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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글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을 '옹호'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밝혀 둔다. 나는 여당 지지자가 아니며, 그렇다고 야당 지지자도 아니다. 오직 "있어야 할 모습만 바라보고, 노력하며, 뛰어가는 정당"을 지지하는 민주시민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 기자 말

이 나라 이 땅에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없기를 간절히 염원했건만, 최근 영흥도 낚시배 전복사고를 비롯해 제천과 밀양에서 각각 대형 화재 참사가 발생했다. 인명피해 소식을 접하면서, 같은 경험을 했던 피해자 가족 입장에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이번 사고로 인해 희생된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고통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시길 두 손 모아 기도한다. 그리고 졸지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좌절과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계신 유가족분들에게도 '힘내시라'는 용기를 전하며,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끝까지 싸우실 것을 권하고, 반드시 이것을 성취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하지만

밀양 화재 현장 찾은 홍준표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7일 오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현장을 찾아 소방관계자에게 화재 원인 등에 대해 보고받은 후 굳은 표정으로 현장을 나서고 있다.
▲ 밀양 화재 현장 찾은 홍준표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7일 오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현장을 찾아 소방관계자에게 화재 원인 등에 대해 보고받은 후 굳은 표정으로 현장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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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정치인이여. 세월호 참사 때 그대들이 했던 말과 행동은 모두 잊었는가?

화재사고가 발생하자 많은 야당 정치인들은 온갖 수사를 동원해 정부와 여당을 비난하고, 강력한 책임을 묻고 있다. 그들에게는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단어를 들먹이면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장관과 총리의 사퇴' '국정조사' '현송월 뒤치다꺼리' 그리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구정 전에 또 큰 사고가 날 것"이라는 발언 등 '아무 말, 막말 대잔치'로 언론 매체를 오염시키면서 국민들을 조롱하고 있다.

순간 만감이 교차한다.

지난 세월 저들이 우리에게 가했던 악랄한 범죄 행위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친다.(언젠가는 분명히 진상이 밝혀지겠지만, 그것은 범죄행위가 분명했다고 확신한다)

방금 자식의 상여를 메었던 못난 부모들을 욕보이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날밤을 새우게 하고, 머리를 깎게 하고, 굶게 하고, 삼복더위에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걷고 기도록 만들었던 사람들... 엄동설한엔 얼은 손을 호호 불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치게 했던 자들, 풍찬노숙을 하게 했던 사람들...

그 철면피 같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를 팔아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해난 사고'이므로 정쟁의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라는 사람들이, 몰염치하게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을 이용해 탐욕스럽게도 자신들의 정치적 욕구를 충족시키려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기분이 매우 더럽다.

언제는 '교통사고'라고 하더니... "진상규명이 다 됐으니 본인한테 물어보라"고 지껄이더니... "유가족들은 진상규명보다 돈을 더 원한다"라고 조롱하더니... 그렇게 악랄하게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진실을 은폐하려 하더니... 그때 그 시절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경거망동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래 틀림없이 저들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오염된 외계인의, 더러운 악마의 피를 몸속에 지니고 있을 거야...'

부끄러운 과거 반성도 하기 전에...

 세월호침몰사고 3년 9개월이 지난 16일 오전 대전 현충원에서 엄수된 세월호 단원고 순직교사 합동안장식에서 고 양승진 교사의 어머니가 영정사진을 껴 안고 오열하고 있다.
 세월호침몰사고 3년 9개월이 지난 16일 오전 대전 현충원에서 엄수된 세월호 단원고 순직교사 합동안장식에서 고 양승진 교사의 어머니가 영정사진을 껴 안고 오열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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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단언컨대 그대들이 적어도 정상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인간'들이라면, 세월호 참사를 팔아서 제천과 밀양의 화재사고와 비교해서는 안 되는 것이며, 정부 여당을 비난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그대들은 현 정부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국민들을 선동한다 하더라도, 설득 당할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대들이 진정으로 이 정부를 탓하고 싶고, 안전한 나라를 건설하고 싶다면, 세월호 참사를 반추할 것을 권한다. 반성하시라. 그리고 지난날의 잘못을 국민과 유가족 앞에 무릎 꿇고 솔직하게, 진심으로 사과부터 하시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입장부터 밝히시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설립될 제2기 특조위에서 어떻게 협조할 것인지 그것부터 명백히 하시라.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의혹 덩어리라 할 것이다. 진실이 명쾌하게 밝혀졌다고 믿는 국민들은 그대들을 제외하면 전무하다. 이것은 그대들의 악랄한 방해와 비협조 때문에 발생한 결과물이며, 이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들 또한 이 나라에 아무도 없다.

왜 침몰했는지, 해경은 왜 뒷짐 지고 침몰 상황을 구경만 했는지, 언론·해경·국방부·중대본은 세월호가 이미 바다 속으로 침몰된 상황에서도 "구조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었는지, 도대체 박근혜는 참사 당일 어디서 뭘 하고 있었는지, 대통령 직을 걸어가면서까지 진실을 감추고 싶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수많은 의문을 풀어내는데 최소한의 협조라도 하지 못하겠다면 세월호의 '세'자도 입에 담지 마시라.

이것은 당신들이 안고 있는 '업보'이자 '악성부채'이며, 이것을 청산하지 않는 한 당신들은 결코 정상적인 정치인으로 행세하지 못할 것이다.

박근혜 통치 시절 그의 위세에 눌려 한마디 말도 하지 못했던 부끄러운 과거를 반성하고, 박근혜와 한패가 돼 거짓말에 동참하고 범죄행위에 가담했던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하루빨리 상식의 세상 속으로 귀환할 것을 권한다.

그날이 오기 전에는 당신들의 더러운 입으로 세월호 참사를 논하지 말 것을 정중하게 부탁드린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박종대님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단원고 박수현군의 아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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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