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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허브빌리지 라벤더축제
 연천허브빌리지 라벤더축제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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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영혼까지 흔들어 깨운다는 라벤더 향기! 지금 연천 허브빌리지에서는 '2018라벤더축제'가 4월 27일(금)부터 6월 17일(일)까지 열리고 있다.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북삼리 임진강변 약 57,000㎡(17,000여평)에 달하는 허브빌리지는 지중해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체험형 에코 테마파크다. 휴전선이 지척인 임진강변 굴곡진 언덕에는 무지개가든을 중심으로 20개가 넘는 테마가든이 임진강과 하나 되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5월 1일, 가족과 함께 찾아간 허브빌리지 정문을 들어서자, 중앙화원을 중심으로 보랏빛 라벤더가 이국적인 풍경을 물씬 풍기며 피어나고 있다. 약 4천여 평에 달하는 라벤더가든은 국내 최대 규모로 라벤더 꽃을 만끽 할 수 있는 화원이다.

입구에 자리 잡은 카페에서 한눈에 바라보이는 허브빌리지는 자연 그대로 프로방스풍의 마을 분위기다. 중앙화원 건너편에는 40여 채의 빌라가 정원과 조화이루고 있고, 왼쪽 언덕 꼭대기에 서있는 하얀 건물을 그리스 산토리니 섬의 지중해풍 하얀 건물을 연상케 한다.

연천허브빌리지 라벤더축제
 연천허브빌리지 라벤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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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는 작지만 임진강변 언덕에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정원이 마치 타즈매니아 호바트 시에 위치한 로얄 타즈매니언 보타닉가든(Royal Tasmanian Botanical Gardens)이나 캐나다 빅토리아에 위치한 부차드가든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우선 라벤더 가든에 들어가 보랏빛 라벤더꽃과 그 특유의 향기에 취해본다. 여기저기서는 젊은 연인들과 가족들이 라벤더 향기 속에서 인생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임진강이 바라보이는 라벤더 가든은 인생사진 한 장을 찍기에 나무랄 데 없는 정원이다.

연천 허브빌리지
 연천 허브빌리지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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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주인장이 바뀐 뒤로 여기저기 정성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말도 많았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가 경영했던 허브빌리지를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이 지난해 118억에 인수해 음악과 미술, 그리고 문학이 어우러진 풍경이 있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쏟았다고 한다.

허브빌리지는 중앙 '무지개가든'을 중심으로 마름모꼴 형태의 아기자기한 정원을 산책을 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무지개 가든 오른쪽 언덕에는 무게 72톤의 대장거북바위가 방문객들의 소원을 들어주고 있고, 그 옆에는 임진강 주상절리를 연상케 하는 초대형 주상절리가 우뚝 서 있어 고풍스런 운치를 풍겨주고 있다.

연천 허브빌리지 무게 72톤의 대장돌거북
 연천 허브빌리지 무게 72톤의 대장돌거북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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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가든과 맞닿은 곳에 작약언덕이 어우러져 있다. 5~6월에 방문하면 탐스런 작약의 요염한 자태를 만끽할 수 있다. 라벤더가든 주변에는 탐스런 튤립이 형형색색으로 피어나 보랏빛 라벤더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우리는 잠시 라벤더가든 가장자리에 마련한 포토 포인트에서 인생사진 한 컷을 찍으며 휴식을 취해본다.

연천허브빌리지 라벤더축제
 연천허브빌리지 라벤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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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가든 아래 '사랑의 연못' 속에는 날개를 단 아기 에로스 신이 하트를 안고 있다. 5월 중순이 되면 사랑의 연못 주변에는 하얀 불두화가 만개하여 장관을 이룬다. 라벤더가든 왼 쪽 임진강이 훤히 바라보이는 언덕에는 '화이트 가든'이 자리 잡고 있다.

화이트 가든에는 하얀색 라일락을 비롯하여 흰색 튤립 등 하얀 꽃 일색이다. 가든 끝쪽에는 화이트 톤의 대리석 연못에 가득 채워진 물이 임진강과 수면으로 하나처럼 연결된 듯 펼쳐져 있다. 연못 앞 중앙에 놓인 하얀 의자에 앉아 임진강을 배경으로 인생사진 한 컷을 꼭 담아볼 만한 장소다.

연천허브빌리지 라벤더축제. 화이트가든
 연천허브빌리지 라벤더축제. 화이트가든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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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빌리지의 하이라이트는 '문가든' 정상에 있는 옴파로스 조형물 옆에 서서 바라보는 임진강이다. 군남홍수조절지가 보이는 휴전선은 이곳에서 지척에 위치하고 있다. 임진강은 6.25전쟁 당시 베티고지전투를 비롯하여 임진강전투로 피로 얼룩졌던 강이다.

연천허브빌리지 라벤더축제. 문가든 정상에서 바라본 임진강
 연천허브빌리지 라벤더축제. 문가든 정상에서 바라본 임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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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법동군 룡포리(북한땅) 두류산에서 발원한 임진강은 연천군 미산면 중부원점에서 한탄강과 합류하여 파주를 거쳐 한강으로 흘러가는 길이 244km의 강이다. 남한 땅과 북한 땅을 유일하게 관통하는 임진강은 남과 북의 자연적인 경계를 이루고 있다.

슬픈 역사를 담고 70여 년 동안 신음소리를 내며 흘러내린 임진강도 이제 그 울음을 그칠 때가 올 것일까? 4.27 '판문점선언' 이후 155마일 휴전선에는 대남대북 방송도 그치고 군사훈련의 총성도 멎은 채 평화롭게만 보인다. 지구상에 단 하나 남은 비극의 DMZ가 '평화의 공원'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가든에서 내려와 '시인의 길'로 이어진 나무 터널로 걸어가니 50여 편의 시가 여기저기 걸려있다. 졸졸 흘러가는 물소리를 들으며 목판 위에 새긴 시구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시인의 터널을 지나 '허브온실'로 들어가니 갖가지 허브향이 진하게 풍겨온다. 허브온실에는 100여 가지의 허브가 자라며 진한 허브향을 선물해준다. 허브 정원에는 스페인에서 건너온 300년도 넘은 올리브나무(국내 최고령) 5그루가 지중해의 인상을 강열하게 심어주고 있다.

연천 허브빌리지 시인의 길
 연천 허브빌리지 시인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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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허브빌리지 라벤더축제. 허브온실에 있는 300년 된 올리브나무
 연천허브빌리지 라벤더축제. 허브온실에 있는 300년 된 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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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시장 기가 느껴져 '퍼머스테이블'이라는 양식당에 앉아 허브온실을 가득 메운 푸른빛 허브를 감상하며 돈가스를 먹었다. 그리고 늦은 오후 '커피팩토리'로 올라가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라벤더가든을 바라보며 편안하게 휴식을 취했다. 라벤더가 지고나면 가을에는 5만 그루의 안젤로니아가 장관을 이룬다.

가정의 달 5월에 가족이나 연인끼리 허브빌리지 라벤더축제 현장은 한 번 가볼 만한 장소다. 때마침 전곡리 선사유적지에서는 '연천구석기축제'(5월4일~5월7일)가 열리고 있다. 라벤더축제와 함께 구석기축제를 방문하여 원시시대를 체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태그:#연천허브빌리지 라벤더축제, #임진강, #라벤더, #허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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