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2018 시즌 예상 타순과 투수진

KIA 타이거즈 2018 시즌 예상 타순과 투수진 ⓒ 양형석


삼성 라이온즈는 KBO리그 출범 후 총 17번의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총 7번의 우승을 차지했다(1985년 통합우승 제외). 그리고 KIA 타이거즈(해태 타이거즈 포함)와 두산 베어스(OB 베어스 포함)가 11회 진출로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 횟수(11회)는 타이거즈가 전 구단을 통틀어 가장 많다. 타이거즈는 통산 11번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 아직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정규 리그에서 몇 등을 하든 일단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으면 '무적'이 된다는 뜻이다.

작년 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20승 듀오'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 팀 타율 .302에 빛나는 강력한 타선을 앞세워 8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KIA는 한국시리즈에서 3연패를 노리던 두산을 4승1패로 가볍게 제압했다. 물론 2차전에서 완봉승, 5차전 세이브를 기록한 한국시리즈 MVP 양현종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선발 4인방(양현종, 헥터, 팻 딘, 임기영)이 모두 승리 투수가 됐을 정도로 KIA는 투타에서 모두 두산을 압도했다.

사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팀은 애써 큰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 가지고 있는 전력만 잘 유지해도 충분히 우승후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KIA 역시 내부FA 김주찬을 잡고 광주 출신의 베테랑 정성훈을 15년 만에 재영입한 것을 제외하면 선수단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지금의 전력으로도 충분히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릴 만한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투수: 3년째 가동되는 최강 원투펀치, 불펜만 안정된다면...

KIA가 자랑하는 최강 원투펀치 양현종과 헥터는 지난 2년 동안 802이닝을 던지며 65승을 합작했다. 지금은 갈라선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kt위즈), 장원준과 승수는 같지만 이닝은 100이닝 이상 많이 소화했다. 그리고 KIA팬들에게 가장 반가운 사실은 헥터가 200만 달러, 양현종이 23억 원에 재계약하면서 이 대단한 원투펀치가 올해도 정상가동 된다는 점이다. 정규리그 3연전에서 헥터와 양현종을 동시에 만나야 하는 팀은 아마 스스로를 대단히 불행하다고 여길 것이다.

원투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복을 보이며 9승7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했던 3선발 팻 딘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좋은 투구를 이어가다가 한 순간에 무너지며 성적이 떨어지던 작년 시즌의 실수만 반복하지 않는다면 이미 KBO리그를 경험한 팻 딘은 분명 작년보다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탄탄한 선발 트로이카에 비해 4, 5선발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많은 의문부호를 달고 출발한다. 작년 시즌의 신데렐라 임기영이 가벼운 어깨통증으로 개막 엔트리 합류가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KIA로서는 또 다른 신데렐라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시범경기를 통해 '예비역 콤비' 박정수와 문경찬, 만년 유망주 홍건희, 좌완 정용운과 임기준, 작년 데뷔전 선발승을 따냈던 이민우 중에서 옥석을 가려낼 예정이다.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40대의 임창용 대신 2016년 세이브왕 출신의 강속구투수 김세현이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맞는다는 것은 KIA불펜이 작년과 비교해 가장 달라진 부분이다. 작년 KIA 이적 후 2패 8세이브 3.43, 한국시리즈에서는2세이브1홀드 0.00으로 안정된 투구를 과시했던 김세현이 올해도 위력적인 구위를 이어 간다면 KIA불펜은 작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작년 불펜 평균자책점 5.71을 기록한 KIA는 올해 확실한 필승조를 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작년 마무리를 오가며 7승을 기록했던 우완 김윤동과 팀 내 최다 홀드(11개)를 기록했던 좌완 심동섭, 그리고 KBO리그 최초로 120승 250세이브를 기록한 임창용이 이기는 경기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통증 없이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윤석민이 시즌 중반에 합류한다면 KIA불펜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KIA 마무리로 나선 김윤동 13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9회초 KIA 마무리 투수로 나선 김윤동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8.3.13

▲ KIA 마무리로 나선 김윤동 13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9회초 KIA 마무리 투수로 나선 김윤동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8.3.13 ⓒ 연합뉴스


타선: 팀 타율 .302의 타선, 손 볼 필요가 없었다

규정타석을 채운 3할타자가 7명이었고 9번타자 김선빈의 타율이 .370이었다. KIA는 작년 정규리그에서 팀 타율(.302)과 팀 득점(906점), 팀 안타(1554개), 팀 타점(868개)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작년의 전력을 잘 지키기만 해도 KIA는 올해도 10개 구단에서 가장 강력한 타선을 뽐낼 수 있다. 그리고 일찌감치 FA시장에서 철수하고 집안단속에 나선 KIA는 작년의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작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김선빈이나 이명기, 나지완 등은 작년의 성적을 유지만 해줘도 감지덕지다. 하지만 한국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아 중심타선에서 시즌을 시작할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는 작년을 능가하는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전반기 타율 .266에서 후반기 타율 .360으로 대반전을 보여주며 기어이 시즌 3할 타율을 채운 김주찬 역시 건강만 보장된다면 성적에 대한 의심을 지워도 되는 든든한 선수다.

KIA는 지난 1월 18일 LG에서 방출된 프로 20년 차의 노장 정성훈을 영입했다. 사실 서동욱, 최원준 같은 1루 백업들이 풍부한 KIA에서 정성훈은 썩 급하게 영입해야 할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정성훈이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후배들을 이끌어 주는 멘토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2014년부터 1루수로 전향했던 정성훈은 KIA 이적 후 3루 훈련을 소화하며 유사시 이범호의 백업으로도 활약할 예정이다.

작년과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는 KIA의 야수진에서 유일한 구멍(?)은 바로 김호령(경찰 야구단)이 빠진 외야 백업 자리다. 작년 시즌 KIA의 4번째 외야수로서 주전들의 체력을 관리해주고 경기 후반 수비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친 김호령의 공백은 의외로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KIA는 작년 11월 한기주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서 영입한 베테랑 외야수 이영욱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동점만드는 이명기 13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7회 말 2사, 2루 상황에서 KIA 이명기가 동점타를 치고 있다. 2018.3.13

▲ 동점만드는 이명기 13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7회 말 2사, 2루 상황에서 KIA 이명기가 동점타를 치고 있다. 2018.3.13 ⓒ 연합뉴스


주목할 선수: 강속구 유망주 한승혁, 미워도 다시 한 번

선수층이 그리 넓지 못한 KBO리그에서는 '강속구를 던지는 유망주는 끝까지 안고 가야 한다'는 불문률이 있다. 수년 동안 구단과 팬들에게 실망만 주더라도 어느 순간 투구요령이 생겨 제구가 잡히면 갑자기 위력적인 투수로 변모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2007년 프로 입단 후 10년 동안 '만년 유망주' 소리만 듣다가 작년 시즌 11년 만에 두산의 마무리 투수로 맹활약한 김강률이 좋은 예다.

KIA에도 같은 이유 때문에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강속구 유망주가 있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시속 155km를 넘나드는 강속구도 우습게 던지는 우완 투수 한승혁이 그 주인공이다. KIA는 한승혁을 최고의 투수 조련사로 불리는 선동열 감독 시절부터 주력 투수로 키우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지만 한승혁은 고질적인 제구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7년 동안 7승15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한승혁은 작년 시즌에도 시범경기에서 시속 157km의 강속구로 5경기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유력한 마무리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특유의 제구불안은 여전했고 결국 1승1패1세이브3홀드 7.15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7년을 기다려온 KIA팬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고 김기태 감독 역시 한승혁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7년을 속았지만(?) 한승혁은 올해도 KIA 불펜의 기대주로 꼽힌다. 150km의 강속구를 원하는 곳으로 던질 수만 있다면 분명 KIA 마운드에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그랬던 것처럼 올해도 이미 스프링캠프에서 시속 151km를 던졌다는 소식을 전해 왔던 만년 유망주 한승혁. KIA팬들은 올해도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마음으로 한승혁의 성장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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