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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모들이 선거연령 하향 촉구에 나섰다. 어린이책시민연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단체들은 지난 20일 학부모의 이름으로 국회 앞에서 선거연령 하향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선거연령 하향에 반대하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고 외쳤다.

 현재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민중당 등이 모두 선거연령 하향에 찬성하고 있으며, 자유한국당은 '학제개편'을 선거연령 하향의 조건으로 내걸어 사실상의 반대 입장을 내세웠다. 현재 4월 국회는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으로 인해 열리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참교육학부모회 최은순 회장은 "58년 전 4월 이승만 독재와 부정선거에 맞서 고등학생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 4.19 혁명의 시작이었다. 4월에 선거연령 하향 입법이 통과되어야 올해 6월 지방선거에 18세가 참여할 수 있는데, 자유한국당이 4월 국회를 보이콧하는 바람에 무산될 판"이라며 "청소년들이 선거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학부모들이 든든한 연대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평등교육학부모회 유현경 서울남부대표는 "시할아버지께서 고등학생 때 일본인 교사의 인권탄압에 항의를 하다가 제적을 당했고, 항일운동을 하다 옥살이도 하셨다. 3.1운동 뿐만 아니라 6.10만세운동의 주축도 청소년들이었다. 청소년들로 인해 오늘날 이 나라가 있는 것"이라며 선거연령 하향을 시작으로 피선거권 연령도 함께 하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이책시민연대 변춘희 활동가는 "어제 4.19 기념식에서 만났던 유공자께서는 '나도 고 2때 혁명을 했다. 그 나이면 투표권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여성 참정권이 여성의 삶의 질을 높였듯이 청소년 참정권은 청소년의 삶의 질을 높일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 고등학생 아들과 함께 투표를 하고 싶다"고 발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밀양에서 탈(脫)송전탑 투쟁을 하고 있는 '할매'들과 주민들도 상경해 참석하였다. 아래는 '밀양 할매' 구미현 님의 발언 내용이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밀양 할매'들은 국회 앞 선거연령 하향 촉구 농성장을 방문해 바느질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청소년들이 삭발을 하고 농성장을 차렸을 때부터 빨리 좀 가서 지지를 해야 하는데 애가 탔었습니다. 이제사 할매들이 여기 왔습니다. 저희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15, 16세에 이미 나라 걱정을 하고 많은 행동을 했었습니다. 한일합방을 하려고 차관을 들여오려 할 때 일어난 국채보상운동에 저희 할아버지를 비롯한 청소년들이 참여했었습니다. 저희 아버지 세대에선 광주학생운동이 일어났는데, 학생들이 많이 고문당하고 죽고 투옥되었습니다. 
 
15, 16세가 미성숙하다느니 하는데 그 나이면 이미 독립된 인격체입니다. 다른 할매들처럼 저도 노쇠해서 힘도 없고 판단력도 흐립니다. 그렇지만 우리 할매들에겐 선거권이 있는데 한창 팔팔한 청소년들에게는 없다니 말이 안 됩니다. 지금 자유한국당이 하고 있는 꼴을 보면 그들에게서 참정권을 앗아가고 싶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제 할 일을 안 해서, 청소년들은 삭발을 해야 하고 밀양 할매들은 새벽 5시에 밀양을 나서서 여기 연대를 하러 와야 했습니다. 정치인들은 반성을 하고 당장 선거연령 하향을 입법화하십시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후 주최단체들은 자유한국당이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 차린 '대한민국 헌정수호 자유한국당 투쟁본부'에 방문해 "18세 선거연령 하향을 가로 막고 있는 자유한국당에 전하는 학부모 서한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투쟁본부 천막에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어 전달하지 못했다.





태그:#청소년, #참정권, #선거권, #투표권, #1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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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광장의 동료였던 청소년들에게 민주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자는 취지로 모인연대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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