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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한 북한식당 '고려식당' 입구. 대북제재 강화로 영업난을 겪던 이 식당은 최근 한국 교민 등이 다시 찾아 성업 중이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한 북한식당 '고려식당' 입구. 대북제재 강화로 영업난을 겪던 이 식당은 최근 한국 교민 등이 다시 찾아 성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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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평양 맥주와 담배는 다 떨어졌습니다. 3∼4일 있으면 들어오니 그때 시키시라요(주문하세요)"

25일 저녁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북한식당 '고려식당' 종업원의 말이다.

'손님이 얼마나 많길래 맥주가 없어서 못 파느냐'는 질문에 그 종업원은 "점심시간에는 좀 한가하지만, 저녁에는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공연이 시작된 이날 오후 8시께는 식당 1층에 있는 6개 테이블이 모두 손님으로 찼다. 5개 테이블이 한국인 교민이었다.

4명 이상 단체손님만 받는 2∼3층 룸은 오후 6시 30분 이전에 만실이 됐다.

식당 종업원은 "대부분 남조선 사람"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강화로 영업부진을 면치 못하던 올해 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베트남 내 북한식당의 경우 유명 관광도시 다낭에 있던 '평양관'이 2016년 3월 문을 닫은 데 이어 지난해 9월 남부 경제도시 호찌민에 있던 '고려식당'(옛 조선 류경식당)이 폐업했다.

이에 따라 하노이에만 고려식당과 평양관 등 2곳이 남게 됐다.

이 식당들도 지난 2월까지 한국인 교민이나 관광객이 발길을 끊으면서 영업난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 저녁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한 북한식당이 손님으로 꽉 찼다. 대북제재 강화로 영업난을 겪던 이 식당은 최근 한국 교민 등이 다시 찾아 성업중이다.
▲ "때이른 남북화해 무드" 베트남 내 북한식당 성업 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 저녁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한 북한식당이 손님으로 꽉 찼다. 대북제재 강화로 영업난을 겪던 이 식당은 최근 한국 교민 등이 다시 찾아 성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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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데 이어 대북특사단의 방북으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가시화하자 교민들이 북한식당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고려식당 종업원은 '언제부터 다시 장사가 잘됐느냐'는 질문에 "우리 식당 주변을 감시하는 모양"이라며 "요즘 손님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식당에는 호찌민 고려식당에서 일하다가 옮겨 온 종업원을 포함해 20여 명이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종업원은 '남북정상회담이 27일 개최되는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알고 있다"면서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려식당에서 직선거리로 500∼600m 떨어진 평양관도 저녁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업 중이다.

종업원 10여 명이 근무하는 평양관은 최근 갑자기 손님이 늘어나자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베트남 현지 대학생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관의 한 종업원은 "저녁에는 예약해야 (무대) 앞에 있는 좋은 자리에서 공연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 교민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남북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것은 맞지만 여전히 대북제재 국면인데 때 이른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평화의 길로 나올 때까지 국제사회와 발을 맞출 필요가 있다"면서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youngky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북한,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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