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레일라니 파르하 유엔 적정주거 특별보고관이14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조현 외교부 2차관과 악수하고 있다
 레일라니 파르하 유엔 적정주거 특별보고관이14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조현 외교부 2차관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유엔(UN)의 주거권 특별보고관이 14일 한국에 와 국내 주거 실태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 시민단체들의 지속적인 요청 끝에 성사된 이번 조사에서 보고관은 강제 퇴거와 주거비, 주거취약계층 문제를 조사할 계획이다.

외교부와 참여연대에 따르면, 레일라니 파르하 유엔주거권특별보고관은 이날부터 23일까지 열흘 동안 국내 주거 실태 조사를 한다. 유엔 인권이사회의 특별절차(Special precedure)중 하나로 임명된 파르하 특별보고관은 각 나라의 주거 실태를 조사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파르하 특별보고관은 그동안 카보 베르데와 세르비아, 인도, 포르투갈, 칠레 등의 주거 실태를 조사했으며, 여섯 번째 조사 국가로 한국을 택했다. 보고관은 주거 문제와 관련한 법제도, 개발 과정에서의 강제퇴거, 주거의 금융화, 주거취약계층 실태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유엔 보고관 방한에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의 거듭된 요청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 2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주거권 실현을 위한 엔지오(아래 NGO)모임'은 유엔 조사관의 조사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NGO모임은 지난 2016년 10월 유엔 헤비타트 제3차 주거회의가 열리는 에콰도르에도 방문했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특별보고관과 비공개 면담을 한 자리에서 "한국의 주거 문제가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다"며 유엔 조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홍정훈 참여연대 간사는 "당시 한국이 G20에 들어갈 정도로 선진국임에도 주거 양극화가 심하고, 이를 해결할 정부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고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홍 간사는 "이후에도 이메일로 소통하면서 한국 방문이 가능하면 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면서 "2017년에는 탄핵 등으로 방문할 상황이 여의치 않았는데, 올해 초 유엔의 한국 조사 일정이 확정됐고, 시민단체에서도 현장 조사 등에 동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NGO모임은 특별보고관의 한국 방문에 앞서 국내 주거권 문제를 총망라한 '유엔주거권 특별보고관 방한 2018 한국 주거권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유엔은 10일의 조사 기간 중 정부 쪽 인사들과 시민단체 인사들을 고루 만날 계획이다. 보고관은 주거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법무부, 기획재정부, 대법원, 한국토지주택공사, 코레일 등 16개 정부부처와 공기업을 방문해, 주요 담당자들과 면담한다.

유엔은 서울을 비롯해 세종시와 부산에서도 조사 일정을 잡았다.

서울에선 쪽방 밀집지역인 서울역 인근 지역과 임차권 분쟁을 겪는 종로구 궁중족발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부산에선 부산외대 인근 대연우암공동체와 이주노동자 집단 거주지 등을 직접 방문해, 주거 실태를 살필 예정이다.

유엔은 23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을 끝으로 조사 일정을 마무리한다. 유엔의 한국 방문 결과 보고서는 내년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태그:#유엔, #주거 실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