 방식으로 경남 지역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남녀 808명의 응답을 받은 것으로 응답률은 5.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보수' 지역이라 평가받았던 부산, 울산, 경남 전 지역에서 보수정당이 외면받았다.

즉 지금까지 내려오던 보수 지지층이 보수 정당에게 등을 돌렸고, 자유한국당은 당의 존립을 위해 보수층 결집과 새로운 유권자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김성태 원내대표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로 이어지는 '싸움개' 행보는 보수지지층 결집에 성공한듯 보였으나, '6월 13일 지방선거' 참패로 보수 지지층 결집은 큰 실패로 끝났다.

새로운 시각, 자유한국당과 청소년 투표권

1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개헌 토론회 에서 국회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동철,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노회찬 원내대표.
▲ 방송기자클럽 주관 원내대표 초청토론 1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개헌 토론회 에서 국회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동철,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노회찬 원내대표.
ⓒ 국회사진취재단

관련사진보기


지난 4월 19일 한국기자방송클럽 초정 '개헌' 토론회에서 청소년 투표권에 대한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회원인 두 여성이 국회 4개 원내교섭단체 대표 '개헌 토론회'가 끝나자 김성태 원대대표에게 '청소년 투표권' 법안 발의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자리에 있던 '어른'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끌어내!"라는 반응이 나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당시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청소년 투표권 부여에 대한 자유한국당 입장은 한결같다. 지난 2월 1일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 본청에 진행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학교의 정치화'를 이유로 들어 청소년 투표권 부여에 반대했다. 소위 말해 '공부를 해야 할' 학교가 정치로 인해 '난장판'이 된다는 것이였다.

그렇지만 자유한국당 입장도 이해가 된다.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부산, 울산, 경남, 대구 등 보수 지역은 견고해 보였고, 50대 이상 자유한국당 지지도는 탄탄했다. 굳이 '진보적 성향이라고 말하는 청소년들을 정치판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실제 이번 지방선거에서 4만5762명이 뽑은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 경남도지사로는 김경수 후보가 64,3%표를 얻어 당선했고, 서울시장에는 '페미니스트' 녹색당 신지예 후보가 박원순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했다. 모의투표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청소년들은 진보적 성향을 가진 후보에게 표를 줬다.

18세 청소년을 깔보지 마라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 일본의 18세 선거 포스터 18세 청소년을 깔보지 마라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 누리집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외국 사례에서는 다르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2015년 20세에서 18세로 투표연령을 낮췄다. 선거 초 '진보적' 정당에 투표할 것이 라는 예측과 달리, 보수인 자민당, 진보인 민진당이 10대들을 겨냥해 선거를 하자 보수정당인 자민당이 40%대의 지지를 받아 민진당을 앞질렀다.

독일도 마찬가지다. 1995년 일부 주에서 투표연령을 16세로 낮췄다. 투표연령 인하는 진보정당인 사민당이 주도했지만, 정작 선거에서는 사민당의 표가 가장 적게 나왔다.

한국에서는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MBC, KBS, SBS 3사가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동층이 선거를 결정할 만큼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 경북이 43.7%, 41.1%로 가장 컸다.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연령대가 어릴 수록 부동층 비율이 고정층 비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나이가 상대적으로 어린 투표권자들은 일본, 독일, 한국 사례를 보아 지지 후보나 정당 쏠림 현상이 적으며, '명분' '성향' 보다 '합리적' 이유에 투표를 하는 것이다. 또한 어릴 수록 정당 지지에 대한 부동층이 많아 어느 특정 정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측은 틀린 것이다.

새로운 지지층

자유한국당은 '당 해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 보수지지층도 새로운 유권자도 자신에게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정말 '벼랑 끝'에 서있는 자유한국당의 상황이다. 제1야당으로서 그 공백은 한국에게도 위험하다. 정치권력의 '쏠림'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당 차원에서 여러 쇄신안을 내놓고 있지만 그것은 결국 '보수층 결집' 과 '새로운 지지층'을 위해서다. 과거 지지율에 한몫을 했던 '안보' 팔이, '종북' 몰이, '경제' 팔이가 안먹히는 이상 자유한국당은 살 길을 찾아야 한다.

청소년 63만 명은 결코 적은 표가 아니다. 2002년 대선때는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는 60만 표 이내 접전을 펼쳤다. 오해가 길어지면 서로 불편하다. 만약 자유한국당이 정말로 반성하고 앞으로 정치 구조 개편을 원한다면 이 청소년들의 마음을 훔치는 것은 어떨까?

그들보다 푸른, 아니면 그들보다 정렬적이고 빨간색인.


태그:#청소년, #선거, #자유한국당, #정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