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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논의한 게 중요하다"라며 "아마 한미는 종전선언과 관련된 내용에 합의를 봤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가 종전선언을 주목하는 건 종전선언이 북한이 비핵화를 완료하기 전의 체제 안전보장을 해준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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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바다인가 싶었더니 이내 풍랑이 몰아쳤다. 한미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23일,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인 조성렬 박사를 만났을 때만 해도 순풍 기류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 시각) 워싱턴 D.C.에서 만났을 때만 해도 두 정상은 서로를 추켜세우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역풍이 몰아쳤다. 문 대통령이 1박 4일의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다음 날인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발로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서한을 냈다. 북미정상회담 관련 내용이 담겨있던 조 박사와의 인터뷰 기사는 그대로는 나갈 수 없었다.

이후 25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거듭 북미가 마주 앉아 이야기하길 바란다는 담화를 통해 대화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마음을 돌렸다. 27일부터 북미 실무진이 협상을 시작했다. 29일 현재 북한 최선희 외무부상과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성 김 주 필리핀 대사가 판문점 북쪽 지역인 판문각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조 박사는 29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트럼프의 극약처방이 결국 통했다"면서 "미국은 중국 변수를 털어냈고, 북한은 정보기관인 통전부와 외무성 사이의 내부 주도권 문제가 정리된 상태에서 다시 만났을 것"이라고 짚었다.

조 박사는 2년 안에 비핵화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는 지난 23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북한이 핵무기 일부를 해외에 반출하면, 미국은 대북제재 중 일부(금융)를 완화해야 한다"라며 "워싱턴-평양 간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외교·안보 정책자문위원, 이명박 정부 때 국방부 및 특임장관실 정책자문위원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들어 '국정철학'이 맞지 않는다고 퇴출 대상자로 내몰리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엔 청와대 국가안보실 차장 후보군 중 한 명이었다. 지금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래는 23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북한 비핵화 방안 등을 주제로 조 박사와 나눈 문답 전문이다.

"문재인-트럼프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합의 봤을 것"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간 단독회담이 22일(현지시각) 낮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간 단독회담이 22일(현지시각) 낮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렸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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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정상회담이 취소와 재개를 반복하며 진통을 겪었다.
"결국, 여기까지 오긴 왔다.(웃음) 일단 트럼프가 협상을 잘했다. 트럼프가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 배경에는 중국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전에 북미 문제에 중국이 개입한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고. 물론 최선희 담화도 불쾌했을 거다. 사실 트럼프는 최선희 담화처럼 거세게 비난하면서 벼랑 끝 전술을 펴는 것을 싫어한다. 그게 6자회담 스타일이기도 했는데, 트럼프가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물론 김정은 위원장도 잘했다. 북한이 여기에서 세게 나오면 꼬일 수 있었는데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현재 북미 대표가 북미 정상회담 의제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을 하고 있는데.
"북한은 체제 안정보장을 말할 것이다. 특히 북이 비핵화를 진행하고 있을 때의 체제보장, 즉 (비핵화) 과도기 안전보장이 중요할 거다. 여기서 체제 안정보장의 핵심은 조약이다. 북한으로서는 트럼프에 대한 신뢰도도 신뢰도지만, 정권이 바뀐 이후 문제도 있으니까."

- 조약이라면, 법적으로 보장되는 걸 말하는 건가?
"며칠 전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상원 청문회에서 한 말이 있다. 북한의 체제보장을 조약으로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조약을 두고 불가침조약을 말한 언론사도 있던데, 그건 잘못된 해석이다. 폼페이오가 말한 조약은 북미 간에 합의가 이뤄지면, 그 합의를 미 상원에 조약 형태로 제출해 국회 비준을 받겠다는 거다. 그럼 11월 중간선거에서 트럼프가 지더라도 보장받을 수 있을 테니까."

- 조 박사는 지난 22일(현지 시각) 한미 정상이 큰 틀에서 종전선언에 합의했을 것이라고 했는데, 문 대통령 역시 종전선언을 강조했다.
"당시 윤영찬 수석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한미 정상이 종전선언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라고 했는데, 보통 거론 안하는 부분이다. 판문점 선언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한 걸 한미 정상회담에서 추진하기로 논의하지 않았을까 했던 거다. 아마 합의했을 거다.

결국 (종전선언에서) 북미만 남았다. 이렇게 흘러가면 남북미 종전선언의 추진 가능성이 커진다. 변수는 딱 하나, 북미 정상회담이다. 이게 잘 안되면 할 수 없으니까 우리 정부도 신중했을 거다."

- 종전선언은 어떤 의미를 지니나.
"종전선언은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과 관련이 있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북을 향해 비핵화 요구만 강도 높게 했지, 미국 또는 한국이 북에 뭘 줄 것인지 얘기하지 않았다. 이 와중에 트럼프가 체제 안전보장을 얘기하고, 종전선언을 논의한 거지. 흔히 지금까지 나온 말은 평화협정, 북미수교 이야기다. 사실 이걸로 부족하긴 한데…. 북한이 비핵화에 착수해서 완료하기까지의 체제보장, 그러니까 '과도기의 안전보장'의 문제가 남아있다.

우리가 종전선언을 이해하는 방식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하나는 2단계 평화협정 차원에서 (잠정선언으로서) 종전선언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비핵화와 관련해서 북한이 비핵화를 완료했을 때, 평화협정을 하는 거다.

그렇게 되면 과도기 상황에서는 체제 안전보장이 안 되잖나. 그러니까 이번에는 초기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지금은 핵 폐기 과정도 초기부터 같이 가동되니까. 초기에 바로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 논의를 시작한다는 거다. 평화협정의 완성은 물론 비핵화 완료된 시점이지만 논의는 바로 하겠다는 거지. 결국, 종전선언은 북한이 비핵화를 완료하기 전인 '과도기' 시기에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을 공식적으로 약속하는 거다. 그래서 중요하다."

"북은 핵 무기 일부 반출하고, 미국은 연락사무소 개설하고"

남-북 정상 '도보다리' 친교 산책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며 친교의 시간을 갖고 있다.
▲ 남-북 정상 '도보다리' 친교 산책 지난 4월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며 친교의 시간을 갖고 있다.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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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비핵화와 관련해 일괄(all-in-one) 방식을 언급했다. 이 방식이 뭐라고 보나.
"(트럼프 발언의 영어 원문을 보여주며) 개인적인 생각인데, 가능성을 열어둔 게 아닐까 싶다. 'would be nice'를 썼던데, 트럼프 본인은 올인 방식이 낫다는 의미 정도? 가능성을 열어 둔 거라 본다. 트럼프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 이유로 이 방식을 선호한다는 의견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미 이 방식에 북한이 거부감을 보였지 않나."

- 그럼 어떤 방식으로 합의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북미가 타협할 수 있는 방식은 비핵화를 몇 개의 패키지로 나눠 진행하는 거로 생각한다. 합의는 일괄타결하되, 크게 세 패키지 정도를 나눠서 동시 진행하는 것. 성격에 따라서 먼저 되는 건 먼저 끝내고, 늦게 되는 건 늦게 끝내며, 전체적으로 2년 안에 끝내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조기성과의 로드맵'이라고 설명한다. 일단 북한이 비핵화를 진행할 때, 과도기의 안전보장을 선언해야 한다. 그리고 핵을 과거핵, 현재핵, 미래핵으로 나누면, 먼저 과거핵을 일부를 처리해야 한다. 과거 핵은 이미 완성된 거니까 이행이 빠를 수 있다. (* 과거핵: 이미 완성한 핵 무기. 현재핵: 검증과 사찰 대상인 핵프로그램 중단, 폐기를 의미. 미래핵: 향후 핵무기 개발·고도화를 위한 핵·미사일을 할 수 있는 장소, 행위 자체, 핵 기술자 - 기자 주)

그렇게 1단계로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일부를 한 2개월 안에 해외 반출하는 거다. 이 조건으로 미국은 워싱턴-평양의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대북제재 중 금융 부분 같은 일부를 완화하는 거다.

9월까지 워싱턴-평양 연락사무소가 만들어지면 트럼프로서는 최대의 정치 효과다. 뭐 노벨평화상은 10월에 발표되지만 그게 아니어도 11월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거다. 7, 8월 정도에 북한 핵무기의 일부만 나가도 난리 나지 않을까. 평양에 연락사무소가 생기면 외신이 다 몰릴 거고. 국제사회의 주목받으면서 트럼프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미국으로서도 최적의 시나리오다.

다음 단계로 현재핵을 해체하고, 미래핵인 ICBM의 설비를 해체해야 한다. 그리고 과거핵의 나머지 부분을 해외반출하고 해체하는 작업을 하는 거다. 2년 안에 이 과정을 마쳐야 한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강조했던 것처럼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비핵화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하니까."

- 미국 주류 사회에 북한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크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합의된다 해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 같은데. 미국 내 여론을 바꿀 수 있을까.
"실제로 미국의 싱크탱크는 북한의 비핵화에 비관적이고 비판적이다. 이게 과거 북한 행태만을 보고 미래를 예상한 건데, 뭐 전혀 터무니없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의 태도를 봐라. 충분히 진정성이 있다. 여기에 핵탄두를 해외 반출하는 결정까지 한다면 정말 엄청난 거다. 지금까지는 핵탄두를 보유했다면, 반출은 그 능력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는 거니까. 이 이상의 진정성을 말하기는 어렵지.

문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북한은 유리그릇 다루듯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북이 원하는 대로 완전한 체제보장이 된다면 모르겠는데, 비핵화와 대칭적으로 가기는 힘드니까. 사실 북의 체제 안전보장을 하는 것도 북한이 주장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우리가 핵심적인 걸 만들어줘야 한다. 평화협정을 한다 치자. 그건 미래의 전쟁 가능성까지 막는 게 아니다.

북미수교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미얀마를 떠올려보자. 미국이 미얀마에 했던 것처럼 인권 문제를 들먹이며 일방적으로 단절시킬 수 있다. 리비아는 또 어떤가. 2003년 12월, 카다피가 핵무기를 포기한다 했고, 실제로 제재 완화까지 갔다. 하지만 그게 리비아 체제를 안전보장한 건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평화협정과 북미수교로는 북이 바라는 체제 안전보장이 안된다."

"북의 체제 안전보장, 유엔안보리 결의해야"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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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바라는 체제 안전보장을 어떤 식으로 할 수 있을까.
"1994년에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했을 때 미국, 러시아, 영국이 체제 안전보장을 약속했다. 부다페스트 안전보장 각서가 그거다. 당시 이들 세 나라는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주권과 국경선을 존중하고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통합과 정치적 독립에 반하는 무력 사용, 사용 위협을 자제한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그렇게 했나? 러시아가 무력으로 우크라이나를 합병하지 않았나. 물론 우크라이나도 항의했다. 영토 안전성을 말하며 서명한 게 러시아인데, 그 러시아가 약속을 위반한 격이 된 거다. 하지만 미국은 끝내 군사 행동을 안했다. 실질적으로 러시아와 전쟁하는 건데, 그 부담감도 있었을 거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미국이 약속한 건 조약이 아니라고 발을 뺐다. 조약은 의무인데 그게 아니라 각서를 썼을 뿐이라는 말이었다. 우크라이나를 도와줄 수 있다는 거지 도와준다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이 우크라이나와 다르려면 각서로는 안된다. 북한의 영토 완전성, 주권, 외부에서 침입하면 대응한다는 법적 강제성이 필요하다. 유엔 안보리 결의를 얻어서 보장해야 한다. 결국 법적 구속력이 있어야 한다. 물론 그러려면 북한의 핵 포기 조건이 있어야 하겠지."

- 얼마 전 태영호 전 공사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진행하면서 결국 북한의 핵물질을 숨겨놓을 거라고 장담했다. 미국 전문가 중 일부도 이런 의심을 내비치더라.
"많이 나오는 이야기다. 북한당국이 핵물질과 핵탄두를 모두 폐기하지 않고 숨길 거라는 말인데. 물론 가능성 있는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한다고 해도 북한이 얻을 게 없다.

북한이 핵물질이나 핵탄두 중 일부를 숨긴다고 가정해보자. 미국이나 우리는 비핵화가 완료됐다고 생각해서 믿고 경제지원, 체제 안전보장을 했다. 그러다 나중에 북한의 거짓말이 드러난 상황이면 어떻게 될까.

일단 북한은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핵 억제력을 가질 수 없다. 북한의 핵은 군사적 무기가 아니라 정치적 무기다. 핵 억제력의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알고 있어야 하는데, 이게 안 통하는 거다. 북한이 비핵화를 진행했기 때문에 나중에 핵을 숨겨놨다고 하면 그걸 믿겠는가. 결국 한·미·일이 이를 모르면 억제력이 발휘되지 않아 핵무기가 제 역할을 못한다.

게다가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는 것처럼 핵 공정시설을 없앤 후 아닌가. 공정시설 없이 완제품(핵) 몇 개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모래 위의 성'이다.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에서 이탈하는 즉시 모든 제재를 원상 복귀시키는 이른바 '스냅백 조항(Snapback Clause)'을 북미 합의문에 넣는 게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북한으로서는 핵을 숨기는 게 성공해도 의미가 없고, 들통나면 모든 걸 잃게 된다.

핵 기술자를 통해 재개발에 나설 가능성은 타당한 의심이다. 하지만 이를 해결했던 사례가 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들의 재훈련과 재취업을 보장했다. 북한에서도 이들의 퇴직연금을 보장해주고 다른 직업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때는 정부가 핵 기술자에게 보상금을 제대로 안주고 다른 데 썼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이들이 중공업, 자동차업으로 갔다. 그 덕분에 일본이 세계 최첨단의 기술력을 갖게 됐다. 북한이라고 방법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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