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날 생일을 맞은 아이스하키 팀 이재웅 선수의 발언을 들으며 웃음을 내보이고 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날 생일을 맞은 아이스하키 팀 이재웅 선수의 발언을 들으며 웃음을 내보이고 있다. ⓒ 소중한


"(휠체어)컬링 선수들도 잘하셨어요."

17일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진행된 강릉 올림픽파크의 코리아 하우스. 18일 평창동계패럴림픽 폐회식을 앞두고 선수들을 치하하기 위한 이 자리에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격려사를 하기 위해 연단 위로 올랐다. 그러더니 방민자, 서순석, 정승원, 차재관, 이동하 이렇게 휠체어컬링 선수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언급했다.

이날 휠체어컬링 팀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캐나다에 패하며 4위에 이름을 올렸다(관련기사 : 두 '마술사'의 눈물, 오벤저스 덕분에 행복했다). 같은 날 아이스하키 팀이 동메달을 거머쥐고, 크로스컨트리스키의 신의현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휠체어컬링 팀의 분위기는 다소 침체돼 있었다. 도 장관은 이날 한국 선수단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신의현 선수와 아이스하키 팀을 축하한 뒤, 오랜 시간을 들여 휠체어컬링 팀을 위로하고 치켜세웠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아이스하키 팀 정승환 선수(왼쪽)와 휠체어컬링 팀 차재관, 서순석, 이동하 선수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아이스하키 팀 정승환 선수(왼쪽)와 휠체어컬링 팀 차재관, 서순석, 이동하 선수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소중한


"정진완 (선수단) 총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자로 잰 듯이 던지기 때문에 방민'자'라고. 그리고 정말 이름 그대로 순수한 돌을 던지는 '순석', 서순석. 그러니까 스킵을 바꾸자는 요구도 받아주시고, 그리고 팀 전체를 위해 하나 되는 마음으로 팀을 끌어가 주시고. 앞으로도 그러실 거라고 생각해요."

도 장관의 아재(?)개그가 섞인 위로에 행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휠체어컬링 팀도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아재개그는 계속됐다.

"그리고 하우스 안에, 원 안에 집어넣는 거니까 정승'원'이라고 했어요. 그리고 반드시 승리의 월계관을 다시 쓰게 될 거라고 해서 '재관', 차재관이라고 했어요. (마지막으로) 하하하 웃는 날이 반드시 올 거라고 해서 이동'하'라고 했습니다."

이어 도 장관은 "컬링 팀 정말 잘하셨다. 우리는 진짜 그렇게 생각한다"라며 "정승원 선수 휠체어 루틴 카드에 '그동안 우리가 흘린 피눈물을 잊지 말자'라고 써놨다고 한다. 대한민국 정부도 여러분들이 흘린 피눈물을 잊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아이스하키 팀 유만균, 장종호 선수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아이스하키 팀 유만균, 장종호 선수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소중한


"국가는 여러분을 잊지 않겠다"

별다른 원고 없이 연단에 오른 도 장관은 신의현 선수를 응원하러 갔다가 생긴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며칠 전 크로스컨트리 경기를 응원하러 갔는데 앞줄에 신의현 선수 어머니, 아버지, 아들, 딸, 부인 이렇게 앉아 계셨어요. 뒷줄엔 대통령님, 여사님, 저 이렇게 앉아 있었고요. 선수들이 내려오다가 넘어지는 걸 보고 신의현 선수의 딸이 '아이고, 저걸 어떻게 해'라고 말하니까 부인이 '괜찮아. 아빠는 더 많이 넘어졌어. 넘어졌으니까 여기까지 온 거야' 그렇게 말하더군요. 그 말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제가 얼른 적었어요. 그 말 속엔 우리가 지금까지 걸어오고 헤쳐 온 삶이 함축돼 있었습니다."

도 장관은 아이스하키 팀을 향해선 "열정이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고 했는데, 여러분의 열정과 도전이 국민들을 움직였고, 대통령을 달려오시게 했고, 그리고 그 자리에 모인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함성으로 대한민국을 외치게 만들었다"라며 "여러분 정말 대단하다. 고맙다"라고 감사의 말을 남겼다(관련기사 : 무릎 굽힌 문 대통령 '포옹'에, 선수와 관중들 반응은?).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행사 도중 상영된 패럴림픽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행사 도중 상영된 패럴림픽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 소중한


도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선수들의 모습이 담긴 패럴림픽 하이라이트 영상이 상영되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도 장관은 "(패럴림픽 선수들이) 새로운 운명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일 폐회식이 있다. 폐회식 여러 공연 중 '도당살풀이'라는 춤 공연이 있다. 살이라는 건 우리가 사는 동안 부딪히는 나쁜 기운을 말한다"라며 "그 살 중엔 '곡각살'이란 게 있다. 뼈가 부러지고 팔다리를 잃는 그런 흉살인데, 그 운명을 좋은 운명으로 바꿔달라고 기원하는 춤이 도당살풀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도 장관은 "여러분은 스포츠로 운명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며 "251만 명 장애를 갖고 있는 많은 분들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1000만 명 장애인 가족에게 희망을 줬다"라고 강조했다.

또 도 장관은 "올림픽을 통해 이 땅에 평화가 실현되면서 국가의 운명을 바꿨고 치유의 패럴림픽을 통해 새로운 운명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라며 "그래서 여러분께 감사하다. 국가는 이걸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스노보드 박항승 선수가 행사 도중 박수를 치고 있다. 박 선수는 교통사고로 오른팔과 오른다리를 잃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스노보드 박항승 선수가 행사 도중 박수를 치고 있다. 박 선수는 교통사고로 오른팔과 오른다리를 잃었다. ⓒ 소중한


마지막으로 도 장관은 "'모든 꽃은 자기 내면으로부터 스스로를 축복하며 핀다'는 시의 한 구절이 있다"라며 "스스로 운명을 바꿔 가는 여러분도 그 꽃처럼 스스로를 축복하며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여러분은 이미 인생의 금메달을 딴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인생이 아름답게 꽃필 수 있도록 저희도 지원하겠다"라며 "그리고 여러분이 훌륭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평등하고 따뜻한 세상, 동행하는 세상,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도록 있는 힘을 다해 지원하고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18일 경기가 남은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스키 선수들을 제외한 선수들이 자리해 그동안의 피로를 푸는 시간을 가졌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모든 선수들에게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메달을 선물했다. 

팽창패럴림픽 폐회식은 18일 오후 8시 평창 올림픽플라자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진행된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모든 선수들에게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메달을 선물했다. 이날 대표로 메달을 받은 휠체어컬링 방민자(왼쪽), 아이스하키 한민수 선수의 메달.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모든 선수들에게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메달을 선물했다. 이날 대표로 메달을 받은 휠체어컬링 방민자(왼쪽), 아이스하키 한민수 선수의 메달. ⓒ 소중한



평창 패럴림픽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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