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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특성화고 졸업생 노동조합 결성선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특성화고 졸업생 노동조합 결성선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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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제주 현장실습생 사망사고, 이마트 남양주 무빙워크 수리 사망사고. 세 사고의 공통점은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생들이라는 것이다. 젊다 못 해 어린 노동자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19살 노동자들이 노동절 광장에 섰다.

"겁난다. 들뜬다. 기쁘다. 슬프다."

앳된 얼굴의 19살 노동자가 마이크로 '노조 결성'을 외치며 든 감정들이다. 전국특성화고등학교노동조합(이하 특성화고 노조)은 1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노동조합 결성 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19살 특성화고 노동자들은 그저 '사람답게 살고 싶다'라고 했다. 대구에서 온 이학선(19)씨는 "대저택에 살게 해달라, 로또 당첨을 주장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며 "그저 차별, 모욕을 받지 않고 사람답게 살게 해달라고, 근로기준법 지켜달라고 말하러 나왔다"라고 외쳤다. 처음 해보는 기자회견이 떨리는지 숨을 몰아쉰 이씨는 "우리는 큰 꿈을 꾸며 회사에 갔지만, 회사는 우리를 쓰고 버릴 부품으로 대한다"라며 "희망이 없다"라고 고통을 토로했다.

광장에 선 특성화고 졸업생이자 노동자들은 '특성화고 졸업'이라 겪는 무시가 상당하다고 이야기했다. 특성화고 졸업생인 김명규씨는 "고졸이라는 이유로 인사조차 받아주지 않고 없는 사람 취급을 할 때가 있다"라며 "밥 먹는 시간조차도 아깝다며 제대로 된 식사조차 못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밝혔다.

임금차별도 있다. 박정연씨는 "같은 업무를 하는 대도 대졸과 연봉 차이가 심각하다"라며 "간호조무사를 준비했던 한 조합원은 고졸이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에 미치지 않는 월급을 받아야 했다"라고 밝혔다. 노동현장에서 '특성화고 졸업'은 주홍글씨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강제야근·고졸 차별·성폭력…"정부 전수조사·지원센터 필요"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특성화고 졸업생 노동조합 결성선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특성화고 졸업생 노동조합 결성선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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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특성화고 졸업생들은 강제야근, 임금체납, 성폭력 등의 현실에 처해있다. 앞서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가 지난 4월 4일부터 25일까지 약 20여일간 특성화고 졸업생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취업 후 가장 어려웠던 문제로 ▲강제야근, 특근 등 장시간노동 ▲고졸이어서 받는 차별과 무시 ▲수당 없는 연장 노동 ▲성추행․성희롱 등이 꼽혔다.

이학선씨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당연하게 지켜져야 할 것들이 지켜지지 않아 우리가 노력해야만 한다는 현실이 슬프다"라면서 "노조가 설립되면 특성화고 졸업생에 대한 전수조사를 가장 먼저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특성화고 노조는 "특성화고 설립 신고 이후에 고용노동부에 특성화고 졸업생 처우개선 교섭요구를 할 계획이다"라면서 "정부차원의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환경 전수조사를 요구하고 문제가 발견된 사업장은 특별근로관리감독을 실시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노조는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관리지원센터 설치요구 ▲실시간 노동상담과 심리상담 운영, 법률 지원 ▲특성화고 졸업생 특별법 제정 등을 해나갈 계획이다.

특성화고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사고가 이어졌다"라며 "얼마 전 남양주에서 이마트 무빙워크 수리 사망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졸업생들 사이에서 '언제까지 추모만 해야하나'라는 인식이 퍼졌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라는 생각에 노조를 결성하게 됐다"라며 "1~2달 전부터 모아, 100명의 조합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권리를 우리가 지켜야 한다라는 생각에 출범하게 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10여명의 특성화고 노동자들은 "구의역, 제주, 이마트 억울한 죽음을 끝내자"라며 "노동조합으로 모여 우리가 바꿔내자"라고 외치면서 기자회견을 끝마쳤다. 특성화고 노조는 이날 총회를 갖고 노조 위원장과 임원 등을 선출하고 2일 고용노동부에 설립신고를 할 계획이다.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특성화고 졸업생 노동조합 결성선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특성화고 졸업생 노동조합 결성선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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