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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난 몇 년간 야심차게 진행했던 도시재생사업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과제로 선정된데 이어 최근에는 싱가포르가 수여한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수상한 것이다. 리콴유 세계도시상은 싱가포르 정부가 매 2년마다 혁신적 활동으로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온 도시에 주는 상으로 2010년 스페인의 빌바오시가 첫 수상한 이래 미국 뉴욕(2012년), 중국 수저우(소주, 2014년), 콜롬비아 메데인(2016년)이 차례로 수상의 영예를 누린바 있다.

싱가포르 리콴유 세계도시상 발표모습 지난 3월 16일 싱가포르 라콴유 세계도시상 사무국이 박원순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수상도시를 발표하고 있다. 리콴유 세계도시상은 싱가포르 정부 산하 도시개발청이 2010년부터 혁신적인 정책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든 도시에 시상하고 있다.
▲ 싱가포르 리콴유 세계도시상 발표모습 지난 3월 16일 싱가포르 라콴유 세계도시상 사무국이 박원순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수상도시를 발표하고 있다. 리콴유 세계도시상은 싱가포르 정부 산하 도시개발청이 2010년부터 혁신적인 정책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든 도시에 시상하고 있다.
ⓒ 백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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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콴유 세계도시상 사무국은 서울시가 "혁신적인 솔루션을 갖춘 대담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도심 공동화와 침체한 상권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전면 철거 대신 시민 참여를 통한 재생방식을 도입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도시계획의 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서울과 경합을 벌였던 도시는 일본 도쿄, 독일 함부르크, 러시아 카잔 등인데, 서울시는 대중교통전용지구의 '보행재생'과 '역사문화재생', 동대문지역 일대의 '산업재생' 등 시민 참여로 벌인 도시재생사업이 높은 평가를 받아 수상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의 주요 도시재생 사업지 서울시가 진행하는 주요 도시재생 사업지.서울시는 주민참여를 통해 '쇠퇴·낙후 지역 경제활성화', '자연·역사·문화 정체성 강화'를 목표로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서울시의 주요 도시재생 사업지 서울시가 진행하는 주요 도시재생 사업지.서울시는 주민참여를 통해 '쇠퇴·낙후 지역 경제활성화', '자연·역사·문화 정체성 강화'를 목표로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서울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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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서울시의 도시재생사업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시절 일방적인 행정처분과 용역들의 행패로 원주민 대부분은 떠나는 재개발과는 달리, 마을 주민과 도시 재생 전문가, 공공영역(지자체 공무원)이 각각의 주체로 참여하는 형식이다.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숙의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추진해야하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의견 반영이 매우 중요한 사업이며, 재생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여론이나 나쁘거나 무관심이 팽배해질 경우 추진이 어렵게 된다.

서울시가 성과를 내자 각 지역에서 탐방단이 견학을 오고 문재인 정부도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전국화하고 있다. 건교부는 매해 10조씩 5년간 50조를 투여해 500여개의 노후화된 마을을 정비하고 낡은 주택을 리모델링해 공공임대 주택으로 재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노후화된 도시를 바꾸고 공공임대 주택 확보, 중소건설업체의 일자리 창출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세운상가 도시재생 투어현장 서울시의 대표적 도시재생사업의 하나인 다시세운상가 현장을 견학하기 위해 타 지자체 공무원들이 도시재생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 세운상가 도시재생 투어현장 서울시의 대표적 도시재생사업의 하나인 다시세운상가 현장을 견학하기 위해 타 지자체 공무원들이 도시재생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 백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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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정책입안자는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으로 서울연구원장 시절 박원순 시장과 '서울로7071'과 도시재생사업, 한강관광자원화사업 등으로 호흡을 맞추었던 인물이다. 김 수석은 2016년 '저성장 시대 도시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논문에서 "고도 성장기에 맞춰진 기존의 도시정책 기조와 시스템을 저 성장기에 맞게 어떻게 전환 혹은 연착륙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 도시정책의 '핵심과제'라며 기성 시가지의 환경개선과 관리를 통한 질적 수준 향상과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약자를 포용하는 통합적 도시정책, 사람 중심의 도시가치 등의 패러다임 전환'을 제시한 바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올해 시범 사업지 68곳을 선정하고 직간접적으로 6조7000억 원을 지원하고, 공기업ㆍ민간 투자 등도 적극 유도할 예정이다. 사업비가 가장 큰 곳은 경남 통영의 '문화ㆍ관광ㆍ해양산업 허브(Hub) 조성을 통해 재도약하는 글로벌 통영 르네상스' 계획(1조1,041억 원 규모)이다. 2023년까지 폐조선소 부지 등 51만㎡(여의도 크기의 6분의 1)에 호텔ㆍ박물관ㆍ테마파크 등을 조성한다. 정부보조금 417억원을 포함해 공공기관(1200억 원)ㆍ민간(7000억 원)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사업비를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의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전국지자체의 호응은 예상외로 높다. 우선 정부예산 투여가 1차적인 원인이겠지만 인구 급감과 산업 위축, 노후건물 증가 등으로 도심공동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역의 역사자원과 문화자산을 활용하는 사업이 다수 선정됐기 때문에 지역의 역사자원과 문화자산을 활용해 지역 관광 활성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주요대상지 문재인 정부는 매해 10조씩 5년간 50조를 투여해 500여개의 노후화된 마을을 정비하고 낡은 주택을 리모델링해 공공임대 주택으로 재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노후화된 도시를 바꾸고 공공임대 주택 확보, 중소건설업체의 일자리 창출까지 모색할 예정이다.
▲ 문재인 정부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주요대상지 문재인 정부는 매해 10조씩 5년간 50조를 투여해 500여개의 노후화된 마을을 정비하고 낡은 주택을 리모델링해 공공임대 주택으로 재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노후화된 도시를 바꾸고 공공임대 주택 확보, 중소건설업체의 일자리 창출까지 모색할 예정이다.
ⓒ 백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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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전남 목포시는 300여 개에 이르는 근대 건축물을 활용해 '1897 개항문화 거리' 등 근대역사 체험 길을 조성할 계획이고 경남 하동군은 섬진강 인근 폐철도공원과 송림공원을 연계한 '광평역사문화 간이역'을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카페테리아 등 마을 수익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경기 광명시는 무허가 건축물 밀집 지역과 상습 침수지역을 대상으로 청년주택 등 공공임대 284호를 공급하고, 인천 부평구는 미군부대 반환 부지를 매입해 일자리센터와 먹거리 마당을 조성한다.

서울시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은 한때 광풍처럼 유행했던 뉴타운 사업과 일면 비슷해 보이지만 뉴타운사업은 특정 지역을 대단위로 묶은 뒤 역사성과 상관없이 기존 건물들을 한꺼번에 정리했다는 점에서 확대된 재개발사업이나 마찬가지였다. 한 지역을 싹 밀어버리고 조성되는 아파트나 주상복합에 주할 경제력이 어려웠기 때문에 소수의 토지·건물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주민들은 보상금 몇 푼 받고 떠났다. 대표적으로 이명박 시장시절 뉴타운 건설과정에서 서울 진관동의 한양주택같은 모범적인 공동체마을이 해체되기도 했다.

물론 도시재생사업에도 장벽이 있다. 바로 시간이다. 충분하고 합리적인 사전 조사와 타당성 검토, 주민과 전문가, 공무원간의 소통과 협력, 숙의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재생사업에서 시간은 필수 조건이다. 그만큼 도시재생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지자체장의 임기와 상관없이 추진해야 한다. 서울시의 도시재생사업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은 6년여에 걸쳐 주민과의 대화와 협치, 주체 형성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자체장이 임기 내 성과에 매달리면 도시재생사업은 또 다른 이름의 개발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도시재생을 위해 10년 정도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런던의 대표적 도시재생 지역 킹스크로스역 일대 킹스크로스(King’s Cross)는 런던의 중심부로 산업혁명 당시 물류 운반과 화물 적하를 담당했지만 기존 산업들이 쇠퇴하면서 전체적으로 슬럼화 되었다. 그 결과 도심재생사업의 주요대상이 되었다.
▲ 런던의 대표적 도시재생 지역 킹스크로스역 일대 킹스크로스(King’s Cross)는 런던의 중심부로 산업혁명 당시 물류 운반과 화물 적하를 담당했지만 기존 산업들이 쇠퇴하면서 전체적으로 슬럼화 되었다. 그 결과 도심재생사업의 주요대상이 되었다.
ⓒ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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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으로 불리는 뉴욕의 하이라인(The High Line)은 설계에 7년, 시공에서 준공까지 6년이 걸렸고, 산업혁명의 주요무대였다가 슬럼화 된 킹스크로스(King's Cross)지역을 근대산업문화유산지역으로 만드는 사업은 17년째 진행 중이다. 킹스크로스가 재생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 위해 이민자, 학생, 노인과 같이 민주적인 과정에서 종종 제외되는 사람들을 포함해 7500명이 353차례 회의를 열고 106개 합의사항을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문재인 정부도 단기적 성과에 급급해 임기 내 모든 사업을 한꺼번에 추진하기보다 차기정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도시재생은 국가나 지자체의 일방적인 행정이 아니라 주민들이 주체로 참여해 낙후된 구도시를 사회· 경제적으로 재활성화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민주적 가치를 지향하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 맞아 떨어진다. 또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 사회가 갖고 있던 자산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살려내고 지속 가능하게 환경과 건축을 재구축한다는 점에서 기후변화시대에 적합한 트렌트이기도 하다. 싱가포르가 인정한 서울시의 도시재생사업이 어떻게 나비효과가 되어 대한민국을 바꿔나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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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모.함석헌 선생을 기리는 씨알재단에서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씨알정신을 선양하고 시민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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