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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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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가해자가 회식이 끝나고 피해자 신체를 더듬는 성추행을 했다. 그런데 피해자가 계약직 신분이다 보니까, '계약 갱신' 문제가 걸려있어서 말을 못하는 상황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손쉽게 해결하는 방법이 피해자의 계약 갱신을 안 하는 것이다. 이럴 때 힘이 되는 건 노조인데, 이곳 노조는 기간제 직원은 받지 않는다. 정작 가해자는 노조원이다"
 "하청업체 직원과 본사의 팀장이 출장을 갔는데, 성폭력이 일어났다. 그런데 정작 본사는 하청업체 직원을 출장에 보내지 않는 식으로 조치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을 통해 성희롱 피해자들이 제보한 내용이다. 미투 운동으로 인해 사회 곳곳에서 성폭력 고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미투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이 더 많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해도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판단이 들 경우, 또 폭로를 하더라도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을 규율할 만한 제도적인 장치가 없는 상황에선 쉽게 피해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조직 내부에서 성폭력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보복하는 문화가 여전하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부당한 인사 조치를 한 '르노삼성 성희롱 사건'이나, 피해자가 감봉조치를 당해야했던 '한샘 사내 성폭력 사건'은 전형적인 사례다.

지난해 4월에는 한 여성 경찰관 A씨가 성희롱 피해를 입은 후배 경찰관의 신고를 도왔다가, '사건 조작자'라는 조직 내 비난과 부당한 갑질에 시달린 일도 있었다. 심지어 새로 전입한 경찰서에서는 A경위에 대한 악의적인 '허위 보고서'까지 작성됐다. 결국 올 1월에 A씨가 1인시위를 통해 부당함을 호소한 후에야 경남경찰청에서 A씨에게 2차피해를 입힌 이들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지금의 미투 운동이 실질적으로 성폭력을 근절하고 성차별 문화를 해소하는 것까지 이어지려면, 어느 곳에서 성폭력이 일어나더라도 가해자를 일벌백계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법 집행력' 강화해야... 성평등 근로감독관 늘려야"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는 "미투가 회사까지 확산되기가 힘들다. 고용관계에 있다는 것은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자신에게 영향을 엄청나게 끼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성폭력을 폭로하기가 어려운 환경"이라며 "특히 한샘 사건에서 볼 수 있듯 미투는 가해자가 지목되는 만큼, 회사의 이미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므로 적극적으로 대응을 한다기보다는 입단속을 하게 된다"며 '회사 내 미투'가 힘든 이유를 설명했다.

직장이 개인보다는 조직이 이익이 우선되다 보니, 성폭력을 대처하는데 있어서도 공적인 문제가 아닌 '개인간의 문제'로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성폭력 고발 후 받는 '인사상 불이익 문제'에 대해선 "노동자가 그같은 문제를 입증하기가 너무나 어렵다. 당장에는 그 불이익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 "특히 비정규직의 '계약 갱신'은 사용자가 워낙 큰 재량권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2016년에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서 고용 노동부에 552건의 진정이 들어갔으나 기소된 것은 1건 뿐이었다(형사처벌 대상 사건 29건, 과태료 66건)"며 "징역이 가능한 범죄 행위인데도 워낙 솜방망이 처벌을 하다 보니 사업주들이 법을 우습게 알 수밖에 없다"며 법의 집행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소한 5월 29일부터 시행될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이라도 '법대로' 시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을 알고도 피해자 보호 조치를 안 한 사업주에게 '징역형'까지 내릴 수 있을 정도로 사업주의 책임이 강화됐다. 개정된 내용을 잘 알리고 강력하게 단속하며 법을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여성노동자회 배진경 공동대표는 '성평등 근로감독관'의 확대를 통해 어느 사업장에서든 성폭력은 엄벌에 처한다는 인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대표는 "영세사업장 여성 노동자들은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 사장이랑 둘이 앉아있는 상황에서 성희롱이 벌어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가해자가 형사처벌 받는다고 해도 생존권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직장 내 성희롱을 고발한 후 그 회사에서 다닐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라며 여성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그는 "'예방'하고 구조가 바뀌는 것이 최선이긴 하지만, 이전에 노동부에 성희롱으로 진정이 들어간 사업주에 대해 강하게 처벌하는 게 필요하다"며 "그런데 성희롱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근로감독관이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숱하게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감독관들이 "저항하지 않았느냐", "그런 쓰레기 같은 회사도 있느냐", "대충 합의하고 끝내라"고 말하는 등 상당수가 성평등 의식이 부족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따로 교육조차 받지 않는다는 게 배 대표의 설명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성희롱 근절 대책으로 성희롱을 전담하는 올해 '성평등 근로감독관'을 47명 배정할 예정이나, 이는 성희롱 문제를 해결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배 대표는 "성평등 근로감독관을 확충하고 업무 매뉴얼에 성폭력 피해자 상담에 대한 원칙도 정확하게 수립해야 한다"며 "노동부 뿐만이 아니라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다루는 경찰이나 검찰, 사법부도 전부 성평등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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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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