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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군 덕산면 상가리에 소재한 충청남도문화재자료 제182호 상가리미륵불
▲ 석불입상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에 소재한 충청남도문화재자료 제182호 상가리미륵불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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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에는 북쪽을 향해 서 있는 석불 한 기가 자리한다. 충청남도 문화재 자료 제182호인 이 석불은 고려 때의 것으로 보이는데 전체적으로 돌기둥 형태를 이루고 있다. 미륵불로 불리는 이 석불입상은 머리에 보관을 쓰고 보관에 소불을 새긴 것으로 보아 관세음보살로 보아야 할 것이다.

석불입상의 얼굴은 길쭉하며 양 볼에 두툼하게 살이 올라있으며 좌편견단의 법의는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고 있다. 이 석불입상은 양팔을 몸에 붙이고 오른손은 가슴까지 들고 왼손은 손등이 보이도록 배에 대고 있다. 이런 유형의 불상은 충청도 지방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형태이다.

4일 찾아간 상가리마을. 삭불입상은 대원군 이하응의 부친인 남연군묘에서 동북방향으로 150m 정도 떨어진 계곡에 자리하고 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이 불상은 원래 인근에 자리한 가야사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대원군이 부친의 묘를 쓰기 위해 가야사를 없애자 등을 돌렸다고 한다. 얼마나 그 행위가 불편했으면 돌부처도 등을 돌렸을까?

고려 때부터 전해 진 가야사지 발굴 당시 모아놓은 가야사 석재들
▲ 석재 고려 때부터 전해 진 가야사지 발굴 당시 모아놓은 가야사 석재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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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때부터 전해진 가야사, 석재만 남아 

덕산면 상가리에는 고려 때부터 존재했다는 가야사지가 있다. 가야사지 추청불전지인 이곳은 옛 가야사의 석재가 한 곳에 쌓여있다. 가야사는 고려시대부터 있던 절이었으나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부친 남연군 이구의 묘를 이장하면서 폐사시킨 절로 알려져 있다. 가야사지는 충청남도 기념물 제150호로 지정되어 있다.

예산군은 가야사지의 보수 및 복원을 위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총 3차례의 문화재 발굴 조사를 벌여 중정을 중심으로 하는 8동의 건물지와 석조불상 8점, 청동불두 1점, 가량갑사라 쓴 명문기와 등을 발견했다. 3차 발굴 시에는 남연군묘의 제각시설을 확인하여 남연군묘의 제각이 가야사지를 일부 파괴하고 제각을 지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야사지 한편에는 가야사지 발굴당시 찾아낸 석물들이 놓여있다. 이곳 가야사지의 중전(中殿)을 비롯한 불전지는 규모 18.2m × 14.2m의 대형 건물지로 확인되었다. 한편에 모아놓은 석물들은 이곳에 옛 가야사라는 절터임을 확인해 주고 있다. 가야사지는 예산군과 서산시 경계 가야산 한편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던 절로 이곳 가야동이라 불리는 곳에는 99개의 암자가 있었다고 한다.

대원군 이하응이 명당이라고 하는 이곳에 연천에서 부친 이구의 묘를 옮겨왔다
▲ 남연군묘 대원군 이하응이 명당이라고 하는 이곳에 연천에서 부친 이구의 묘를 옮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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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사를 부수고 마련한 남연군묘

이곳이 명당이라고 절을 없애고 묘를 썼다는 흥선대원군 이하응. 가야사지에서 계단을 따라 오르면 둔덕 위에 마련한 흥선대원군의 부친 님연군 이구의 무덤이 소재하고 있다. 충청남도 기념물 제80호로 지정된 남연군의 묘는 높은 언덕에 반구형 무덤이 자리하고 있으며 봉분 앞으로는 석물들을 세웠다.

이구의 묘는 원래 경기도 연천군 남송정에 있었으나 대원군이 지관 정만인에게 부탁하여 명당을 알아본 결과 이 자리가 '2대에 걸쳐 왕이 나올 자리'라는 말에 1846년 부친의 묘를 이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묘를 옮기고 난 뒤 7년 후 차남 명복을 낳았는데 철종이 후사가 없어 가까운 종손인 명복이 12세로 왕위에 오르니 그가 바로 고종이다. 지관의 말대로 이곳은 2대에 걸쳐 왕이 나온 자리가 맞지만 그 2대를 끝으로 조선이 역사에서 사라졌으니 어째 지관은 2대에 걸쳐 왕이 나올 자리만 알고 나라가 사라질 것은 몰랐을까?

가야사지 한편에 남연군묘가 둔덕 위에 자리하고 있다
▲ 가야사지와 남연군묘 가야사지 한편에 남연군묘가 둔덕 위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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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전각에 남은들상여 모조품을 전시하고 있다
▲ 남은들상여 충남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전각에 남은들상여 모조품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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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부처도 돌아선 남연군묘. 묘 아래편으로는 남연군을 운송한 궁중식 상여인 남은들상여를 보관한 전각이 있다. 남은들상여는 중요민속문화재 제3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장강 위에 구름차일을 친 용봉상여로 4귀에는 용모양이 금박이 있다. 님은들상여의 진품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하고 있으며 보호각에 있는 상여는 모조품이다.

주변에 관련되는 문화재를 돌아보면서 입안이 씁쓸해진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민초들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것이거늘 어째 자신의 영욕을 위해 권력을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잘 꾸며놓은 남연군묘 앞에서 내려다 본 가야사지. 역사 속에서 숱한 사찰들이 사라졌지만 한 개인을 위해 사라진 가야사의 이야기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만 같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티스토리 블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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