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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4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다. 아이들과 함께 나와 연대를 외치는 한 참가자의 모습.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4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다. 아이들과 함께 나와 연대를 외치는 한 참가자의 모습.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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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사회는 #me_too(미투) 운동과 함께 변화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110년 전 미국 여성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연대가 세계 여성의 날로 이어진 것처럼 대한민국에서 #me_too 운동의 확산이 가리키는 방향도 명확합니다. #me_too 운동은 우리를 성 평등과 여성인권이 실현되는 사회, 모두가 존엄한 사회로 나가자고 이끌고 있습니다.

저도 촛불 시민의 한 사람이자 대통령으로서 사명감을 느낍니다. 정부는 법제도 개선을 포함해 성차별적인 사회구조를 개선하고 사회 곳곳에서 실질적 성평등이 이루어지도록, 용기 있는 행동에 호응하는 분명한 변화를 만들어내겠습니다."

4일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다. 검은색·보라색 등 의상을 입고 '미투(#Me_Too 나도 고발한다), 위드유(#With_You 당신과 함께하겠다)'는 손글씨 피켓을 든 사람들이 모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였다. 한국여성단체연합에 따르면 이날 제34회 한국여성대회에는 작년보다 1000여 명 증가한 3000여 명 정도가 참석했다.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4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다. 연대를 외치는 참가자들의 모습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4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다. 연대를 외치는 참가자들의 모습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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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문 대통령은 "2차 피해 보복 등 두려움에도 가슴 속 이야기를 꺼낸 피해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여러분의 용기 있는 행동은 성폭력이 민주주의와 공동체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임을 증언했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역량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열린 여성대회의 드레스 코드는 '검정·보라색'으로, 이는 여성의 날과 미투 운동에 대한 지지·연대를 뜻한다. 김수희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는 "보라색은 아주 오래 전부터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색깔로 사용돼 왔다. 검은색은 최근 나타난 미투 운동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새롭게 추가된 색"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오후 1시께에는 성폭력·성차별 피해자들이 단상에 서서 피해를 직접 밝히는 '말하고 소리쳐 바꾸자-3·8 샤우팅' 행사가 열렸다. 여기엔 남성 담임 교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10대 여학생, 남성 경찰로부터 상습 성추행을 당하는 후배 여경을 돕다가 오히려 인사 불이익 등 2차 피해를 입었다는 여경 등이 나와 발언했다.

남정숙 전 성균관대 교수도 발언자로 올랐다. 성균관대 재직 때 동료 교수에게 당한 성추행을 폭로했던 남 전 교수는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피해자의 원직 복직과 더불어 조직이 성추행 가해(자)를 관리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성별 넘어 남녀 하나된 행사... 참가자들 "페미니스트 교사들 응원"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4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다. 성평등 디딤돌 시상 모습.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4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다. 성평등 디딤돌 시상 모습.
ⓒ 정춘숙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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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4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다. 한 참가자가 국립국어원의 성차별적 정의를 바꾸라는 피켓을 들고 나왔다.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4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다. 한 참가자가 국립국어원의 성차별적 정의를 바꾸라는 피켓을 들고 나왔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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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선 '성평등 디딤돌 시상식'이 함께 열려 르노삼성자동차 성희롱 피해자 박아무개씨와 페미니스트 교사모임 최현희 교사, 문단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을 만든 '고발자5' 등 다섯 팀이 수상했다. 반면 여성을 뽑지 않으려 면접 순위를 조작한 한국가스안전공사, 여성혐오 콘텐츠를 조장·방조하는 아프리카TV, 주식회사 한샘 등은 5곳은 '성평등 걸림돌'로 뽑혔다.

여성 당대표인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30분 열린 민주당 여성대회에서 "촛불로 한 정권교체는 시작에 불과하다. 한국사회의 잘못된 성문화를 바꾸기 위한 목소리, 분출구가 이제 열렸다"며 "피해자들이 외롭지 않도록 민주당이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여성위도 성명을 내고 "야만의 시간을 넘어 성평등한 미래를 향한 변화를 위한 연대에 동참할 것"이라며 오는 6·13 지방선거 여성의원 비중 30% 이상 확대 등 정치권의 변화를 촉구했다.

20대 후반 여성 참석자인 한아무개씨는 이날 "미투 운동으로 인해 동력은 확실히 불탔던 것 같다. 다양한 단체, 많은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얘기할 수 있어 좋았다"며 "작년에 사회적으로 지금만큼 관심 받지 못한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피해자 분들이 이제라도 빛을 보게 돼 다행이었다. 그간 일부의 혐오·모욕을 받으며 힘드셨을 페미니스트 교사분들께도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여성들뿐 아니라 남성도 참석했다. 평소 여성 인권에 관심이 많은 김시운(25)씨는 이날 행사 후 거리 행진도 함께 하며 "성폭력·성차별이 단순히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사회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라는 걸 다들 강조하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참석자들은 행사 뒤 '성평등 헌법 개정', '성별임금격차 해소', '차별금지법 제정', '낙태죄 폐지' 등 구호를 외치며 광화문 일대를 행진했다.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4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다. 사회 속 먼지같이 퍼져있는 일상적 차별을 털고 있는 정춘숙 민주당 의원의 모습.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4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다. 사회 속 먼지같이 퍼져있는 일상적 차별을 털고 있는 정춘숙 민주당 의원의 모습.
ⓒ 정춘숙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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