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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3일 서울 상암동 JTBC에서 정책과 선거 전략을 두고 토론회를 벌였다. 오른쪽부터 박원순,우상호,박영선 예비후보.
▲ 경선 토론 나선 박영선-우상호-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3일 서울 상암동 JTBC에서 정책과 선거 전략을 두고 토론회를 벌였다. 오른쪽부터 박원순,우상호,박영선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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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세 사람이 13일 TV토론에서 설전을 주고받았다.

박원순 시장과 박영선·우상호 의원 중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야권 후보들을 상당한 격차로 이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만큼 이들의 대결은 사실상 '결승전'을 방불케 했다. 그러나 당내 경선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위에 선 박 시장은 토론에서 타 후보들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고 방어에 치중했다.

세 사람의 TV토론은 이날 오후 6시 20분부터 90분 동안 서울 상암동 JTBC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TV토론은 모두발언과 주제 토론(미세먼지 25분, 부동산정책 15분), 주도권 토론(1인당 10분, 총 30분), 마무리발언으로 이어졌다.

이날 토론은 사회자(이상복 Jtbc 정치2부장)가 "고성과 인신공격 없는 토론이었다"고 자평할 정도로 부드러운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두 의원의 매서운 질문에 박 시장이 곤혹스러워하는 모습도 종종 나왔다.

세 사람의 주요 발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주제토론 ①] 미세먼지

박영선: 일단 박 시장 6년간 서울에서 가장 크게 바뀐 풍광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다닌다는 것이다. '마스크 시장'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원순: 미세먼지가 아주 심각한 날이 많아 졌다. 그러나 전체로 보면, 좋아졌다는 것은 통계가 말해준다.
박영선: 박 시장이 2014년 두 번째 시장 선거 때는 서울의 미세먼지를 4년간 20% 이상 줄이겠다고 했다. 결국은 공약 못 지키고 더 악화되지 않았나?

우상호: 더 좋아졌다는 얘기는 시민들의 정서와 거리가 멀다.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은 보여주기식 행정 아니었나? 실수를 인정할 필요가 있지 않나? 
박원순: 역시 두 분이 저에게 협공을 많이 하시네요. 대중교통 무료 정책은 지난해 시민들의 제안으로 한 것이다. 낭비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간 것이다. 프랑스 파리 시장의 경우 1년 내내 대중교통 무료화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박영선: 150억 원은 나무 5만 그루를 심고, 서울의 주요간선도로의 미세먼지를 거의 다 잡을 수 있는 규모의 스프링클러(75000개) 설치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돈이다.
박원순: 정말 중요한 것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함께 하지 않고 비난했는데, 함께했다면 훨씬 효과를 봤을 거다.
우상호: 1, 2억 원도 아니고... 앞으로도 홍보용으로 150억을 쓸 거냐?

박영선: 중국 베이징은 지난 5년간 계획을 세워서 미세먼지를 잡았다.
박원순: 서울시에 기후환경본부라는 큰 조직이 있는데 온갖 노력을 다했는데 그렇게 간단하게 풀 문제가 아니다. 베이징의 방식이라는 게 여러 공장을 시 외곽으로 몰아내는 것이다. 그게 중국 동북부로 몰려서 한국으로 오고 있다.

박원순: 박영선 의원의 공약인 수소전기차와 수소충전소는 비용 문제가 있어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있다.
박영선: 박 시장은 2조 원의 예산을 전기차에 투여하는데, 똑같은 비용을 수소전기차에 쓰면 서울시민 80%가 숨 쉴 수 있는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 수소전기차 10만대가 2시간을 다니면 1시간 숨 쉴 공기가 정화된다. 서울시가 미래혁신기술에 너무 어두운 게 아닌가?
박원순: 상용화 가능성이 중요하다. 제가 정책을 해본 입장 아닙니까? 정말 좋은 제안이지만 수소전기차 1대당 7000~8000만 원이고, 충전소 1곳당 50억 원이 필요하다. 아까 (예산) 낭비하면 안되지 않냐고 했는데,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박영선: 박 시장은 과거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충전소 비용은 15억 원까지 떨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3일 서울 상암동 JTBC에서 정책과 선거 전략을 두고 토론회를 벌였다. 오른쪽부터 우상호,박원순,박영선 예비후보.
▲ 경선 토론 나선 박원순-우상호-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3일 서울 상암동 JTBC에서 정책과 선거 전략을 두고 토론회를 벌였다. 오른쪽부터 우상호,박원순,박영선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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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토론 ②] 부동산 정책

박영선: 정부가 지난해 8·2 대책을 내놨는데, 서울시가 9~12월 강남권 15곳에 재건축·재허가가 났다. 서울시가 중앙정부와 부동산 정책 엇박자를 낸 것이다. 이렇게 허가를 다 내준 다음에 연초에는 뒤늦게 문재인 정부에 협력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이 3선 도전하려고 강남표 의식한 것 아니냐? 재건축·재허가는 강북부터 허가해주는 게 순서가 아니었나?
우상호: 민주당의 주요 정책은 주거 안정, 전월세 안정인데 서초구에만 열몇 군데 허가해줬다. 서울 집값이 안 뛸 수 있었겠나? 문재인 정부 집값 안정에 혼선을 줬다.
박원순: 팩트가 굉장히 잘못됐다. 왜냐하면, 강남 부동산 폭등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부동산시장 활성화라는 이름 하에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결과다. 재건축 연원을 40년에서 30년으로 줄였고, 초과이익환수를 유예했고, 임대주택 의무건설제를 폐지했다. 강남권의 재건축 허가(건수)는 작년, 재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가 된 건, (박근혜 정부의) 국토부가 건축위원회 제도를 바꿔서 빠른 시일 내에 허가 내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8·2 대책 이후에 서울시와 국토부는 TF를 만들어 모든 사안에서 협력했다. 주택정책에 관한한 문재인 정부와 서울시는 싱크로율 100%라고 할 수 있다.

우상호: 제 느낌은... 미세먼지는 경기도 탓, 부동산은 전 정부 탓을 한다. 30년 연한이 됐으니 안 해줄 수는 없다. 다만, 허가권자인 박 시장이 주거안정을 위해 순차적으로 할 권한이 있다고 본다.
박원순: 권한이 없다니까요. 법률 제도가 그리 되어있다. 법령 확인해보면, 국토부가 2015년 5월에 시청이나 구청이 재건축 (허가를) 늦추지 못하게 만들어놨다.

박영선: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국토부는 왜 국회에서 서울시 때문에 8·2 대책이 아무 효과 없다는 불평을 했을까요? 강남과 강북을 순차적으로 했어야 하는데, 강남3구 23곳을 6개월 사이에 모두 허가해줬다.
박원순: 오늘은 어차피 제가 두 분에게 얻어맞을 각오로 이 자리에 왔다. 국회 속기록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 자리가 아니라도 (나중에) 밝혀지지 않겠나? 서울시 재정투자의 90%가 강북에 가고 있는데, 수십 년간 강남으로 인프라가 집중됐다. 기울어진 운동장의 문제가 있다.
우상호: 그렇다면 지난 7년간 못한 걸 앞으로 4년간 할 수 있겠나? 시민들이 그런 생각에 동의하겠는가?

[주도권 토론]

① 우상호→박원순

우상호: 박 시장이 당선되면 시장 임기 중에는 차기 대선에 불출마할 거냐?
박원순: 기본적으로 서울시장 출마 한다는 건 임기 끝낸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것이지, 그만둔다는 걸 상상하는가?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서울 시민의 더 나은 삶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 제 마음속에는 그것밖에 없다.

우상호: 그런데 왜 아침에는 '대선 불출마'라고 해놓고 오후에는 캠프 핵심관계자가 "불출마로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는 얘기가 나오나?
박원순: 어떤 언론에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두 분도 경험했을 텐데 (언론보도가) 자신 생각이나 의도대로 나가나요? 제가 작년에 대선 행보를 잠깐 했는데, 그때 대선 후보 지지도가 낮았다. 그런데 서울시민들의 (시장) 선호도는 그때도 50%가 넘는 걸 보고 '시민이 아직은 날 내보낼 생각 없구나'라고 생각했다.

우상호: 저는 박 시장이 대선 후보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문제를 명확하게 하지 않는 건 안 된다. 서울시장 하다가 인기 있으면 대선 나가겠다는 마음 있는 게 아닌가?
박원순: 잘 아시겠지만, 대통령이란 자리가 누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저라고 왜 그런 고민 없었겠습니까? 그러나 시장으로서 시작한 일을 완전히 끝내고 싶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우상호: 2017년 1월 8일 전북 전주에서 '기득권 세력 대변하는 문재인은 청산의 대상'이라고 했다. 청산의 대상과 잘 협력할 수 있겠나? 해명의 기회 드리겠다.

박원순: 정말 아픈 것만 속속 준비하셨다. 맞다. 내가 그때 큰 실수 했다. 대선 행보하면서 벌어졌던 일인데, 그 후에 실수를 통감했고 대선출마 포기도 했다. 그 후에 문재인 대통령이 통 크게 받아주셨다. '광화문 대통령 시대'도 같이 선언했고, 서울시에서 검증된 정책과 인재를 갖다 쓰겠다는 말씀도 했다.

우상호: 속마음으로는 청산 대상이라고는 생각한 건 아니잖은가?
박원순: 당의 여러 가지 독점적 상황에 대해서 불만을 가졌다. 선거규칙 같은 게 일방적으로 정해지는 것 등에 대해 그런 생각을 했었다.

② 박영선→박원순

박영선: 박 시장이 어제(12일) 당사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2011년에는 무소속이었고, 저희가 애타게 부탁드렸는데 한동안 입당을 안 했다. 2014년 선거에는 당을 멀리하고 나 홀로 선거를 치렀다. 무소속일 때 왜 민주당 입당을 꺼렸나?

박원순: 사실이 아니다. 저는 오히려 시민사회 세력을 많이 모아서 입당하려고 했는데 한명숙 대표가 빨리 입당하면 좋겠다고 해서 저와 김두관 경남지사랑 몇 명만 입당하게 됐다.

박영선: 2011년 10월부터 입당 요청이 있었는데, 실제로는 이듬해 3월에야 했다.

박원순: 이왕 할 바에 좀 많은 세력과 함께하면 당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닌가? 한명숙 대표와 임종석 사무총장이 입당해야 한다고 매일 얘기해서 결국 했다.

박영선: 우상호 의원도 지적했지만 박 시장이 작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청산 대상이라고 했다가 '지나고 나니 잘못 생각했다'고 했다. 너무 시류에 편승하면서 선거를 의식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질문한 것이다.

박영선: 박 시장이 '대통령은 원칙을 말하고 시장은 쓰레기를 줍는다'는 말을 인용했다. 이번 쓰레기 대란에서는 쓰레기 줍는 것에 실패한 것 아닌가?

박원순: 제가 잘못했다고 해야겠네요. 하지만, 행정은 혼자 힘으로 되는 게 없다. 지방자치단체장을 해보면 너무나 많은 제한이 있다 법령만 아니라 행안부와 국토부의 작은 지침도 어기면 안 된다. 아마 국회의원만 하면 지방정부를 잘 이해 못할 것 같은 데 시장 되면 느낄 거다. 그게 아니라면 (국회에서) 법령 좀 고쳐달라.

'집중포화' 당하고도 호평한 박원순, '안철수'에겐 달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3일 서울 상암동 JTBC에서 정책과 선거 전략을 두고 토론회를 벌였다. 오른쪽부터 우상호,박영선,박원순 예비후보.
▲ 경선 토론 나선 박원순-박영선-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3일 서울 상암동 JTBC에서 정책과 선거 전략을 두고 토론회를 벌였다. 오른쪽부터 우상호,박영선,박원순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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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박 시장은 자신의 순서가 되자 두 의원에게 "서울시장이 남북문제의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냐"며 비교적 가벼운 주제의 질문을 던졌다. 박 시장은 두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역시 3선, 4선 국회의원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두 분이 쓴 소리를 많이 해줬지만, 그마저도 저는 듣기 좋았다"고 호평했다.

박 시장이 이어서 "1주일 후에는 세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이 후보가 될 텐데 우리가 어떻게 한 팀이 될 수 있는지 말해달라"고 물었다. 박 의원은 "잘 해오셨지만, 박 시장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시원하게 목소리를 냈다면 더 큰 강팀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저는 그때 힘들었지만 할 얘기는 다 했다. 박 시장은 웃고만 있었던 것같다"고 답했지만, 박 시장은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았다. 우 의원은 "결과가 나오면, 승자는 패자를 위로하고 패자는 승복하고 열심히 돕는 민주당의 아름다운 전통은 지켜질 것이다. 내가 시장이 돼도 도와달라"고 마무리했다.

박 시장은 당내 두 후보에게는 호의적이지만, 바른미래당 후보가 유력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에게는 날을 세웠다.

"카이스트 돈도 국민 돈인데, 카이스트 교수 시절에 딸 만나러 4번이나 해외 출장간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우 의원의 물음에 박 시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안 후보와는 여러 가지 인연이 있다. 포스코 사외이사를 같이했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포스코에 MB 쪽 사람을 심으려고 노력했다. 저는 안 된다며 임기를 남겨두고 사임했다. 그런데 안 후보는 그 이후에 이사회 의장을 했다. 포스코가 굉장히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그런 것 하나도 사람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2011년의 '양보' 때문에 본선에 가면 입장이 약해지지 않을까 하는데, 당이 다르고 입장이 다 달라졌는데 어쩌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이 본선에 올라갈 경우 안 위원장에 대해 매우 공세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태그:#박영선, #박원순, #우상호, #안철수,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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