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전교조 전국위원장 출신이 전남도교육감 출사표를 던졌다. 6·13 지방선거 전남도교육감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장석웅씨가 주인공이다. 3일에는 전남도교육청에서 정책발표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장씨는 지난 2월 초에 실시한 민주진보교육감 전남추진위원회 경선에서 단일 후보로 선정됐다. 4일 장석웅 전남교육감 예비후보를 만나 그의 교육 철학과 전남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들어봤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 예비후보가 3일 도교육청에서 정책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 예비후보가 3일 도교육청에서 정책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 오병종

관련사진보기


- 민주진보교육감 전남추진위원회 단일후보로 선출되었다. 이에 대한 본인의 소감은?
"전남도민 추진위원과 38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로 뽑아줬다. 단지 제 개인에 대한 지지나 성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촛불혁명 이후 열린 새로운 시대는 가장 개혁적인 교육감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근래에 가장 개혁적인 정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에서도 변화의 태풍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끌려가는 개혁이 아닌 발을 맞추고, 앞장서서 나가는 전남교육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최선을 다해서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다."

민주진보교육감 전남추진위원회에서는 경선 전에 민주진보교육감 예비후보들과 함께 지난 1월 3일 전라남도의회 2층 초의실에서  학교 민주주의와 학생 인권 보장 등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의 내용을 담은 전남교육 권리장전 을 선포했다.
 민주진보교육감 전남추진위원회에서는 경선 전에 민주진보교육감 예비후보들과 함께 지난 1월 3일 전라남도의회 2층 초의실에서 학교 민주주의와 학생 인권 보장 등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의 내용을 담은 전남교육 권리장전 을 선포했다.
ⓒ 오병종

관련사진보기


- 먼저 전남 교육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우선, 전남의 특성과 환경에 맞지 않는 일률적인 중앙 정부 중심의 교육정책들이다. 전남은 농어촌과 도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지역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중앙 정부의 교육정책들은 전남의 현실에 맞게 재조정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다. 법률적,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면 전국의 시도 교육감들과 협의하여 개선할 것이며, 전남의 현실에 적합한 교육 정책이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다음으론, 교육 정책의 수립과 실천의 과정에서 교사 등 교육 주체와 도민들이 배제된 채 과시적이고 전시적인 교육 행정과 정책들이 펼쳐져 왔다는 점이다. 교육의 주인공은 학생들이고 주변에서 돕는 이들이 교사와 학부모다. 그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게 반영되고 실천되어야만 학교 현장에 신바람이 불고 열정이 넘치게 된다. 말이 아닌 실천으로 학교 현장을 존중하고 지원하는 교육감이 되고자 한다."

장석웅 전남교육감 예비후보는 3월2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특권과 반칙이 없는 전남교육을 위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장석웅 전남교육감 예비후보는 3월2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특권과 반칙이 없는 전남교육을 위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 오병종

관련사진보기


- 전남교육감에 당선된다면 가장 먼저 어떤 정책을 펴고 싶은가?
"가장 필요한 게 학교와 교실의 변화다. 그래서 '교육은 교육답게, 학교는 학교답게'를 강조한 것이다. 학교와 교실은 학생들이 지성, 인성, 사회성을 배우고 키우는 현장이다.

교사가 아이들을 만나고 다양한 교육활동들이 이루어진다. 그간 여러 교육감들이 나름 고생하셨지만 학교나 교실의 변화를 이루어내지는 못했다. 더 이상 그 변화를 미룰 수는 없다. 그래서 37년간 교육 현장을 지켜온 현장 교육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로 선택해 준 것이다.

교사들의 신명과 열정을 끌어내고, 교사들이 창의성을 발휘하여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게 해야 한다. 희망과 행복이 넘치는 교실을 만들어보겠다. 아이들을 위한 학교로, 학교를 위한 교육청으로 만들어보겠다. 그래서 5대 정책을 어제(3일) 발표했다."

- 5대 정책은 어떤 내용인가?
"3일 제1차 정책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먼저 '학생자치, 학생존중 전남교육 만들기' 5대 정책을 발표했다. 진정한 교육자치는 교육부에서 교육청으로, 교육청에서 학교로, 학교로 넘어 온 권한을 다시 학교 구성원인 학생, 학부모, 교사에게 나누는 것이다고 본다. 전남지역 학생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펼치며 새로운 시대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5대 정책은 제목만 봐도 이해가 될 것이다.

5대 정책 공약으로 △제대로 된 학생자치의 실현 △학생이 스스로 기획하는 미래지향적 문화체험 활동 보장 △삶과 배움, 놀이를 일치시켜 학생들의 행복권 보장 △서로 존중하는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 △학생 인권의 법적 보장을 제시했다. 추후 기회되면 세부적인 내용도 알릴 예정이고, 학생들이 교육의 중심으로 참여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을 발굴하고 반영해서 궁극적으로는 '참여와 소통'의 전남교육을 만들겠다."

- 핵심정책 중의 하나가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인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모든 아이들은 소중하다. 한 아이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학교에서 들러리 서는 학생들이 없어야 한다. 아이들을 학교에 맡긴 이상 올바르게 성장할 할 수 있도록 돕고, 지원해야 한다. 그동안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 도시의 아이들을 중심으로 학교 정책이 만들어지고 운영되어 왔던 게 현실이다.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교육정보지원센터 등을 통해 열심히 지원하겠지만 공부를 못한다고, 심신이 미약하다고,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내버려두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나 가해 학생도 마찬가지다. 절대 학교 밖으로 내몰지 않아야 한다. 기초학력부진아에게는 1:1맞춤형 성장발달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기초학력을 보장하는 기초학력 책임제를 운영하려고 한다.

다양한 체험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여 교양 있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양한 교육 복지 제도도 신설하여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 아이들, 조손가족, 다문화아이들 등 사회적 약자들이나 학교 부적응이나 폭력 등의 문제도 해결해 나갈 것이다."

- 지속적 인구 감소와 학생 감소 등 전남 농어촌지역의 교육 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남교육엔 어떤 처방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전남은 학생수 60명 이하의 작은 학교가 41%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로 인해 교육 예산이나 교육과정 운영의 어려움을 낳았다. 그동안 전남교육청은 작은학교살리기를 역점과제로 추진해왔다. 나름 의미가 있었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되지 못했다. 더군다나 작은 학교의 통폐합은 대책이 될 수 없다.

그나마 마을의 구심점으로 작용했던 학교가 없어지면 농산어촌은 공동화, 황폐화될 게 분명하다. 접근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작은학교살리기는 이제 학교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지역사회 속의 학교, 학교 속의 지역사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제한적 공동학군제의 전면시행과 함께 지역에서 학생을 잘 가르칠 수 있는 시스템을 지역사회, 지자체와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학교와 마을이 함께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어서 아이들을 책임지고 키워야 한다. 전남의 특수한 교육 여건을 살린, 인접한 작은 학교 간 협동학교 등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만들어 간다면 열악한 전남교육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 유전자변형 식품(GMO) 없는 안전한 무상급식 실시를 공약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지?
"올해부터 전남지역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이 실시된다. 다행이고 환영할 일이다. 학교급식전남운동본부 공동대표 등을 맡으면서 GMO, 즉,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해서 많은 걸 공부했다.

우선, 학교 급식에 유전자 변형 식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된장, 간장, 고추장 등 음식재료들은 GMO 표시가 투명하고 안전한 수준으로 실시되지 않고 있다. 급식의 40% 이상이 기름에 튀긴 음식이다. 그런데 튀김용 기름의 원재료인 유채가 대부분 유전자 변형에 노출되어 있다. 이런 문제까지 해결되어야 전남의 아이들이 안전한 식재료를 사용한 급식을 먹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된장, 간장, 고추장 등과 튀김용 기름을 전남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대체해야 한다. 당연히 가격 차이 때문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추가 비용은 전남도와 협의해서 재정적으로 지원해주려고 한다. 전라남도가 친환경 농업정책과 함께 권장해온 중소규모의 장공장 등 전남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식품산업들이 상대적인 가격경쟁력에 밀려 외면 받는 어려움에 처해 있어서 이를 해결하자는 취지도 있다. 아이들은 안전하고 건강한 밥상을 받을 수 있고, 학부모들은 걱정을 덜 수 있고. 전남지역 농민들은 소득을 높일 수가 있다."

 지난 3월17일 순천에서 열린 전남청년정책연대 소속 청년들과 전남교육과 청년정책에 대한 ‘경청올레’ 장면
 지난 3월17일 순천에서 열린 전남청년정책연대 소속 청년들과 전남교육과 청년정책에 대한 ‘경청올레’ 장면
ⓒ 오병종

관련사진보기


- '소통하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강조하며 '경청올레'라는 선거 활동을 펴고 있는데.
"선거과정부터 '소통하는 교육감'이 되겠다는 공약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전남도민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경청올레'는 도민들을 직접 만나서 애로와 고충, 요구사항 등을 듣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로 매주 3~4차례 마련하고 있다. 시 지역은 물론이고, 읍면 지역에 사는 학부모들, 청년세대들, 유아교육 관계자들, 시장 상인들을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며 작지만 절박하고 소중한 교육 정책들을 마련해나가고 있다"

- 전남도민들에게 교육감 후보로서 특별히 할 말이 있으면 해달라.
"전남교육의 변화과 혁신을 소통과 협력에서 시작하고자 한다. 그간 학교 현장에서, 지역과 마을에서 소통에 대한 간절한 요구를 들었다. 학부모들은 전남의 아이들이 잘 배우지 못할까 불안하다고 말씀하신다. 학교가 사고나 먹거리, 학교폭력 등으로부터 안전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 교사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교육행정 업무에 대한 부담과 교권침해를 해결해달라고 호소한다.

여전히 비민주적인 학교문화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한다. 학생들은 하고 싶은 일보다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고 하소연한다. 즐겁고 행복하지 않은 배움은 아이들의 삶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없는데도 그렇다. 이런 문제들을 소통과 협력을 통해서 해결해나가고자 한다. 보고회를 열어 설명하는 교육감이 아니라 도민들, 학부모들, 교사들, 학생들과 함께 전남교육을 설계하고, 그 설계도에 따라 추진하는 교육감이 되고자 한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장석웅 소개

장석웅은 그간 YMCA중등교사협의회를 시작으로 전교조 전국위원장에 이르기까지 교육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초등학교 교육부터 대학 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육의 현안 문제와 과제, 정책 대안들을 살필 수 있었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전교조 전국위원장을 맡아 지역과 전국을 아우르는 시각을 가질 수 있었고, 37년의 평교사 생활과 교육민주화 운동 과정을 통해 준비된 교육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또 그는 교단을 떠나면 봉사활동에 전념하며 살고 싶었지만, 2016년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사태로 시작된 촛불혁명으로 또다른 전환점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영암에서 지역 촛불집회 이끄는 영암촛불상임대표와 전남촛불 공동대표를 맡아 활동한 바 있다.

<약력>

△ 광주고, 전남대학교 국사교육과 졸업

△ 전교조 전국위원장

△ 민주진보교육감 전남추진위원회 단일후보

△ 전남교육포럼 혁신과 미래 대표

△ 전남장애인교육권연대 공동대표

△ 학교급식전남운동본부 공동대표

△ 징검다리교육공동체 고문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장석웅, #전남교육감 후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