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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집니다. <오마이뉴스>는 많은 선거구 중 특히 관심을 끌만한 지역 후보자들을 찾아가 핵심 공약 등을 물었습니다. 두번째로 소개할 곳은 인천광역시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 바른미래당 문병호 후보, 정의당 김응호 후보를 만나봤습니다. [편집자말]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가 다섯 손가락을 펼치며 기호 5번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가 다섯 손가락을 펼치며 기호 5번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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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어디 갔더라... 노란 점퍼가 여기 있었을 텐데."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는 인터뷰를 앞두고 넓지 않은 사무실을 홀로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오후에 참석한 같은 당 구청장 후보 개소식에서는 직접 마이크 선을 정리하기도 했다. 2009년 인천 부평을 재보궐선거 이래 선거 경험만 10년인 김 후보는 몸이 바쁜 사람이었다. 지난 5월 29일, 인천 남동구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접는 아픔"은 이제 없다

"2012년, 2014년, 2016년도 그랬다. 다 예비후보 등록만 했다. 모두 사퇴하는 과정을 밟았다."

정작 본 선거 출마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지난 선거 대부분 "보수 세력 심판"을 위한 "접는 아픔", 즉 민주당 진영과의 야권단일화를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달랐다. 김 후보는 이제 "지형이 달라졌다"라고 판단했다.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는 자유한국당도 문제지만, "대통령과 당 지지율만 믿는" 더불어민주당도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민주당과 한국당의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그 이유로 꼽았다.

"한반도 평화의 봄은 오고 있는데, 민생의 봄은 오지 않았다. 최저임금 1만 원은 문재인 대통령, 중앙정부가 약속한 것이다.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핑계를 대고 있지만, 결국 재벌 눈치 보기라고 생각한다."

김 후보는 특히 인천 지역 노동자 출신인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인천 부평을)에 날선 비판을 던졌다. 그는 "홍 원내대표의 선거 공보물을 보면 대우자동차 용접공 출신의 노동자 국회의원이라고 쓴다. 그런 사람이 노동자를 위한 정책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걷고 있다"라면서 "인천 대표 정치인이자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행보가 시민과 노동자를 부끄럽게 만들었다"라고 평가했다.

인천 노동계의 들끓는 여론도 전했다. 그는 "(최저임금을) 개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천 시민계와 노동계가 분노하고 있다"라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저임금 대상자가 얼마나 있는가를 떠나 (양당을 향한) 비판이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병호 바른미래당 후보가 출마와 동시에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에 야권 단일화를 제안한 것에는 "한국당과 이야기할 문제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 후보는 "문 후보에게 성평등 조례 등 (정의당 인천시장 정책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었다"라면서 "정의당과 바른미래당의 연대는 정책적으로도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행정수장의 필수조건, 젠더 감수성
대표 공약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성평등을 강조한 '차별 없는 도시'였다. 선거사무소 한 편에도 "나이, 성별, 성적지향 및 취향, 장애, 결혼과 연애 여부 등 삶의 형태가 다양함을 인지하고 칭찬의 말일지라도 차별을 강화하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는 등 '성평등한 선거운동을 위한 성평등 수칙' 팻말이 걸려 있었다.

김 후보는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우리 사회에 여성혐오라는 말이 등장했다, 진보정당 활동을 하면서 혐오와 민주주의가 공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했다"라면서 "미투 운동이 더욱 잘 되려면 사회 제도 자체를 바꿔야 하는데, 국가 차원뿐 아니라 지방 차원에서도 해야 할 것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행정 수장이 '젠더 감수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후보는 "여성문제, 성평등 문제는 행정 수장이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시장이 되면) 성평등, 인권조례를 시에서 제정하겠다. 재작년부터 (조례 문제를) 다뤄왔지만,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이 눈치를 보면서 미뤄졌다"라고 지적했다.

당내 성소수자 혐오 문제를 언급하며 교육과 토론을 통한 '공존'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당원들의 생각이 다 같을 수는 없다. 진보 정당 내에서도 토론을 통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라면서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당원들에게 나가라고 할 생각은 없다. 상대를 존중하는 입장과 태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격론을 벌여서라도 공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역차별 제기 등 편협한 시선에 대해서는 드러내놓고 토론하고 교육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라면서 "주민자치 등 동 조직에서도 진행할 수 있고, 일터에서도 내실 있게 진행하면 가능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보수 텃밭 인천? 목소리가 달라졌다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가 29일 이정미 상임선대위원장, 심상정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배진교 남동구청장 후보 개소식에 참석하고 있다.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가 29일 이정미 상임선대위원장, 심상정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배진교 남동구청장 후보 개소식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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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5도의)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 10년 동안 서해5도 어민들의 의식이 많이 달라졌다."

분단 접경 지역으로, 어느 지역보다 한반도 이슈에 민감한 인천. 김 후보는 특히 보수 성향이 짙은 서해5도(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 지역의 표심이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 배경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의 "평화 으름장" 기조가 깔려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자유한국당이) 계속 으름장 놓기 식으로 남북정상회담의 취지를 훼손하고 계속 전쟁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서해 어민을 계속 방패막이 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장에서 채집한 변화도 들려줬다.

"정상회담 이후 서해 평화가 다뤄지니까 국방부, 외교부장관 등이 연평도를 방문해 간담회를 열었다. 지금까지 (분위기를) 주도한 것은 보수적인 사람들이었는데, (이번 간담회에서) 주로 발언하고 역할을 한 사람들은 개혁적인 사람들이었다."

김 후보는 이어 "서해5도민들은 (남북갈등의) 피해를 고스란히 겪어왔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도민들의 심정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간 정권에서 자신들을 인간 방패삼아 영토를 지켜왔다는 이야기였다. 그들에게 서해 평화문제는 생존이고 권리다"라고 말했다.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가 29일 배진교 남동구청장 후보 개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가 29일 배진교 남동구청장 후보 개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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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물었다] 청년, 재난, 그리고 우리 동네

<오마이뉴스>는 인천 지역 유권자들의 후보별 비교 판단을 위해 공통 질문을 던졌다. 김 후보는 청년 관련 질문에서 유정복 현 시장의 '결혼 친화 도시' 정책을 "시가 결혼정보업체와 경쟁하는 꼴"이라고 지적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아래는 김 후보와의 공통 질문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아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4년간 인천 지역 언론 기사를 빅데이터 분석해 내놓은 우리 동네 공약 이슈 40개다. 이 중에서 후보자가 가장 주목하는 이슈는 무엇인가.
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4년간 인천 지역 언론 기사를 빅데이터 분석해 내놓은 우리 동네 공약 이슈 40개.
 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4년간 인천 지역 언론 기사를 빅데이터 분석해 내놓은 우리 동네 공약 이슈 40개.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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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고르겠다. 6살 딸아이를 키우고 있다. 유치원 보내는 부모들의 아침 일과 중 하나는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마스크를 지급한다고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인천은 발생 원인이 다양해 지역마다의 대책이 필요하다. 지금도 미세먼지 예방조례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운영이 안 되고 있다. 민관합동대책위가 돌아가야 한다.

공장 사업주, 선박 선주 등 미세먼지 발생 주체들을 대책위에 들어오게 해 저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강제되지 않을 경우 페널티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노후화된 영흥화력발전소 또한 폐쇄 후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마스크를 쓰고 살지, 숨을 쉬며 살지 선택해야한다. (지역 자동차 산업에서는) 지엠 부평공장에서 전기차 정도는 생산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 자동차 시장 자체가 미래 자동차로 나아가야 한다. 지엠뿐 아니라,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은 멀리 보고 진행해야 한다."

- 기자는 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청년 세대다. 기자와 같은 인천 지역의 청년들에게 어떤 강점을 어필하겠나.
"현재 인천시는 청년 정책이 전무하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예산 타령할 상황이 아니다. 인천에서 청년들이 다 떠나고 있다. 임기 동안 전체 예산 중 청년 몫으로 5%를 확보할 것이다. 인천시 전체 예산이 9조6000억 원인데 10조 원라고 생각하면 5000억 원 정도다. 이 재정으로 6개월간 60만 원씩 (청년들에게) 구직수당을 지급할 것이다. 포퓰리즘이 아니라, 이미 중앙 정부 청년 일자리 정책에 많은 부분 포함된 내용이다.

얼마 전 유정복 시장이 결혼친화도시 정책을 발표했는데, 주요 사업으로 (월미도, 구월동 로데오 거리 등) 데이트 장소 지정 같은 게 포함됐다. 그렇게 한다고 되나? 당장 먹고 사는 게 힘든데. 결혼정보업체랑 인천시가 경쟁 하는 것도 아니고... (지역 대학의 경우) 인하대나 인천대 등 지역 대학 학생과 함께 산학클러스터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와 기술 개발이 함께 가도록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인천 지역에서 공부하던 사람들이 인천에 재취업하는 그런 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  최근 인천항 화재사고로 인천시 재난 안전시스템에 대한 지역의 관심이 높다. 사고 당시 시에서 발표한 대기질 측정값의 신뢰도에 대한 비판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후보가 생각하는 재난 대처 방안이 있다면.
"재난 안전 콘트롤타워를 강화해야 한다. 유해화학물질 관리 시스템 관련 조례 강화도 필요하다. 최근 서구 목재공장 화재 사고도 조례가 없는 상태에서 화재가 났다. 인천항 사고 때는 마스크를 써도 엄청난 연기 때문에 목이 따가울 정도로 괴로웠다.

아파트 등 인근 주민들의 대피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상황 안내 문자의 경우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문을 얼마나 어떻게 닫아야 하는 지 등 구체직인 재난 안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사고 발생 시 회사와 지자체가 함께 나서 조기퇴근이나 피신 등 조치를 같이 해야한다. 안전은 물론 시민의 건강권과도 결부된 문제다."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 경력]
- 인천대 총학생회장(민주화 운동 4년 제적)
- 전 굴업도 핵폐기장저지 인천대책위 공동대표
- 전 인천학교급식 시민모임 집행위원
- 현 미군기지 반환 인천시민회의 공동대표
- 현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 한국 GM특별위원장


태그:#정의당, #인천시, #김응호, #박남춘, #유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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