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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단원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한 의혹을 받는 연극연출가 이윤택씨가 지난 3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극단 단원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한 의혹을 받는 연극연출가 이윤택씨가 지난 3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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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독특한 연기 지도 방법이었다."

단원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이렇게 주장했다.

이 전 감독은 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구속 48일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은 정식 재판을 앞두고 쟁점과 증거조사방법을 정리하는 절차라,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이 전 감독은 녹색 수의를 입고 직접 출석했다. 본격 심리에 들어가기 전에는 본인이 작성한 자술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발성교육이었다"

이날 이 전 감독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했다. 이 전 감독 측 변호인은 연기 지도를 하며 여성 단원의 음부를 손으로 추행했다는 혐의에 대해 "연극배우가 무대에서 마이크 없이 발성하기 위해서는 단전에 단단히 힘이 들어가야 하는데 이 부분(음부 상부)에 힘을 줘서 소리를 내라고 지도한 것"이라며 "이는 피고인이 가진 독특한 연기 지도 방법"이라고 밝혔다. 또 "이 지도 방법은 대다수 단원들도 수긍했다"라고 주장했다.

여성 단원에게 안마를 시키고 손을 끌어당겨 자신의 성기를 만지게 한 혐의에 대해서도 "당시 오래 합숙 훈련을 해 피곤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공소사실에 기재된 것처럼 갑자기 혹은 피해자 의사에 반해 손을 끌어당기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날 피고인석에 앉은 이 전 감독은 이름, 주소, 생년월일 등을 묻는 인정신문(본인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 때를 제외하곤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재판 중에 옆자리 변호인과 귓속말을 나누고 고개를 끄덕이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여성아동조사부(부장검사 홍종희)는 이 전 감독이 극단 창단자이자 실질적 운영자로서 가진 절대적 권한을 이용해 2010년 7월~2016년 12월 여성 배우 8명을 23차례에 걸쳐 상습 추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태그:#이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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