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민은 SK 외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이었다. 적극적인 공격은 물론이고 KBO 리그 최상급으로 여겨지는 중견수 수비는 많은 SK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을 낮춰줬다. 비교적 좁은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의 외야를 누비며 '짐승'이라는 애정 어린 별명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김강민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룬 SK 왕조를 함께했다. 2010년에는 개인 최초로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0.317의 타율, 0.449의 장타율로 외야수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2014 시즌에는 0.302의 타율과 32개의 도루로 1번 타자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한 후 얻은 FA 자격으로 4년 총액 56억에 SK에 잔류했다. SK에서 몇 안되는 리드오프 자원임을 인정받아 큰 규모의 계약이 성사됐다.

그랬던 김강민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FA 직후 시즌인 2015년에는 시즌 시작과 동시에 찾아온 부상으로 96경기에만 출장했고 타율도 0.246에 그치며 실망감을 안겼다. 2016년에는 SK의 주장으로 임명되어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김강민이 돌아왔음을 알렸으나, 지난 해에는 개인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타율이 0.219로 2016년의 0.298과 비교하면 낙폭이 너무나도 가파르다.

어느새 30대 중반을 넘어선 김강민에게 육체적 한계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올 만 하다. 수비 능력은 명불허전이고, 가끔 대주자로도 출장해 두 자릿수 도루(10성공 4실패)를 성공하기도 했지만, SK가 김강민에게 바라는 바에는 한참 못 미쳤다.

김강민이 공격적인 타격을 시작한 2014년부터 적지 않은 삼진 숫자는 논란거리가 되어 왔으나 높은 타율로 극복해왔다. 허나 지난 시즌의 타석 대비 삼진 비율은 24.6%로 꾸준히 20% 이하를 유지해오던 것에 비해 너무 높았다.

SK 김강민 FA 이후 김강민의 활약이 아쉽다

▲ SK 김강민 FA 이후 김강민의 활약이 아쉽다 ⓒ SK 와이번스


김강민의 활약은 약해져가는데 비해, SK 와이번스의 외야수 자원들은 매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SK의 외야는 유망주들이 풍부해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이 행복한 고민을 하던 자리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SK에 합류한 노수광이 김강민이 해내던 1번 타자 자리를 충분히 메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실제로 지난해 개인 첫 규정타석을 채웠다. 김강민을 수비에서 활용하고자 노수광을 코너 외야수로 기용하는 것은 공격력이 아쉽다.

SK에서는 김동엽, 한동민, 로맥, 정의윤 등이 코너 외야 수비를 전담했고 몇몇은 지명타자 자리를 맡아야 했다. 이 선수들은 모두 20홈런은 물론이고 30홈런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펀치력을 가졌고, SK 와이번스의 홈런 군단에 큰 힘을 더한 바 있다.

나이도 김강민에 비해 한참 어리다. 김강민이 1982년생으로 올해 36세에 접어든 반면 한동민이나 김동엽은 아직 20대, 즉 최전성기를 맞을 시점이다.

심지어 타율 0.272를 기록한 조용호와 11개의 홈런을 쏘아올린 정진기도 벤치에서 대기하는 신세다. 이들은 타 팀 입장에서 충분히 탐이 날 만한 유망주들이다. 이런 외야 포화 상태에서, 수비라는 요소 하나만을 위해 김강민을 주전으로 기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2018 시즌, 김강민이 살아남는 방법은 분명하다.

SK 와이번스는 지난해 엄청난 장타력에 비해 빈약한 정확성이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팀 홈런이 234개로 2위 두산에 비해 56개나 많은데에 비해 팀 득점은 5위에 그쳤다. 결국 SK의 홈런이 비효율적이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시즌 후반 노수광이 살아나기 전까지 SK의 1번타자 자리는 부침을 겪었다. 만약 김강민의 정확성이 살아난다면, 아직까지 김강민은 SK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할 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재도약을 노리는 SK 김강민 김강민이 해야 할 역할은 분명하다

▲ 재도약을 노리는 SK 김강민 김강민이 해야 할 역할은 분명하다 ⓒ SK 와이번스


김강민은 SK 팬들에게 선수 한 명 이상의 의미다. SK 프랜차이즈로 남을 줄 알았던 선수들이 잇따라 이탈하는 상황에서 박정권-최정과 더불어 SK에 잔류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KBO 리그에서도 김강민의 수비력 하나는 아직까지 최상급이다. 또한 전체적으로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적은 SK 외야진에 있어 김강민이 가진 경험은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김강민은 2018 시즌을 앞두고 SK 와이번스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에 가장 먼저 도착해 몸을 빨리 만들었다. 김강민에게도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 김강민의 재도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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