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 주인공은 김건희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울산 현대 FC의 경기. 수원 김건희가 선취골을 넣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8.5.16

▲ 선제골 주인공은 김건희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울산 현대 FC의 경기. 수원 김건희가 선취골을 넣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8.5.16 ⓒ 연합뉴스


군 입대를 12일 남겨놓은 공격수 김건희가 소속팀 수원 블루윙즈를 위해 큰 선물을 안겼다. 2016년 데뷔해 K리그1 통산 35경기를 뛰면서 2득점 4도움에 그친 그는 이 중요한 경기에서 혼자 두 골을 넣으며 팀을 8강에 올려놓았다.

서정원 감독이 이끌고 있는 수원 블루윙즈는 16일 오후 8시 수원 빅버드에서 벌어진 '2018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울산 현대와의 홈 경기에서 공격수 김건희의 멀티 골 맹활약에 힘입어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수원은 1, 2차전 합산 점수 3-1로 8강에 올라섰다.

김건희의 슈퍼 골

지난 9일 1차전에서는 울산이 승리했다. 울산의 최근 경기력이 좋았기 때문에 수원 블루윙즈는 홈팀이지만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울산은 지난 4월 4일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챔피언스리그 홈 경기에서 6-2로 이긴 뒤부터 12경기(K리그1 10경기, 챔피언스리그 2경기)를 치르면서 단 1경기도 패하지 않았다. 7승 5무(21득점 9실점)의 상승세에 맞서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 어려운 흐름을 수원의 비교적 어린(23살) 공격수 김건희가 풀어냈다. 수원 블루윙즈의 차세대 골잡이로 주목받으며 2016년에 프로 무대에 올라 20경기를 뛰었지만 첫 성적표는 1득점 3도움으로 초라했다. 김건희는 2년 차에도 7경기 무득점(1도움)을 기록했다.

3년 차를 맞이한 올 시즌, 13라운드까지 김건희는 8경기를 뛰며 1득점을 올렸다. 경기 시작 후 10분 만에 수원 선수들은 울산 골문 바로 앞에서 좋은 득점 기회를 잡았다. 김건희도 슛을 시도했지만 허무하게 허공을 가른 헛발질이었다.

여기에 실망하지 않은 수원은 26분에 귀중한 골을 만들어냈다. 오른쪽 끝줄 바로 앞에서 얻은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를 이기제가 왼발로 올렸고 김건희의 파워 헤더가 빛났다. 부상당한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염기훈이 빠졌기 때문에 이기제의 어깨가 무거웠지만 낮게 감아올린 왼발 프리킥이 너무나 정확하게 김건희에게 날아간 것이다.

김건희의 진가는 그로부터 5분 뒤에 나왔다. 데얀 다미아노비치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한 공을 바그닝요가 헤더 패스로 김건희에게 보내주었다. 뜬 공이었기에 김건희는 가슴으로 첫 번째 터치를 했고 바닥에 가지런히 내려놓은 공을 두고 180도 회전 기술을 자랑한 것이다. 김건희 바로 앞에는 울산이 자랑하는 베테랑 두 선수(강민수, 박주호)가 있었지만 기막힌 왼발 돌려차기를 절묘하게 차 넣었다. 보기는 쉬워도 직접 흉내내기조차 어려운 고급 기술이기에 슈퍼 골 찬사가 쏟아졌다.

신화용의 슈퍼 세이브까지

멋진 선방 보여준 신화용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울산 현대 FC의 경기. 울산을 3-0으로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한 수원 조원희가 신화용 골키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2018.5.16

▲ 멋진 선방 보여준 신화용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울산 현대 FC의 경기. 울산을 3-0으로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한 수원 조원희가 신화용 골키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2018.5.16 ⓒ 연합뉴스


김건희 덕분에 한숨을 돌린 수원 블루윙즈는 불안한 후반전을 보내고 있었다. 두 경기 합산 점수판을 2-1로 뒤집기는 했지만 울산이 후반전에 1골이라도 따라붙는다면 8강 진출 팀은 울산이 되기 때문이었다.

지난 1차전 당시 교체 선수 김인성이 들어가자마자 결승골을 터뜨린 바 있기에 울산의 김도훈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황일수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 한승규를 들여보냈다. 그리고 58분에 결정적인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다. 수원 센터백 곽광선이 높은 공을 다투다가 울산 미드필더 리차드를 밀어 넘어뜨린 것이다.

이 결정적인 기회를 맞아 오르샤가 11미터 지점에 공을 내려놓고 신중하게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날렸다. 하지만 수원 골키퍼 신화용이 그 방향을 읽고 자신의 왼쪽으로 몸을 날리며 슈퍼 세이브로 팀을 구해낸 것이다.

이 좋은 기회를 놓친 울산은 곧바로 골잡이 도요타를 빼고 김인성을 들여보냈지만 빠른 역습을 마음대로 펼치지는 못했다. 오히려 후반전 추가 시간이 표시되자마자 울산 수비수 이명재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수원 미드필더 바그닝요가 오른발로 쐐기골을 넣어 경기를 끝내버렸다.

이처럼 김건희 덕분에 8강에 오른 수원 블루윙즈는 20일 오후 4시 스틸야드로 들어가 포항 스틸러스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달콤한 월드컵 휴식기를 보낼 수 있게 됐다. 울산도 같은 날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들어가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어웨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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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2018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결과(16일 오후 8시, 빅 버드-수원)
★ 수원 블루윙즈 3-0 울산 현대 [득점 : 김건희(26분,도움-이기제), 김건희(31분,도움-바그닝요), 바그닝요(90+1분)]
- 1, 2차전 합산 점수 3-1로 수원 블루윙즈 8강 진출!

◇ AFC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동아시아 클럽 4팀
전북 현대, 수원 블루윙즈(이상 한국)
텐진 취안젠 FC(중국)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축구 챔피언스리그 수원 블루윙즈 울산 현대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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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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