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 외치는 '올림픽 출전 좌절' 스키 선수들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로 훈련했으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경성현(왼쪽부터), 김설경, 김현태 선수가 올림픽 개막을 닷새 앞둔 4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서 옥외 집회를 하던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선수 또는 선수 가족들은 협회로부터 미리 전달받은 올림픽 유니폼을 입고 시위에 나섰다. 탈락 선수들은 "경성현은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까지 참석한 뒤에야 올림픽 출전 불가 사실을 알게 되는 등 선발 과정에 매끄럽지 못했고, 선수 선발의 공정성도 의심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 구호 외치는 '올림픽 출전 좌절' 스키 선수들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로 훈련했으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경성현(왼쪽부터), 김설경, 김현태 선수가 올림픽 개막을 닷새 앞둔 4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서 옥외 집회를 하던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선수 또는 선수 가족들은 협회로부터 미리 전달받은 올림픽 유니폼을 입고 시위에 나섰다. 탈락 선수들은 "경성현은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까지 참석한 뒤에야 올림픽 출전 불가 사실을 알게 되는 등 선발 과정에 매끄럽지 못했고, 선수 선발의 공정성도 의심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 연합뉴스


대한스키협회의 행정 실수로 인해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알파인 스키 선수 5명은 지난 4일부터 평창에서 옥외집회를 이어가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관련 기사 : 올림픽 좌절 경성현 "해명도 않는 협회, 선수가 바보냐").

여기에 자력으로 평창 쿼터를 획득한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국가대표 1호 김광진 (23·단국대) 선수는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 후 평창 출전을 위해 회복에 주력하고 있었지만 협회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출전이 좌절됐다(관련 기사 : 김광진 선수 "출전불가만큼 어이없는 스키협회 거짓말"). 선수들은 안방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4년간 준비했지만 한순간에 꿈의 무대에서 뛸 기회를 잃었고 선수와 협회간 갈등은 극에 달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지만 사태는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알파인 스키 선수들은 지난 4일부터 체감온도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평창 개폐막식장 근처 거리로 나와 집회를 열고 있다. 올림픽을 앞두고 생애 최고의 무대를 준비하고 있어야 할 선수들은 설원 위가 아닌 인도에서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까지 선수들의 억울함을 함께 호소했다.

기자는 6일 오전 대한스키협회 조은상 사무차장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 차장은 "현재 대한체육회와 함께 IOC에 추가 쿼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다음은 조은상 대한스키협회 사무차장과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 현재 옥외집회를 하고 있는 알파인스키 선수들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러시아 대표팀이 대회를 앞두고 추가 쿼터를 받은 전례를 얘기하고 있다. 연맹에서도 이 사안에 대해 확인을 해보았나.
"아직 국제스키연맹(아래 FIS)에 직접적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소치의 경우 러시아 알파인 스키 선수들이 이미 자력으로 출전권을 획득했기 때문에 개최국 쿼터를 사용하지 않고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추가 설명: 경성현 선수가 당시 러시아 측이 추가 쿼터를 받은 것과 관련한 자료를 제공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소치는 DRM(대회 등록회의를 일컫는 말)을 마친 후에도 국가 쿼터와 관련해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현재 연맹 측 설명에 따르면 FIS는 올림픽 알파인 스키 참가선수 기준을 랭킹 상위 320명으로 제한하고 있고, 지난달 23일 FIS가 확정해 공개한 올림픽 출전 랭킹에서 가장 높은 선수는 455위 정동현이었다. 러시아와는 달리 한국에는 자력으로 쿼터를 획득한 선수가 없으므로 러시아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하는 것이다. - 기자 말)

 현재 알파인스키 선수들이 집회를 하면서 주장하고 있는 러시아 추가 쿼터 관련 내용. 맨 하단부에 '소치 대회는 DRM 등록회의가 끝난 후에도 국가별 쿼터를 조정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현재 알파인스키 선수들이 집회를 하면서 주장하고 있는 러시아 추가 쿼터 관련 내용. 맨 하단부에 '소치 대회는 DRM 등록회의가 끝난 후에도 국가별 쿼터를 조정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 국제스키연맹(FIS)


- FIS와는 정확히 얼마나 얘기가 진행된 상황인가?
"우리 측은 추가 쿼터를 요구했고 FIS는 '규정상 더는 취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얘기했다. FIS는 전 세계적으로 320장의 올림픽 쿼터를 처음에 배분했다. 그중 다른 나라에서 쓰지 않겠다고 한 26장의 쿼터가 돌아왔다. 우리가 개최국이니 그것을 재분배할 때 알파인 전 경기에 다 출전할 수 있게 배려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FIS는 '규정상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이다. FIS는 320명에 대한 쿼터는 국제올림픽위원회(아래 IOC)에 소관이 있는 것이고 FIS는 규정대로 배분하는 역할만을 하기 때문에 IOC에 문의하라는 입장이다."

"IOC에 추가 쿼터 '공식 요청' 논의 중, 잘못한 직원은 징계받을 것"

- 6일 오전 <스포츠조선> 측 보도에 따르면, 대한스키협회가 'FIS의 평창올림픽 출전 쿼터 규정(영문)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고 했다. 또한 '협회 고위관계자가 국제변호사를 통해 얘기를 해본 결과 FIS의 올림픽 출전 쿼터 규정을 문제 삼는 것은 어렵고, 다른 방향으로 읍소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할 수는 있는데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부 얘기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현재 FIS에서 정한 쿼터 이외에 개최국으로서 IOC에도 추가 쿼터를 요청할지 대한체육회와 협의 및 검토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많이 참가해야 올림픽 붐도 조성이 되는데, 현재 티켓 판매도 저조한 상황이다. 우선 FIS에도 (요청을) 보냈지만, FIS에서 '쿼터 문제는 IOC 권한'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IOC에 추가적인 쿼터 요청을 보냈지만, 공식답변은 없는 상태고 구두상으로만 '불가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 결국 스키협회의 착오로 인해 생긴 일이다. 그렇다면 일을 잘못 진행한 관계자에 대해 협회에서는 징계절차 등을 고려하고 있나?
"협회와 FIS에서는 한국이 개최국으로서 취할 수 있는 쿼터는 4장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현재 일부에서는 기본 쿼터와 개최국 쿼터는 별개라고 하고 얘기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 쿼터는 남자·여자 모두 합해 2장, 그리고 이미 나온 개최국 쿼터 4장, 총합 6장을 취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해석상의 규정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 법률 검토를 끝냈고 결론적으로 6장을 주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을 내렸다. 협회 사무처가 향후 이런 규정해석 부분에 대해서 잘잘못이 있는지를 판단하고, 잘못이 있다면 나를 포함한 직원들이 징계를 받을 것이다."

-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알파인 스키 선수들과 김광진 선수는 협회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인해 입은 마음의 상처를 호소하며 분노하고 있다. 협회 차원에서 선수들을 한 곳에 불러 공식적인 사과와 해명을 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현재 일부 선수들이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 소송의 결과가 나오고 마무리가 된 후에 (선수들을) 만날 예정이다."

고개 숙인 스키협회, 고개 돌리는 선수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로 훈련했으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경성현, 김설경, 김현태 선수가 올림픽 개막을 닷새 앞둔 4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서 옥외 집회를 했다. 이날 집회에 선수 또는 선수 가족들은 협회로부터 미리 전달받은 올림픽 유니폼을 입고 시위에 나섰다. 탈락 선수들은 "경성현은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까지 참석한 뒤에야 올림픽 출전 불가 사실을 알게 되는 등 선발 과정에 매끄럽지 못했고, 선수 선발의 공정성도 의심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사진은 고개숙인 김종환 대한스키협회 총무이사(왼쪽)와 고개 돌리는 김현태(오른쪽) 선수.

▲ 고개 숙인 스키협회, 고개 돌리는 선수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로 훈련했으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경성현, 김설경, 김현태 선수가 올림픽 개막을 닷새 앞둔 4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서 옥외 집회를 했다. 이날 집회에 선수 또는 선수 가족들은 협회로부터 미리 전달받은 올림픽 유니폼을 입고 시위에 나섰다. 탈락 선수들은 "경성현은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까지 참석한 뒤에야 올림픽 출전 불가 사실을 알게 되는 등 선발 과정에 매끄럽지 못했고, 선수 선발의 공정성도 의심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사진은 고개숙인 김종환 대한스키협회 총무이사(왼쪽)와 고개 돌리는 김현태(오른쪽) 선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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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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