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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부산 동구와 친근한 나는 의대생들과 함께 50, 60대 1인가구 집중 지역이 꽤 많이 분포하는 동구에서 동아리 하나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희망터(아래 '쪽방') 주민들과는 거리가 먼 '의료' '복지' '문화' 등을 함께 누리고,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분들과 함께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여러 주민분들에게 듣는 이야기도 많고, 자연스레 동구지역 문제들을 알게 됐다.

특히, 동구 지역은 2030의 젊은 계층이 빈약해서 지역내 자그마한 행사를 개최하다 보면 우리가 아마추어임에도, 많은 분들이 힘 있게 따라와 주시고 그 순간만큼은 즐거워 하신다. 거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젊은 청년들이 으쌰으쌰 하는 모습이 그들에게는 여간 반갑지 않을 수 없나 보다.

인구는 10만 미만, 노인 인구가 전체의 24%에 육박하는 초고령 지역 동구. 2018년 3월 동구 지역 인구통계에 따르면, 동구지역 2030세대의 인구수는 5060세대 인구수의 30%에 그친다. 그리고, 동구 지역의 건강지표를 검토한 결과, 지역 주민들의 '흡연율'과 '고위험 음주율'은 매우 높고, '신체 활동률'과 '걷기 실천율' 또한 최저다. 매년 동구 지역에서 소리 소문없이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1인가구 '고독사'도 증가하고 있다.

이렇듯 지역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쓰러져가는 동구 지역을 누군가는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마침, 6.13 지방선거를 맞아 우리 동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2030후보들과 서면·대면 인터뷰를 진행할 기회가 생겼다. 인터뷰 대상은 양화니(34)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의원 후보(동구 제1선거구)와 김선경(28) 자유한국당 부산 동구의원 후보(동구 나선거구)다.

양화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의원 후보(사진 왼쪽)과 김선경 자유한국당 동구의원 후보(사진 오른쪽).
 양화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의원 후보(사진 왼쪽)과 김선경 자유한국당 동구의원 후보(사진 오른쪽).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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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경 동구의원 후보는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28년째 동구에 살고 있다. 그는 동구의 변화와 새로운 혁신을 위해 출마하게 됐다. 양화니 부산시의원 후보는 지역과 상생하는 공정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동구의 상황을 알게 됐고, 답답하고 불합리한 문제를 개선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제도권에서 목소리를 내려고 출마를 다짐했다고 한다. 해당 선거구의 유일한 2030후보인 그들이 느끼는 동구의 문제는 무엇일까.

양화니 후보는 "예상보다 2030세대가 꽤 있다고 생각하지만, 거리에서 명함을 돌릴 때 그들의 무관심을 체감하고 있다"면서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지역의 변화를 위해서는 후보자의 열정도 중요하지만, 지역 젊은 세대의 분위기도 중요하단다.

김선경 후보는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현재 지역의 문제나 정치 문제보다는 개인의 미래(취업·결혼·학업 등)와 삶과 밀접한 문제에 더욱 큰 관심을 갖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청년후보들의 대책은 무엇일까.

세대간 띠잇기 운동을 공약으로 내세운 김선경 후보.
 세대간 띠잇기 운동을 공약으로 내세운 김선경 후보.
ⓒ 김선경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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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환경(물리적·실질적) 개선과 주거환경의 개선, 노인복지문제, 문화적 인프라의 구축."

김선경 후보는 노인복지, 젊은 층의 인구 유출 방지, 지역경제활성화가 동구 지역의 최대 현안이라고 보고 있다. 김 후보는 경로당, 거점시설, 지역 내 기업의 직접 비즈니스 활동을 통해 청년 일자리를 확대하고 세대간 띠 잇기 운동(조손관계 형성)으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동구 지역문화를 되새기는 '온고지신'과 '청년 마에스트로' 양성과정의 도입."
"동구 지역 청년 창업가 를 위한 법인 설립 규제완화 'E- residency' 인터넷 플랫폼."
"문화 관광 스타트업(start-up) 도시 동구."


양화니 후보는 지역 내 비즈니스 경험을 적극 반영한 대책을 내세우고 있다. 기성의 '산업구조'에 편입하는 취업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맞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양 후보는 "당장 '취업'을 목적으로 한다고 해서 본인들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동구 지역의 30~50년의 역사를 새롭게 해석하는 '청년 마에스트로'를 양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최근 북항 개발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청년 창업가를 위한 법인설립 규제 완화, 다양한 청년 인구의 유입에 대비한 관광문화 관련 스타트업 기업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고민을 이어나가겠다고 한다.

그리고 두 후보는 '고독사 문제'를 2030세대와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청년 라운드 테이블, 복지 발전 포럼."

김선경 후보는, 경제적 빈곤과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과 세대간 띠잇기, 제도적으로 지속적 관심과 케어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년 열정 공간을 조성하고 청년 라운드 테이블 구성 교육 및 복지발전 포럼 창립으로 복지사각지대를 지원하기 위해 힘쓰겠다"는 설명이다.

"청년 혁신가들의 코워킹 스페이스, 사회관계 복원을 위한 커뮤니티 카페."

양화니 후보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은 동구가 되레 2030세대와 함께 잘 살기 위한 시도를 하기에 적합한 지역이라고 생각한다며 수많은 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 청년 혁신가들의 코워킹 스페이스(협업공간, co-working space)의 설립, 같이 밥해먹고 같이 빨래하고 공동 주거공간에서 생존의 기술을 키우고, 사회관계를 복원시킬 수 있는 세대간 커뮤니티 카페(community café)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짚었다.

무분별한 재개발... 어떻게 할까

동구와 청년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다양한 도시재생공약을 준비 중인 양화니 후보.
 동구와 청년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다양한 도시재생공약을 준비 중인 양화니 후보.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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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도 '도시재생 뉴딜'의 큰 방향을 제시했듯, 기존의 토건중심의 재개발은 지양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동구 지역의 북항 개발을 눈여겨 보고 있는 민간 자본의 '아파트 건립'과 동구 지역의 마을 철거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과연, 후보자들은 우리 지역의 도시재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주민 참여형 사업... 우리 동네 사업가가 우리 동네를 개발해야 한다."

양화니 후보는 "정부에서 돈을 많이 쏟아부어도 당장 내 호주머니에 떨어지는 것도 없고, 내가 지역에 기여했다는 효능감을 느껴보지도 못했다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봤을 때 지자체 차원에서 매년 장기계획을 세운다고는 하지만, 현장에서 변화하는 속도는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우리 동네 사업가가, 동네 주민을 고용해 주민들이 직접 지역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피드백도 빠르게 할 수 있는 '주민참여형 사업'으로의 전환을 촉구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물리적 환경 개선을 넘어, 주민참여가 먼저인 개발... 휴먼 라이브러리"

김선경 후보는 "지금까지는 물리적 환경개선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대부분의 카페·공동작업장이 행정기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되레 돈을 먹는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주민 참여가 활성화 되도록 재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민자치위원회를 확대하고, 한 사람의 인생을 담는 휴먼라이브러리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부산 소녀상과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어떻게?

초량 일본영사관 앞에 위치한 노동자상과 소녀상의 현재 모습.
 초량 일본영사관 앞에 위치한 노동자상과 소녀상의 현재 모습.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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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일본영사관 앞, 우여곡절 끝에 소녀상이 세워졌고, 최근에는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을 두고 경찰과 시민사회간의 충돌이 있었다. 지역에 산적한 문제들도 많지만,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져 있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후보들의 의견이 궁금했다.

"노동자상, 소녀상 모두 지어져야"

김선경 후보와 양화니 후보 모두 소녀상과 강제징용노동자상이 건립되고, 지켜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후보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님의 말씀이 있듯이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도 교훈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양화니 후보는 "역사의 문제는 잊는 순간 없어지는 것"이라면서 "바깥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시설·기념비 들이 존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자상·소녀상을 지키고 건립해야 동구 지역 길거리에서도 일제 잔재의 뼈아픈 '역사 이야기'가 전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두 2030 청년 후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부산 동구 지역의 산적한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려는 열정과 희망을 엿봤다. '선거철만 뛰어다니는' 후보가 아니라, 언제든지 주민과 함께하는 기초의회 의원이 될 것임을 강조한 이들의 약속이 변함 없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안녕하세요. 바람직한 지역내 정치풍토의 정착을 위해, 부산 2030 청년후보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동네 청정지대'입니다. 우리 동네 청년들이 금정구/연제구/동구/남구 지역의 2030 청년후보들을 집중 조명하는 릴레이 기사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태그:#부산, #동구, #소녀상, #노동자상, #청년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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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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