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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을 일본영사관 앞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세우겠다는 계획이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1일 오후 노동자상은 경찰에 막혀 더 진행하지 못한 채 인도에 서있게됐다. 노동자상 건립대회가 끝난 후에도 경찰은 노동자상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노동자상을 둘러쌌다.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을 일본영사관 앞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세우겠다는 계획이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1일 오후 노동자상은 경찰에 막혀 더 진행하지 못한 채 인도에 서있게됐다. 노동자상 건립대회가 끝난 후에도 경찰은 노동자상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노동자상을 둘러쌌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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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의해 강제 노역을 가야 했던 조선인들을 기리기 위해 시민들의 모금으로 만들어진 노동자상이 경찰의 저지로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들어서지 못했다.

일본과의 '외교적 문제 야기'를 우려하며 노동자상 건립에 부정적으로 반응한 외교부는 한숨을 덜겠지만, 시민들의 입에서는 "도대체 어느 나라 경찰이냐"라는 분노가 터져 나왔다.

노동절인 1일 시민들이 몸으로 밀어가며 한발 한발 옮긴 무게 1.2톤의 노동자상은 영사관을 불과 30여 미터 앞에 두고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39개 중대(3000여 명)의 인원을 동원한 경찰은 일본 정부가 불편해 하는 장소에 노동자상이 다가가는 것을 막았다.

노동자상을 사이에 둔 경찰과 시민들의 대치는 전날 밤부터 시작됐다. 지난 4월 30일 오후 10시 30분께 기습적으로 노동자상을 지게차에 실어 설치를 시도했지만, 전날 밤부터 빼곡이 영사관을 에워싸고 있던 경찰이 바로 막아섰다.

6000명 집회 참가자... 3000명 경찰 대치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을 일본영사관 앞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세우겠다는 계획이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1일 오후 노동자상 건립대회 참가자들이 일본영사관 앞으로 다가오지 못하게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을 일본영사관 앞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세우겠다는 계획이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1일 오후 노동자상 건립대회 참가자들이 일본영사관 앞으로 다가오지 못하게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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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상을 어떻게든 옮기려는 시민 100여 명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의 힘겨루기는 밤새 이어졌다. 1일 아침이 되자 근처에서 열리는 노동절 집회 이전에 노동자상 확보에 나선 경찰이 강제로 시민들을 해산했다. 시민들은 저항했지만 힘을 앞세운 경찰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노동자상을 확보한 경찰은 방패로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오후 2시 30분부터 시작된 부산노동자대회는 노동자상 건립대회로 이어졌다. "가자 영사관으로"라는 외침과 함께 오후 3시 45분부터 6000여 명(집회 측 추산)의 집회 대오가 일본영사관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경찰은 외교공관으로부터 100m 내에서는 집회를 할 수 없다는 집시법을 근거로 폴리스라인을 치고 집회 참가자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폴리스라인을 사이에 두고 집회를 해산하라는 경찰과 평화적인 건립대회를 보장하라는 집회 참가자들 사이의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일본영사관 내부에서는 직원들이 담장 밖 집회 모습을 지켜보는 모습이 보였다. 일본영사관 직원들은 시민들이 영사관 담벼락으로 다가오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NHK, 후지TV, TBS 등 일본 매체들도 현장에서 취재 활동을 벌였다.

집회 끝난 뒤에도 노동자상 포위한 경찰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을 일본영사관 앞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세우겠다는 계획이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1일 오후 노동자상 건립대회에서 한 시민이 강제징용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촉구하는 피켓을 목에 건 채 걷고 있다.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을 일본영사관 앞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세우겠다는 계획이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1일 오후 노동자상 건립대회에서 한 시민이 강제징용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촉구하는 피켓을 목에 건 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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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했던 양쪽의 대치는 집회 참가자들이 지하도와 우회 도로를 이용해 영사관을 돌아 개별 행진하면서 풀릴 수 있었다. 영사관 북측에서 개별 이동한 집회 참가자들은 남쪽 정발장군 동상 앞에 다시 모여 노동자상 건립을 보장하라고 외쳤지만 경찰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경찰에 막혀 노동자상에 나아갈 수 없게 되자 주최 측은 노동자상이 멈춰선 인도에 그대로 노동자상을 두겠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울분을 터트렸다.

김병준 노동자상건립특위 집행위원장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학살을 당했는데 뭐하는 짓인가"라며 "양심이 있나"라고 울먹였다. 김 집행위원장은 "위안부 할머니, (강제징용) 할아버지들 너무나 죄송하다"라면서 "노동자 후손이 소녀상 옆에 노동자상을 가져다놓지 못했다"라고 말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김재하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상임대표는 "경찰이 아무리 막아도 우리의 민족 혼은 죽지 않는다"라면서 "이 땅의 자주권을 회복하고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위해 달려가자"라고 호소했다.

집회는 오후 4시 50분께 끝을 맺었다. 하지만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는 철거 시도를 막아내기 위해 '노동자상 지킴이' 활동을 펼쳐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경찰도 노동자상이 영사관 쪽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막는다는 방침이다.


태그:#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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