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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변쪽으로 기울어진 데크로드 기둥. 데크로드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대로 받쳐놨다.
 수변쪽으로 기울어진 데크로드 기둥. 데크로드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대로 받쳐놨다.
ⓒ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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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이 백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조성하고 있는 예당저수지 느린호수길.

수백m에 걸쳐 데크를 받치고 있는 기둥이 심하게 기울어지면서 붕괴될 위험에 처해 '부실공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욱이 이런 광경이 도로변에서 훤히 내려다 보여, 이곳을 지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며 의문을 제기하는 형국이다.

예당저수지의 관광이미지까지 먹칠한 군과 서로 '네탓 공방'을 하는 설계사와 시공사 모두 책임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군이 설계사·시공사와 진행하는 자체조사도 논란거리다. 제대로 원인을 규명하고 나머지 구간에 대한 불안감도 해소하기 위해선, '셀프조사'가 아니라 공신력을 가진 기관에 맡겨 전수조사와 안전진단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에 따르면 지난 2016년 8월부터 국비 127억3100만 원을 들여 응봉 후사리~대흥 동서리를 잇는 예당저수지 둘레 4.49㎞에 폭 2~3m의 데크로드(수변산책로)를 만들고 있다.

저수지 바닥에 4.14~11.9m 깊이의 철제 H빔을 수직으로 박아 여기에 복합소재기둥을 연결한 뒤, 그 위에 목재데크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난달 초, 공사가 완료된 1.5km 가운데 할머니어죽집 앞에서 조각공원쪽으로 350여m 구간에서 데크를 받치고 있는 기둥이 수변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진 모습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기둥과 데크를 결속한 부분도 틀어져 버렸고, 데크로드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대를 설치하는 지경이 됐다.

군 관계자는 "얼음이 얼 때 부피가 팽창해 생기는 빙압(氷壓)이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설계사, 시공사와 함께 자체조사를 한 뒤 재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물이 들어차 그 속을 들여다 볼 수 없어 저수율이 떨어질 때까지 '부실 원인'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또 재시공도 어려워 오는 11월로 예정됐던 준공시기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사이 군과 자체조사를 하는 설계사와 시공사는 책임을 미루는 모양새다.

설계사인 ㅊ기술단 상무는 "전체 데크로드가 완전히 연결되지 않아 힘을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양 끝을 고정하는 시설을 하지 않고 시공해 빙압으로 기둥이 기울어졌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시공사인 ㅁ토건 현장소장은 "일부러 부실시공을 하는 업체가 있겠느냐"며 "시방서에 적합하게 시공했다"고 항변했다.

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ㅊ기술단이 작성한 시방서에는 데크로드를 부분적으로 시공할 때 고정시설을 하라는 내용은 없다"며 "설계와 시공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 이아무개씨는 "황선봉 군수까지 나서 예당저수지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홍보하고 있는 사업도 이 모양"이라며 "ㅊ기술단이 설계에 참여한 예당저수지 출렁다리는 이상이 없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가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부실공사, #예당저수지, #느린호수길, #데크,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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