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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구미시 구미역 뒷편 광장에 1일 시민들의 모금으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경북 구미시 구미역 뒷편 광장에 1일 시민들의 모금으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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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야기가 사라지기 전에, 우리가 죽기 전에 말하라. 일본 정부여! 위안부 여성들에게 미안하다고 나에게 말하라. 나에게, 나에게, 나에게! 말하라. 미안하다고 말하라. 미안하다고..."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중)

열네 살 혜경이가 눈시울을 붉히며 "일본은 할머님들에게 '미안했다, 진심으로 미안했다'라고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께 드리는 편지에서였다. 

구미시민 1100여 명의 모금으로 '평화의 소녀상' 세워 

 김혜경 학생과 가족들이 1일 오전 구미역 뒷편 광장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위안부 할머니들께 드리는 편지를 읽고 있다.
 김혜경 학생과 가족들이 1일 오전 구미역 뒷편 광장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위안부 할머니들께 드리는 편지를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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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민들의 정성으로 만든 '평화의 소녀상'이 3.1절 99주년인 1일 구미역 뒤편 광장에 세워졌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운동에 참여했던 시민과 학생 등 250여 명은 이날 오전 광장에 모여 소녀상 제막식을 갖고 평화의 행진을 벌였다. 소녀상 제막식에는 일본군 위안부 출신인 이용수 할머니와 김요나단·전대환 건립추진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제막식 첫 행사에 앞서 식전공연에 참여한 구미시니어클럽 합창단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제 꽃반지 끼고 오랫동안 사셨으면 한다"며 노래 '꽃 반지 끼고'와 '사노라면'을 합창했다.

 구미 현일고 뮤지컬 동아리 학생들이 1일 오전 구미역 뒷편 광장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앞서 위안부 할머니를 소재로 한 뮤지컬을 하고 있다.
 구미 현일고 뮤지컬 동아리 학생들이 1일 오전 구미역 뒷편 광장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앞서 위안부 할머니를 소재로 한 뮤지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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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일고 뮤지컬동아리 '페르소나' 학생들은 직접 제작한 <발자국> 뮤지컬을 통해 일제 강점기 조용한 시골마을의 소녀가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갔다가 돌아오는 이야기를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나대활 구미YMCA 사무총장은 "지난해 6월 청소년YMCA에서 구미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제안해 12월부터 모금캠페인을 벌여 45개 시민단체와 1100여 명의 시민들이 3500여 만 원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1월 작품을 선정하고 설치장소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 오늘 이 장소에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대환 공동대표는 "지난 2015년 한국정부는 일본으로부터 돈 몇 푼을 받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했다"며 "하지만 70여 년 전 어린 소녀의 몸으로 강제로 전쟁터에 끌려가 차마 인간으로서 상상하지 못할 온갖 고초를 겪으신 피해자 어르신들은 돈의 마수를 물리치셨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이어 "어르신들은 돈보다 인간의 가치가 더 귀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치셨다"면서 "이제 어르신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날마다 우리 자신을 성찰하기 위해 이 자리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눈시울 붉힌 이용수 할머니 "내가 역사의 산 증인"

 일본군 위안부 출신 이용수 할머니가 1일 구미역 뒷편 광장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목에 꽃다발을 걸어주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출신 이용수 할머니가 1일 구미역 뒷편 광장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목에 꽃다발을 걸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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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전 구미역 뒷편 광장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에 이용수 할머니가 목도리를 매주고 있다.
 1일 오전 구미역 뒷편 광장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에 이용수 할머니가 목도리를 매주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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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이 얼굴을 드러내자 제일 먼저 다가간 이용수(91) 할머니는 소녀상의 얼굴을 쓰다듬고 볼에 뽀뽀를 했다. 소녀상의 목에 화환을 걸어준 이용수 할머니는 "하늘에서 할머니들이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라며 "이제 구미시민들이 너를 지켜줄 거야. 외롭지 않을 거야"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용수 할머니는 "내가 역사의 산 증인이다. 14살 나이에 자다가 밤에 일본군에 끌려갔다"면서 "군인 방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전기고문도 당했다. 지금까지 전신이 저리고 아픈데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여러분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은 '너희는 돈 벌러 갔다. 위안부다'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지만 내 이름은 위안부가 아니라 '이용수'"라며 "아직까지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어린 학생들이 모금을 해서 소녀상을 세워줘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소녀상의 머리에 모자를 씌워주고 목도리를 해준 학생들은 할머니의 손을 잡고 '고향의 봄' 노래를 불렀다. 또 백유경 학생과 김성식 학생, 구미시민 박경영씨는 '우리가 생각하는 인권선언문'을 낭독했다.

 1일 오전 구미역 뒷편 광장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참석한 한 어린이가 위안부 할머니를 잊지 않겠다는 내용을 적은 천을 소나무에 묶고 있다.
 1일 오전 구미역 뒷편 광장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참석한 한 어린이가 위안부 할머니를 잊지 않겠다는 내용을 적은 천을 소나무에 묶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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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구미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은 경북 군위군 출신 이병준 작가가 이용수 할머니를 모델로 해 높이 160cm의 청동 소재로 했다. 소녀상 옆에는 작은 통나무 의자와 벗은 신발 한 켤레 조각품도 함께 설치됐고 모금운동에 동참한 시민들의 이름이 새겨진 명패가 곧 들어설 예정이다.

이번 구미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면서 대구와 경상북도에는 모두 9개의 소녀상이 세워지게 됐다. 대구에는 2.28기념중앙공원 앞과 남구 대구여상 내 소공원에 세워졌다. 경북에서는 지난 2015년 10월 군위군 사라온마을 숭덕관 앞에 처음 세워진 것을 시작으로 상주시 왕산공원, 안동시 웅부공원, 포항시 환호공원, 영천시 시립도서관 앞, 경산시 대구대 경산캠퍼스 학생회관 앞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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