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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통영지청 검사가 30일 오후 JTBC뉴스룸에 출연해 검찰내 성추행 피해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서지현 통영지청 검사가 30일 오후 JTBC뉴스룸에 출연해 검찰내 성추행 피해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 JTBC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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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정정: 2월 3일 오전 11시]

"소위 말하는 '카더라' 통신에 의한 조직 구성원들의 수군거림으로 피해자는 발가벗겨집니다."

직장 내 성추행 사실을 고발한 서지현 검사 측이 근거 없는 소문 확산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아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실상 이를 방치하는 셈이다.

지난달 29일 서 검사가 검찰 내부 통신망(이프로스)에 과거 법무부 간부 안태근 전 검사로부터 성추행 사실을 고발해 파문이 일자, 조직 내부에선 몇 가지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 대부분 서 검사의 폭로 '의도'를 의심하는 내용이었다.

"피해자 보호해달라" 나흘 만에 공개 호소 

이런 식의 음해성 소문이 나흘째 떠돌자 서 검사 측은 공개 호소에 이르렀다. 그는 폭로 당일 저녁 jtbc <뉴스룸>에 출연한 것 외에 언론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린 상태였다. 하지만 검찰 내부자들에게서 나온 소문이 취재진에게 확산되고, 취재진이 서 검사 측에 소문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방식의 2차 피해가 지속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서 검사의 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는 1일 입장을 내고 "검사 서지현의 업무상 능력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발 없는 말이 되어 떠돌아다닌다"라며 "소속기관이 근거 없는 허위 소문의 확산을 차단하고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어 "검사 서지현의 업무상 능력을 객관적 자료로 말씀드리겠다"라며 서 검사의 근무 경력과 포상 경력, 사건 발생 당시인 서울북부지검 근무 경력을 쭉 나열했다. A4용지 한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이었다. 이어 그는 "근거 없는 소문은 피해자에게만 상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병폐를 견고히 하는 것임을 상기해달라"라고 강조했다.

하루 전에는 서 검사가 직접 호소하기도 했었다. 그는 변호인을 통해 취재진에게 전한 입장에서 "저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조직 내부, 외부에서 나오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이야기했을 때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라며 "폭력피해자에 대한 편견 깨기, 성폭력범죄에 대한 편견 깨기부터 시작되면 좋겠다"라고 했다.

검찰은 아직도 대책 '강구 중'

피해자 측이 공개 호소하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검찰은 아직 대책을 '강구'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호소하는 내용에 집중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라고만 설명했다. 언제쯤 대책이 마련될 수 있는지는 확답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발족한 '성추행 진상 규명 및 피해 회복을 위한 조사단' 역시 나흘째 발생 중인 2차 피해에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조희진 조사단장은 서 검사 측의 입장 발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아직 조사단원들과도 만나지 못한 상황"이라며 "2차 피해 부분에 대해서도 같이 논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했다. 다만 "성폭력 사건에서 2차 피해 예방은 참 중요한 문제"라며 공감을 표했다.

하지만 이런 늑장 대응은 '2차 피해를 용인'하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가희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특히 성폭력 사건은 피해자에게 문제가 있을 거라고 보는 2차 피해가 충분히 우려되고, 지금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방관은 2차 피해를 용인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건이 진행되다 보면 음해성 소문으로 피해자가 고립되고, 더 이상 대응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라며 "2차 피해를 막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서 검사 측 김 변호사 또한 "서 검사에 대한 음해성 소문이 언론에 보도됐기에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걸 검찰 수뇌부가 모를 리 없었다"라면서 "'2차 피해가 될 수 있는 발언은 자제하라'는 식의 공지를 내리는 등 피해 방지를 위한 조치를 진작에 취했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언론이 2차 피해에 동조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은의 변호사(이은의법률사무소)는 "내부에서 피해자를 둘러싼 이런저런 소문이 나오는 건 직장내 성희롱 사건에서 조직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비판한 뒤 "오히려 언론이 피해자에게 이런 소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2차 피해에 동조하는 문화가 애석하다"라고 말했다.

바로잡습니다


앞서 이 보도는 이은의 변호사가 "조직 내부에서 피해자를 둘러싼 이런저런 소문이 나오는 건 검찰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취재과정에서 이 변호사의 말을 잘못 인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따라서 위 발언을 "내부에서 피해자를 둘러싼 이런저런 소문이 나오는 건 직장내 성희롱 사건에서 조직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정정합니다. 

기사를 읽은 독자와 잘못된 보도로 피해를 입은 이은의 변호사에게 사과드립니다.



태그:#서지현, #검찰, #안태근, #최교일, #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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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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