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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마실 왔어요~ 호성이 엄마, 은정이 엄마, 준형이 고모가 수원 매여울 사랑방에 오셨다. 16일마다 영통 미관 광장에서 촛불을 밝히는 수원 시민들이 다시 모였다.
▲ 수원 마실 왔어요~ 호성이 엄마, 은정이 엄마, 준형이 고모가 수원 매여울 사랑방에 오셨다. 16일마다 영통 미관 광장에서 촛불을 밝히는 수원 시민들이 다시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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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저녁 7시, 영통구 매여울 사랑방에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단원고 신호성 군의 어머님, 조은정 양의 어머님, 그리고 장준형 군의 큰 고모님이셨다. 약속의 길을 함께 걸어온 수원의 세월호 가족들은 세분을 초청해 말씀을 듣고 서로 이야기도 나누며, 마음 가짐을 새롭게 했다.

이 날 사랑방에는 20여 명 수원 시민과 416연대 공동대표 안순호님, 사무장 김희옥님도 함께 했다. '세월호 가족'들은 만나자마자 아직도 416연대에 가입 안했냐며 회원 가입서를 나누고, 올해 시작한 416재단 설립을 위한 기억 위원까지 바로 가입해버렸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함께하는 416연대 소개지  ‘끝까지 잊지 않겠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 ‘끝까지 행동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 가 416연대다. 전국 8807명이 함께하고 있다.
▲ 세월호 진상규명과 함께하는 416연대 소개지 ‘끝까지 잊지 않겠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 ‘끝까지 행동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 가 416연대다. 전국 8807명이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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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의 사회를 맡아온 서지연 씨를 시작으로 모인 사람들의 자기 소개가 이어졌다.

"저는 두 아이의 엄마예요. 오늘 마침 남편에게 아이 맡기고 올 수 있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사랑방이 바로 옆에 있어도 뭐가 이렇게 바쁜지... 많이 우울했던 거 같아요." 
"팽목항에만 갔었는데 우리 동네에 이렇게 같은 뜻을 가진 분들이 많은 줄 몰랐습니다."
"저는 매달 16일 영통구청 앞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을 준비하는 스탭입니다."

이어 416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호성이 어머니께서 짧은 침묵과 함께 말문을 여셨다.

매여울 사랑방의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 사진 우측 가운데 빨간 점퍼에 노란 티를 입으신 분이 호성이 어머니, 그 옆으로 은정이 어머니와 준형이 고모님이 앉아 계시다. 일어서 계신 분은 정종훈 목사님
▲ 매여울 사랑방의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 사진 우측 가운데 빨간 점퍼에 노란 티를 입으신 분이 호성이 어머니, 그 옆으로 은정이 어머니와 준형이 고모님이 앉아 계시다. 일어서 계신 분은 정종훈 목사님
ⓒ 서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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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올 용기

"5월 2일 장례를 치르고, 멍하니 밖에 나가 걷는 일이 많아 졌어요. 울기만 하고 있자니 억울해서요. 안에 있으면 미칠 거 같아서. 뭐라도 하겠다는 사람들을 미친 듯이 쫓아 다녔죠."

어머니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마다 그 표정이 마치 자식도 지키지 못한 부모가 왜 왔냐고 쳐다보는 거 같아 괴로웠다고 말했다. 동물원에 온 원숭이가 된 것 같은 느낌에 아무 말도 못하고 있을 때, 누군가 옆에서 당신께서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면 그게 그렇게 고마웠다고 하셨다.

"내가 높은 사람들만 만날게 아니라 내 고향 안산에서 움직여야겠다고 마음먹고 주민자치위를 들어갔어요."

동네 사람들이 있는 그 자리에서도 주눅이 들어 눈물이 나고 말았다. 그런데 그 때 한 주민이 왜 수학 여행간 아이들이 천안함보다 많이 보상 받아야 하는가 묻는 바람에 독기가 생겼고, 그 자리에서 난리가 났다. 그 때부터 어머니는 사람들 앞에서 내 말을 하는 연습까지 해가며 하지 말아야할 말은 무엇이고 해야할 말은 무엇인지 고민하셨다. 그리고 마침내 동네 사람을 보면 당신이 먼저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나도 내 자식과 함께 고향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었던 사람이에요. 있는 그대로 봐주세요."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에 참여해 발언하는 시민들. 영통구청 앞 미관 광장에서 열리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주환(대학원생,스탭), 이병진(매탄3동 주민), 이주화(수원새날치과 직원), 도진욱(KT 직원), 이영숙(교사)
▲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에 참여해 발언하는 시민들. 영통구청 앞 미관 광장에서 열리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주환(대학원생,스탭), 이병진(매탄3동 주민), 이주화(수원새날치과 직원), 도진욱(KT 직원), 이영숙(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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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목소리를 내주는 것의 힘

은정이 어머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엄마들끼리 함께 식당에 가 얘기 나누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가 세월호 엄마들왔다고 수군거리며 손가락질 하는 거 같았다. 그럼 다시 할 말을 못하고 수그러들었다.

"엄마들이 용기를 내서 지역에 봉사를 다니기로 했어요. 운동회나 어르신들 행사에 떡을 해들고 찾아갔죠."

그런 어머니들을 제일 먼저 맞아주는 말은 분위기 망치려고 왔냐, 왜 왔냐는 말이었다.

"어르신 우리 원래 이렇게 봉사하며 살아왔어요."
"그래? 그럼 얼마 받았냐?" 
"어르신, 아무리 악한 사람에게도 그리 말씀하는 거 아닙니다."

이런 상처를 받을 때마다 곁에서 만류하는 목소리들이 또 들려왔지만 옆에 호성이 엄마가 나가서 혼자 당하는 것을 지켜 볼 순 없는 노릇이었다.

3월16일에 열린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 촛불집회에서는 세월호 소식과 시민 발언, 그리고 공연이 이어졌다. 상단 좌측부터 매탄동지역아동센터직원들, 윤진영(수원일하는여성회),조익현(토목,스탭)님과 자녀분들, 그리고 공연해주시는 김현숙(빛샘음악학원장) 님.
▲ 3월16일에 열린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 촛불집회에서는 세월호 소식과 시민 발언, 그리고 공연이 이어졌다. 상단 좌측부터 매탄동지역아동센터직원들, 윤진영(수원일하는여성회),조익현(토목,스탭)님과 자녀분들, 그리고 공연해주시는 김현숙(빛샘음악학원장)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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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형이 고모님은 세 분 중에 가장 어렸다. 준형이가 떠나면서 내게 이렇게 좋은 언니들을 주고 갔다고 자랑한 고모님은 울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던 지난 날을 잠시 얘기했다. 그러다 광주에 갔을 때 새댁이 되자 마자 남편을 잃어버린 518 어머니가 당신께 말 걸어오신 순간을 전하셨다.

"너무 어리다.. 앞으로 오십 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어떡하냐." 
"눈물이 안나요, 어머니."
"그럼 안되지. 소리내서 우는 거부터 배워야 쓰겄네.."

저도 세월호 가족이에요.  사랑방에 모인 모두가 자신을 소개를 한 뒤 자기 안의 세월호에 대해 이야기했다.
▲ 저도 세월호 가족이에요. 사랑방에 모인 모두가 자신을 소개를 한 뒤 자기 안의 세월호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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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강사였던 준형이 고모님께 어느 날 한 아이가 다가왔다.

"선생님 눈이 너무 슬퍼요."

그제야 격한 감정을 누르지 못하고 터진 눈물에 미친 듯이 울었다는 고모님의 이야기에 사랑방에 모인 사람들도 참지 못했다.

"몇 년이 지나서야 동문회 밴드에 우리 아들 봐주세요라는 글을 올렸어요. 그랬더니 먼저 말해줘서 고맙다는 댓글이 달렸어요."

유가족이라는 딱지는 늘 환청처럼 엄마들을 괴롭혀왔다. 무엇보다 먼저 살폈어야 할 가장 가까운 곳의 갈등을 사회와 국가는 모른 체하고 있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의 모습 영통구청 앞 미관광장에서 매월 16일 열리는 세월호 촛불. 밴드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을 검색하면 일정을 알 수 있다. (타임랩스촬영)
▲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의 모습 영통구청 앞 미관광장에서 매월 16일 열리는 세월호 촛불. 밴드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을 검색하면 일정을 알 수 있다. (타임랩스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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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에 모인 세월호 식구들 모두가 한바탕 울고 나자 다시 기운이 났다. 준형이 고모처럼 예쁜동생이 생긴 언니들도 좋다고 말했다. 어머니들 뿐 아니라 아버지들도 공예품 만들기와 바깥 활동을 계속 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었다.

416연대 안순호 공동대표는 이렇게 지역에서 목소리를 함께 하고 있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이 기운이 난다며 더 많은 연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먼저 다가갈 용기는 어머니, 아버지들 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안 대표는 또, 안산에 생명안전공원이 들어서면 도서관과 치유센터 같은 공공시설들이 함께 오니 생명안전공원 건립이 안산의 큰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김희옥 사무장은 416연대를 통해 어머니 아버지들과 함께 하는 공예나 간담회를 많이 신청해 주길 바랬다.아울러 생명안전공원에 약속의 이름을 새기고 싶은 분들은 416재단에 와서 참가비를 내고 신청하면 된다고 광고했다. (http://416foundation.org/)

416연대 회원 소식지, 2018년 2월호 416 연대는 사실상 무능한 정부와 국회가 만들어낸 산물이라 할 수 있다.
▲ 416연대 회원 소식지, 2018년 2월호 416 연대는 사실상 무능한 정부와 국회가 만들어낸 산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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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수원시민 공동행동 대표를 맡고 있는 유주호씨는 이번 4월 16일 합동 영결식을 기점으로 사라지는 안산분향소를 언급하며, 이것이 세월호 진실규명이 잘 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어 세월호 4주기를 맞이하는 수원에서는 3월 30일, 저녁 7시 30분에 수원시청 대강당에선 노란리본 극단의 유쾌한 연극이 열린며, 4주기를 함께 하고 싶은 시민들은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 밴드'를 검색해 들어오면 자세한 소식을 알 수 있다고 광고했다.

웃고 싶을 땐 크게 웃으래요!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는 그 날까지 함께하겠다는 많은 수원 시민들 중 일부
▲ 웃고 싶을 땐 크게 웃으래요!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는 그 날까지 함께하겠다는 많은 수원 시민들 중 일부
ⓒ 416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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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깊은 자리에 함께한 수원 시민들은 선물을 나누며 사진을 찍었다. 늘 뭔가를 준비해주시는 이영숙 선생님은 시계를 준비해주셨고, 수원의료사협 직원 이주화씨는 새날한의원에서 가져온 건강탕을 준비해주셨다.

준형이 큰고모님은 강정 마을에 갔다 어떤 할머니께서 알려준 신나게 사는 비법을 공개했다.

"맛있는 거 맛있게 먹고, 웃고 싶을 때 크게 웃어. 그러고 싸울 때도 신나게 싸워."

매여울 사랑방에 모인 시민들은, 그래서, 활짝 웃는 사진으로 그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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