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6월 6일(현지 시간), 2017-2018시즌 NBA 파이널 경기 3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가 슛하는 모습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케빈 듀란트(오른쪽)와 스테판 커리(왼쪽)가 지켜보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6일(현지 시간), 2017-2018시즌 NBA 파이널 경기 3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가 슛하는 모습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케빈 듀란트(오른쪽)와 스테판 커리(왼쪽)가 지켜보고 있다. ⓒ EPA/연합뉴스


르브론 제임스의 통산 4번째 파이널 우승도전은 또다시 실패로 돌아갔다. 제임스의 소속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퀴큰 로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7-2018시즌 NBA 파이널 4차전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85-108로 완패했다. 시리즈 전적 0-4로 스윕을 당한 클리블랜드는 최근 4년 연속 파이널에 올랐으나 세 번째 준우승에 그쳤다.

통산 9번째 파이널에 올랐던 제임스에게는 6번째 준우승이다. 제임스는 마이애미 히트에서 활약하던 2010-11시즌부터 8년연속 동부컨퍼런스를 제패했으나 파이널에서는 우승보다 패배한 기억이 더 많다. 특히 골든스테이트와는 최근 4년 연속 파이널에서 맞붙어 3번이나 고배를 안기며 제임스에게 가장 큰 장벽으로 자리매김했다.

제임스 르브론과 마이클 조던의 차이는 '바로 이것'

제임스는 현재 NBA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량이 녹슬기는커녕 오히려 매시즌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특히 올시즌은 정규리그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유독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내며 제임스의 가치가 더 돋보인 한 해이기도 했다.

클리블랜드는 올시즌 들어 빅3의 한축을 이루던 카이리 어빙의 이적, 아이재아 토마스-드웨인 웨이드, 데릭 로즈 등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일년도 안되어 잇딜아 트레이드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여러 선수들이 부상으로 번갈아 자리를 비우며 제임스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 잦았다. 클리블랜드는 동부컨퍼런스에서 예상보다 낮은 4번시드까지 밀리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플레이오프 역시 쉽지 않았다. 인디애나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부터 7차전까지 접전을 치렀다. 2라운드서 동부 챔피언 토론토를 4승 무패로 격파하며 정상궤도를 되찾는 듯했지만 컨퍼런스 결승에서 보스턴을 상대로 2승 3패의 열세를 극복하고 다시 한번 극적으로 파이널 진출에 성공했다. 제임스는 플레이오프 내내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으로 팀을 여러 번 위기에서 구해냈다.

하지만 어느때보다 천신만고 끝에 올라온 파이널은 그야말로 허무했다.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꼽혔던 서부컨퍼런스 파이널에서 역시 휴스턴을 7차전 끝에 이기고 올라온 골든스테이트을 상대로 클리블랜드는 무기력했다. 물론 제임스는 이번 파이널에서도 4경기 평균 34득점(FG 52.7%) 8.5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고군분투했지만 동료들의 지원에서 승부가 갈렸다.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1차전에서 경기막판 J.R 스미스의 치명적인 '역주행' 본헤드 플레이가 나오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NBA의 전설이자 방송 해설가로 활약중인 찰스 바클리는 파이널이 끝난 후 "앞으로 더 이상 제임스를 마이클 조던과 비교하게 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하여 화제를 모았다. 조던은 은퇴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역대 최고의 선수로 불리우는 자타공인 농구황제다. 코비 브라이언트-샤킬 오닐- 팀 던컨-스테판 커리 등 조던 시대 이후에 등장한 선수들은 모두 조던의 그림지와 비교되어야 하는 운명을 피할 수 없었다. 현존하는 NBA 최고의 스타이자 선수경력을 모두 동부컨퍼런스에서만 보냈다는 점. 농구선수로서 가장 이상적인 신체조건과 다재다능함을 겸비했다는 점에서 제임스는 현역 중 그나마 조던의 아우라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다.

하지만 제임스가 조던과 비교하여 가장 뚜렷한 격차를 보이는 부분은 역시 우승 경력이다. 조던은 누구보다 큰 경기에 강했던 '승부사'답게 파이널 무대에서 6번 올라 단 한번도 우승을 놓친 적이 없다. 6회의 파이널 MVP도 모두 조던의 몫이었다. 제임스는 파이널에 오른 횟수는 이미 조던을 능가했지만 우승 경험은 조던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흥미로운 부분은 리더십의 차이다. 조던은 제왕적 리더십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함께 뛰는 팀원들의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던과 함께 뛴 동료 중 슈퍼스타라고 할 만한 선수는 스카티 피펜과 후반기에 합류한 데니스 로드맨 정도였다. 피펜은 시카고에서 데뷔하여 조던의 그늘 밑에서 함께 성장한 선수이고 나머지 선수들은 대부분 조던의 팀이었기에 최적화된 '롤플레이어'에 가까웠다.

제임스는 플레이스타일상 조던보다 더 다재다능해 보이지만 어느 팀에 가던 제임스의 '원맨팀화'라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볼 없는 플레이에도 능하던 조던에 비하여 제임스는 자신이 볼을 소유하고 주도하는 시간이 너무 길다 보니 동료들의 창의성이나 슛감에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 실제로 마이애미 히트 시절이나 지금의 클리블랜드 모두 선수구성을 살펴보면 결코 다른 슈퍼팀들에 비하여 떨어지지 않지만 해가 갈수록 제임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문제가 반복된다. 어빙이 제임스 위주로 돌아가는 팀에 불만을 느끼고 보스턴으로 이적한 것이나, 선수들의 고른 역할분담과 상호 희생이 이루어지는 샌안토니오-골든스테이트 같은 팀에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승 경력을 추가하려면 '돌파구' 필요한 제임스

시대와 환경의 격차도 있다. 조던은 2차 은퇴 번복 이후 잠시 워싱턴 위저즈에서의 활약한 말년을 제외하면 전성기를 모두 시카고 불스에서 보냈고 자신이 중심이 되어 평범하던 팀을 리그를 지배하는 '왕조'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조던이 활약하던 시대는 같은 포지션에서 우수한 슈팅가드도 많았지만 지금에 비하여 훨씬 강력한 센터들이 득세하던 시대이기도 했다. 조던의 초창기 최대 라이벌로 꼽혔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처럼 터프하고 거친 농구를 구사하는 팀들도 많았다. 조던은 동시대의 모든 라이벌들을 당당히 실력으로 제압하고 1인자의 자리에 올랐을 뿐 아니라 심지어 한차례 은퇴 후 공백기에도 복귀하여 3연패를 달성하는 희대의 기록까지 세웠다.

이에 비하여 제임스의 시대는 '프랜차이즈'에서 '슈퍼팀'을 중심으로 NBA의 패권이 이동했다. 제임스는 마이애미 히트(드웨인 웨이드-크리스 보쉬)와 클리블랜드(카이리 어빙-케빈 러브)에서 잇달아 이적을 통하여 최전성기의 올스타급 선수들을 끌어모아 슈퍼팀을 결성한 후에야 우승을 차지했지만 평가는 다소 떨어지는 빌미가 됐다. 또한 제임스 이후 슈퍼팀 결성이 NBA에서 우승을 노리는 지름길로 자리잡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제임스의 우승 도전을 가장 번번이 가로막은 것도 슈퍼팀이었다. 팀 던컨을 앞세운 샌안토니오 정도를 제외하면 클리블랜드 1기 시절의 최대 라이벌 보스턴 셀틱스(케빈 가넷-폴 피어스-레이 앨런), 클리블랜드 2기의 천적 골든스테이트(케빈 듀란트-스테판 커리-클레이 톰슨-드레이먼드 그린) 등은 슈퍼팀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아이러니하게도 제임스가 슈퍼팀의 최대 수혜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한 셈이다.

프랜차이즈의 가치를 더 중시하던 조던 시대에는 이러한 슈퍼팀들이 흔하지는 않았다. 조던의 시카고는 애초에 슈퍼팀으로 분류되지 않고, 90년대 중반 휴스턴 로케츠가 하킴 올라주원-클라이드 드렉슬러-찰스 바클리-피펜 등 등의 스타 선수들을 잇달아 한 팀에 끌어모았으나 결성 당시 모두 30대 중반을 넘긴 노장들이라 요즘 시대같은 슈퍼팀과는 거리가 있었다. 실제로 휴스턴은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94-95시즌을 끝으로 파이널 진출조차 달성하지 못했다. 만일 당시에도 '타도 조던'을 목표로 전성기에 스타 선수들이 한 팀에서 뭉치는 슈퍼팀이 일반화되었다면 조던의 연속 우승도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제 NBA 농구팬들의 관심사는 올여름 FA가 되는 제임스가 다시 한번 팀을 옮겨 마이매이-클리블랜드에 이은 '제3의 슈퍼팀'을 결성할 것인지 여부에 쏠린다. 현재 NBA 최강팀은 자타공인 골든스테이트다. 최근 4년간 파이널에서 3번이나 고배를 마시며 클리블랜드의 현재 전력으로는 도저히 골든스테이트를 넘을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골든스테이트 주축 선수들의 연령대가 아직 20대 후반-30대 초반에 불과한 데다 듀란트가 올여름에도 팀에 잔류한다면 골든스테이트는 당분간 우승전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며 전성기의 끝자락에 접어든 제임스로서는 우승경력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영원한 농구황제'로 남은 조던에 비하여 이제는 '동부의 제왕'이라는 이미지로만 남을 기로에 서 있는 제임스의 차이다.

NBA 올스타전, 팀 르브론 역전승…제임스 MVP 등극 지난 2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2017-2018 미프로농구(NBA) 올스타전에서,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가 이끄는 '팀 르브론'이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의 '팀 스테픈'에 148-14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은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29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이끌며 통산 3번째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제임스가 MVP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

▲ NBA 올스타전, 팀 르브론 역전승…제임스 MVP 등극 지난 2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2017-2018 미프로농구(NBA) 올스타전에서,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가 이끄는 '팀 르브론'이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의 '팀 스테픈'에 148-14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은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29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이끌며 통산 3번째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제임스가 MVP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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