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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의 한이 눈으로 내렸는지 위령제 전날 오후부터 내린 엄청난 눈은 위령제 날에도 제주를 마비시켰다.

69년 전 음력 12월 19일 새벽, 북촌리 마을 어귀 너븐숭이 비탈에서 무장대가 군 차량을 기습하여 군인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군인들이 마을로 들이닥쳐 온 마을에 불을 지르고, 주민들을 북촌국민학교 마당에 집결시켜 학살을 자행하다가 인근 밭으로 끌고 가 무차별한 사격으로 35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다음 날에는 인근 마을로 소개된 주민들도 수십 명이 희생되었다.

화해와 상생을 기원하는 방사탑 1948년 집단 학살된 너븐숭이 앞에 화해와 상생을 염원하는 방사탑앞에 답사단들이 평화를 기원하는 작은 박석들을 설치하였다 .
▲ 화해와 상생을 기원하는 방사탑 1948년 집단 학살된 너븐숭이 앞에 화해와 상생을 염원하는 방사탑앞에 답사단들이 평화를 기원하는 작은 박석들을 설치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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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앞서 음력 11월 16일에는 무장대의 습격에 대비하여 밤낮으로 보초를 서던 민보단원(마을청년) 24명이 마을 동녘 낸시빌레에서 집단학살을 당했다.

북촌리 마을은 군인과 경찰의 탄압을 피하여 가까운 인근 숲 속이나 동굴에 숨어 있다가 토벌대(군인과 경찰, 서북청년단)의 총에 맞아 죽기도 하고, 귀순하면 살려 준다는 전단을 보고 손들고 나왔다가 공권력의 잔혹한 고문으로 죄가 씌워져 집단으로 학살당하거나 바다에 수장되거나 혹은 제주 밖에 형무소로 보내어져 행방불명 되었다.

이름 없는 아기 무덤 1948년 집단 학살된 북촌리 마을 주변 너븐숭이에 비석없는 아기 돌무덤위에 노란 오리 장남감으로 영면하길 기원하고 있다
▲ 이름 없는 아기 무덤 1948년 집단 학살된 북촌리 마을 주변 너븐숭이에 비석없는 아기 돌무덤위에 노란 오리 장남감으로 영면하길 기원하고 있다
ⓒ 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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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한 죽음들이었건만 울음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입에 족쇄를 채워진 지 60여년 만인 2000년 1월에 여야 합의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2003년 10월 31일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하여 공권력의 잘못을 사과함으로써 4·3의 진실이 역사의 조명을 받게 되었다.

북촌리 69주년 위령제에 참석한 관계자 왼쪽부터 김우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장정언 전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 고경실 제주시장, 안동우 제주특별자치도 부지사,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 북촌리 69주년 위령제에 참석한 관계자 왼쪽부터 김우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장정언 전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 고경실 제주시장, 안동우 제주특별자치도 부지사,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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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눈발이 난리는 가운데 진행된 북촌리 위령제는 유족들이 지내는 고사로 시작해 개회 선언, 국민의례, 경과보고, 고유문, 주제사와 추도사, 헌화와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이승찬 제주4·3희생자 북촌리 유족회장은 고유문에서 "4·3 70주년이 도래하고 있다. 정의의 역사, 진실의 역사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철칙을 문재인 정부가 대변하고 있으며, 암울한 4·3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내어 이 땅 위에 화해와 상생이 충만한 평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했다.  
제주4.3 북촌희생자 합동 위령제 4.3 북촌리 집단 학살에 대한 69주년 합동위령제가 열리고 있다. 백발이 허연 어르신의 머리에 역사의 아품이 뚜렷하다
▲ 제주4.3 북촌희생자 합동 위령제 4.3 북촌리 집단 학살에 대한 69주년 합동위령제가 열리고 있다. 백발이 허연 어르신의 머리에 역사의 아품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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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철 북촌리장은 주제사에서 "1949년 이후 북촌의 어머니들은 보금자리인 전 가옥이 전소되고 무남촌(남자가 없는 마을)으로 불릴 정도로 파괴된 이 마을을 거친 바다와 척박한 농토를 일구며 지키고 일으켜 세웠다"며 "69년 전 동짓달 섣달에 공권력의 총칼 아래 스러져간 443위의 영령들의 영면"을 기원하였다.

군과 경찰의 토벌대가 북촌 주민 400여 명을 무차별 학살하고 가옥을 불태운 학살 현장은 소설가 현기영의 <순이삼촌>의 무대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이날 오전 11시에는 북촌리와 같은 날 90여 명이 무차별 총살당한 데 이어 소개령으로 이주한 주민 47명이 참사를 겪은 구좌읍 동복리에서도 제주 4·3 동복리 희생자 유족회(회장 부양진)의 주최로 위령제가 열렸다.

올해는 제주4·3이 발발한 지 70주년 되는 해로 4·3이후 처음으로 제주를 벗어나 광화문 광장에서 4·3광화문문화제(4월 7일)를 진행하며,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3월 30일부터 6월10일까지 '제주4·3 70주년 특별전'이 진행된다. 그리고 미군정시기에 이루어진 4·3학살의 진실에 대한 미국의 책임 인정과 사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진행하고 있는데 온라인으로 한글 서명은  http://goo.gl/GsgDpo에서, 영문 서명은 http://bit.ly/2ijyQa0 에서 참여할 수 있다.

제주도민들은 제주4.3이 대한민국 역사임을 외치며 70주년의 의미를 기리는 사업들을 하고 있다.

제69주년 북촌 합동위령제 후 니븐순이기념관 앞에선 관계자들  박찬식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운영위원장, 허영선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상임공동대표, 김은희 제주4,3연구소 연구실장, 김유정 제주4,3연구소 연구원, 박진우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사무처장
▲ 제69주년 북촌 합동위령제 후 니븐순이기념관 앞에선 관계자들 박찬식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운영위원장, 허영선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상임공동대표, 김은희 제주4,3연구소 연구실장, 김유정 제주4,3연구소 연구원, 박진우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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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를 지키고자 노력한다. 특히 헌법에 보장된 권리인 정의의 실현은 민주주의의 기초라 생각하며 이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실천하는 노력이 역사를 바꾸는 힘이 될 것이며,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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