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긴장감이 감도는 금곡동 칠보프라자 사거리 모아 미래도, 가온 마을, 호매실 휴먼시아 등의 아파트 대단지로 둘러싸인 금곡동 칠보프라자 사거리는 후보들 차량과 현수막이 몰려 있는 곳이다.
▲ 긴장감이 감도는 금곡동 칠보프라자 사거리 모아 미래도, 가온 마을, 호매실 휴먼시아 등의 아파트 대단지로 둘러싸인 금곡동 칠보프라자 사거리는 후보들 차량과 현수막이 몰려 있는 곳이다.
ⓒ 강봉춘

관련사진보기


[기사 재수정 : 12일 오후 5시 15분]

6월 3일 일요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금곡로 100 칠보프라자 앞 사거리는 햇빛도, 선거 유세도 뜨거웠다. 수원 모아미래도 1, 2단지와 가온마을 3단지 그리고 호매실 휴먼시아 5단지까지 몰려 있는 이 좋은 길목을, 유권자들을 애타게 찾는 지방 선거 후보들은 그냥 지나갈 수 없었다.

그 길에서 서로 마주한 현 수원 시장과 더불어 민주당 후보들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후보가 있었다. 김미혜(바른미래당) 경기도의원 후보였다.

내가 직접 나왔다 칠보산 화장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직접 정치로 뛰어든 김미혜(바른미래3) 후보가 건너편 수원시장 후보를 향해 연설하고 있다.
▲ 내가 직접 나왔다 칠보산 화장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직접 정치로 뛰어든 김미혜(바른미래3) 후보가 건너편 수원시장 후보를 향해 연설하고 있다.
ⓒ 강봉춘

관련사진보기


"염치없는 시장! 염치없는 시장의 딸랑이! 그런 사람들을 정치인으로 세우니까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우리 정치 한 번 똑바로 해봅시다!"

3년 반이란 시간 동안 오직 칠보산 화장장 건립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금곡동의 주부는 도의원 후보가 되어 시민들을 향해 외치고 있었다. 그는 칠보산 화장장의 건립 과정에서 의혹점이 발견되자, 수많은 민원을 넣고, 직접 찾아가 면담하고, 현장을 답사하고, 그렇게 다녀온 내용들을 주민들과 공유하며 집회부터 재판까지 화장장을 저지하기 위해 달려왔다.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남는 건 상처였고, 나아진 건 하나도 없었다.

2018년 새해에 찍은 칠보산 일출 칠보산이 좋아 이사왔다는 김미혜 후보는 매일 같이 산행을 하며 자연을 즐긴다고 한다. 김 후보가 올해 찍은 첫 일출 사진.
▲ 2018년 새해에 찍은 칠보산 일출 칠보산이 좋아 이사왔다는 김미혜 후보는 매일 같이 산행을 하며 자연을 즐긴다고 한다. 김 후보가 올해 찍은 첫 일출 사진.
ⓒ 김미혜

관련사진보기


2017년 11월 8일 수원지방법원 앞에 모인 금곡동 주민들 부지 선정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며 시작된 '숙곡리 화장장 설립' 취소 행정 소송은 화성시의 자료 비공개로 지금까지 이어졌다.
▲ 2017년 11월 8일 수원지방법원 앞에 모인 금곡동 주민들 부지 선정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며 시작된 '숙곡리 화장장 설립' 취소 행정 소송은 화성시의 자료 비공개로 지금까지 이어졌다.
ⓒ 칠보산 화장장 비상대책위원회

관련사진보기


안산, 시흥, 광명, 부천시 그리고 화성시가 합동으로 사용하기 위해 칠보산 산자락에 짓고 있는 화장장 건립 사업은 '함백산 메모리얼 파크'라 이름 지어졌지만, 서수원 주민들에겐 선정 부지를 딴 '숙곡리 화장장'으로, 수원 시민들에겐 '칠보산 화장장'으로 알려져 있다.

화장장 시설 건립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시민들로부터 나왔고, 3200여 세대의 금곡동 LG빌리지 주민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칠보산 화장장 건립 반대 운동은 대규모 집회로 이어졌다. 주민들은 지난 총선에서 화장장 건립 저지를 약속한 백혜련 국회의원을 당선시켰다. 그렇게 해법을 찾나 싶었는데, 백혜련 의원은 길을 찾지 못했고, 결국 주민들의 노력은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염태영 수원 시장은 주민들이 원하는 화장장 설립 백지화에 대해선 결국 침묵하고 말았다.

똑바로 해라! 김미혜 후보가 염태영 수원시장 후보 유세 차량을 향해 똑바로 하라고 외치고 있다.
▲ 똑바로 해라! 김미혜 후보가 염태영 수원시장 후보 유세 차량을 향해 똑바로 하라고 외치고 있다.
ⓒ 강봉춘

관련사진보기


칠보산 자락에 화장장이 들어선다는 말에 누구보다 먼저 예민하게 반응했던 김미혜씨는 약속만 해놓고 지키지 못한다고 얘기하는 기존 정치인들에게 실망했다.

"과정에 의혹이 발견되었으면 떳떳하게 밝혀서 바로 잡아야죠. 서로 서로 쉬쉬하며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갈등 해결 기구네 뭐네 앞세워서 주민들을 달래는 척 일하는 척 슬쩍 넘어가려 드는 저 못된 정치질을 못하게 해야지 않겠습니까?"

밝은 청록색의 점퍼를 입은 후보는 건너편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염태영 시장후보와 이필근 전 권선구청장 유세 차량을 보며 말했다.

"저 사람들이 나를 정치판으로 끌여 들였어요. 일을 똑바로 했어봐, 내가 지금 여기 서 있나. 시민의 일을 남의 일처럼 얘기했던 사람들이 또 선출되길 바란다니 염치없는 사람들이지."

지역 주민을 찾아가 인사하는 김미혜 후보 3년 반 동안 칠보산 화장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 김미혜 후보가 이제는 도의원 후보로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 지역 주민을 찾아가 인사하는 김미혜 후보 3년 반 동안 칠보산 화장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 김미혜 후보가 이제는 도의원 후보로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 현태용

관련사진보기


칠보산 화장장 설립 저지를 위해 삭발까지 했던 50대의 주부는 선거를 앞두고 시민들을 만나며 크게 위로받았다. 한 할머니는 그의 머리카락을 보며 많이 자랐다고 어루만져 주기도 했고, 아침 길에선 힘내라며 토스트를 건네받기도 했다.

"내가 도의원 나가겠다니깐 식구들이 다들 말렸어요. 그건 안된다 제발 하지 마라. 그렇지만 한 번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한 일들이 억울해서라도 안되겠더라구요. 솔직히 누가 공약해주길 바라며 선거 목전에 두고도 아무 생각 없었어요. 그런데 아무도 공약을 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직접 출마를 결심한 김미혜 후보는 서수원 시민들이 자신을 화장장에 반대한다는 선택지로 쓰길 바랬다.

"내가 당선되면 감히 서수원의 민심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화장장 건립 자체가 힘들 것입니다. 내가 떨어져도 득표수를 통해 당선된 정치인들이 서수원의 민심을 무섭게 여겼으면 좋겠어요. 제발 칠보산 화장장이 백지화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바른미래당 후보들과 함께 유세하는 김미혜 후보 도의원 출마를 위해 바른 미래당에 가입한 김미혜 후보(가운데)는 당 유세일정에 함께 하기도 했다. 좌측 이종희 수원시의원 후보, 우측 이찬열 국회의원.
▲ 바른미래당 후보들과 함께 유세하는 김미혜 후보 도의원 출마를 위해 바른 미래당에 가입한 김미혜 후보(가운데)는 당 유세일정에 함께 하기도 했다. 좌측 이종희 수원시의원 후보, 우측 이찬열 국회의원.
ⓒ 현태용

관련사진보기


정치도 선거도 쉬운 일이 아니라며 비상대책위원회 내부에서조차 그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자유한국당에서 후보 자리를 줄테니 나와 보려냐는 제안도 왔었어요. 하지만 거절했죠. 진보 정당들과도 말해봤는데 다들 자리가 없었어요. 그래서 바른미래당을 선택했죠. 여기 경기도지사로 출마한 김영환씨를 만나봤는데 사람이 품위가 있고 자애롭더라구요. "

칠보산 자락 바위에 핀 진달래 김미혜 후보가 지키고 싶은 칠보산 자연.
▲ 칠보산 자락 바위에 핀 진달래 김미혜 후보가 지키고 싶은 칠보산 자연.
ⓒ 김미혜

관련사진보기


맹꽁이 홀로 칠보산 화장장의 설립을 막고 있는 지금, 지방 선거는 그녀가 선택한 유일한 길이었다.

"나는 화장장을 수단으로 자리 차지하려 나온 게 아니에요. 칠보산 화장장 건립을 막는 게 제 목적이에요. 적금 다 깨고 식구들에게 통보같이 설득하고 나왔어요. 그 결정까지가 가장 힘들었죠. 당선과 낙선을 떠나 다득표 하는 것이, 향후 칠보산 지키는 일에 큰 도움이 될 거라 봅니다. 서수원의 민심이 저를 통해 분명하게 표출되기를 바랍니다."

유세차량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김미혜 경기도의원후보 김미혜 후보가 차량을 타고 시민들에게 손을 흔드는 것은 뽑아 달라는 뜻보다 고맙다는 의미가 강했다.
▲ 유세차량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김미혜 경기도의원후보 김미혜 후보가 차량을 타고 시민들에게 손을 흔드는 것은 뽑아 달라는 뜻보다 고맙다는 의미가 강했다.
ⓒ 강봉춘

관련사진보기


금곡로 사거리에 수원 시장이 온다는 말에 유세 인파가 몰리는가 싶다가, 차도와 인도를 막고 노래를 틀어대는 통에 장사를 못하겠다는 민원이 먼저 들어왔다. 권선구청에서 바로 나와 모든 후보들에게 차를 빼달라고 부탁했다. 그 말에 시장후보도 시의원후보도 도의원후보도 모두 자리를 옮겨야 했다.

자리를 옮기며 김미혜 도의원 후보는 차량 위에 서서 손을 흔들었다. 칠보산의 미래가 어디로 향할지는 몰라도 지방 선거가 길목이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불행한 환경에서 자라난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아주 무섭거나 치욕적인 일들을 겪는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