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강제징용노동자상 폭력진압 규탄 기자회견
 강제징용노동자상 폭력진압 규탄 기자회견
ⓒ 이윤경

관련사진보기


지난 4월 30일과 5월 1일, 부산 동구 초량 일본영사관 앞에 강제징용노동자상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으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달았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특별위원회(아래 건립특위)는 5일 오전 10시, 일본영사관 앞에서 피해사례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 사례는 30여 건이며 계속 취합하고 있다. 피해 유형은 염좌, 타박상, 찰과상 등이 가장 많았고 피해 물품은 안경과 핸드폰, 옷 등의 파손이 대부분이었다. 우측 수부 제4중수골 골절로 전치 7주의 진단을 받고 깁스를 한 사례도 있다.

또한 경찰은 진압과정에서, 지하철 환풍구 위로 시민들을 밀어내는 위험천만한 행태를 서슴지 않았다. 2014년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붕괴와도 같은 참사가 다시 벌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위험천만한 환풍구 위로 시민들을 끌어내는 경찰
 위험천만한 환풍구 위로 시민들을 끌어내는 경찰
ⓒ 비주류사진관(정남준)

관련사진보기


김병준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국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신새벽 대학생 겨레하나
 김병준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국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신새벽 대학생 겨레하나
ⓒ 이윤경

관련사진보기


김병준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국장(건립특위 집행위원장)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전, 서로 책임을 미루며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관료들과, 공문 한 장으로 경찰과 동구청을 앞세워 폭력 진압하게 한 외교부가 이제 와서 협상을 하자고 연락한다"며 분노를 터트렸다.

김병준 국장은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이 곳에 세우고자 하는 것은, 전쟁범죄에 대해 사과는커녕 감추기에만 급급한 일본에게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것이며 일본이 그토록 숨기고자 하는 역사를 바로 알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국장은 "강제징용노동자의 피해 규모가 얼마인지, 생존자가 몇 분인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정부가 알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외친 뒤 "경찰과 동구청을 앞세워 폭력사태를 초래한 외교부 장관은 이 사태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신새벽군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지 70년이 넘었는데 아직 일본의 명령을 받들어 자국민을 탄압하는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라며 지난달 24일, '적절한 대응'을 요구한 아베와 문재인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언급했다.

신군은 "위험천만한 지하철 환풍구 위 진압은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였다"면서 "뒷덜미를 잡힌 채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가 방패에 얼굴을 맞아 한 시간 동안 코피가 멈추지 않았다"며 "경찰의 마구잡이 진압으로 쓰러진 사람들 틈에 깔려 응급실에 간 사람들도 부지기수"라고 증언했다.

마지막으로 신군은 "정권이 바뀐 지금도 소녀상 건립 때와 같은 상황이라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물리력으로 소녀상을 파손한 경찰은 책임있는 답변을 바란다"고 요구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지금 강제징용노동자상이 서 있는 저 곳은 경찰의 토끼몰이식 진압으로 가장 많은 부상자가 나온 곳이다"라며 "저 곳의 한 쪽은 상가의 대형 유리창이며 다른 한 쪽은 깊이 10여 미터 정도의 지하철 환풍구다. 정말 위험하기 짝이 없는 장소"라고 말했다.

이어서 김 본부장은 "왜 하필 저렇게 위험한 곳에서 진압을 했을까 생각하니, 그 곳을 지나면 일본영사관 담벼락이 시작된다"라면서 "경찰은 일본영사관 담벼락을 지키기 위해 자국민들을 위험에 몰아넣고 폭력을 동원해 무리하게 진압했다"고 분노했다.

기자회견문 낭독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강제징용노동자상을 보기 위해 이동하려 했으나 경찰은 인도를 막아섰다. 심지어 경찰은 취재를 하는 기자들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며 어느 언론사에서 왔느냐고 묻기까지 했다. 또한 사진을 찍고 있던 여성 활동가를 전경들에게 '들어내라'고 명령했다. 여성 활동가는 여경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했고 전경들에 의해 짐짝처럼 들어내어 졌다.

한편 지난 5월 1일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인해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이 파손되었다. 바닥에 붙어 있어야 할 소녀상의 발과 의자가 떨어졌고 인명판도 마찬가지다.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서경 작가는 "어제 온 비로 인해 당장 보수가 어렵고 완전히 말라야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평화의 소녀상 근처에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보호 울타리가 둘러져 있다.

강제징용노동자상을 보기 위해 이동하려는 시민들을 경찰이 막고 있다.
 강제징용노동자상을 보기 위해 이동하려는 시민들을 경찰이 막고 있다.
ⓒ 이윤경

관련사진보기


경찰들로 인해 다가서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만 강제징용노동자상을 바라보고 있다.
 경찰들로 인해 다가서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만 강제징용노동자상을 바라보고 있다.
ⓒ 이윤경

관련사진보기


강제징용노동자상은 평화의 소녀상으로부터 약 4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강제징용노동자상은 평화의 소녀상으로부터 약 4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 이윤경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윤경 기자는 민주노총 부산본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강제징용노동자상, #소녀상옆_노동자상, #민주노총부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