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무려 4명의 지상파 3사 연예대상 수상자가 고정으로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KBS 2TV <해피투게더3>가 그 주인공이다.

<해피투게더3> 주요 출연진의 연예대상 수상 현황
유재석 방송 3사 대상 총 14회 수상
전현무 2017년 KBS 대상 수상
박명수 2012년 MBC 대상 수상, 지난해 최우수상 수상
김용만 2000, 2002, 2003년 MBC 대상 총 3회 수상

여기에 또 다른 출연진 박수홍, 지석진 등도 각종 상을 여러 차례 받았던 경력자들이고 조세호 역시 최근 '프로불참러', '프로봇짐러' 등 수식어를 통해 주가를 높이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쟁쟁한 출연진을 보유한 <해피투게더3>의 최근 상황은 좋지 못하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 변화가 필요하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 변화가 필요하다. ⓒ KBS


지난 25일 방영분이 기록한 시청률은 4.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 불과하다. 동시간대 1위를 수년간 유지하던 SBS 예능 프로그램 <백년손님-자기야>가 토요일 6시 25분으로 편성을 옮겼지만, <해피투게더3>는 이렇다 할 반사이익을 얻지 못한 채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반면 동시간대 방송되는 채널A 예능 프로그램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는 시청률 5.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면서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능 프로그램이 고전하는 시대다. 그러나 지상파 간판 예능 시청률이 고작 4%대에 머무는 것은 심각한 위기다.

1·2부 개편, 조동아리 합류도 큰 효과 없어

지난 2015년 10월 <해피투게더3>는 기존 박미선-신봉선을 하차시키고 전현무-만화가 김풍을 기용해 변화를 도모했다. 기존 사우나 토크를 탈피해 갖가지 시도를 꾀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결국 지금처럼 평범한 스튜디오 토크쇼 형식으로 회귀하고 말았다. 지난해 유재석의 절친 '조동아리' 출연분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김용만-박수홍-지석진-김수용 등을 고정으로 합류시켜 1-2부 체제로 개편했지만 우왕좌왕 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어느 순간부터 인기 가수들을 게스트로 활용하는 노래방 촬영에 안착하는 분위기지만 역시 큰 반향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일요일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해피선데이-1박2일> 형태로 평일 예능을 1·2부로 나눴지만, 그 전략이 현재로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해피투게더3>의 가장 큰 문제는 뻔한 이야기지만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 재미를 주지 못한다는 데 있다. 먼저 1부를 살펴보면 딱히 본방을 사수할 만큼, 혹은 다시보기할 만큼의 흡인력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중장년층 대상 아침 토크쇼와 별반 차이없는 구성에 다른 프로그램에서 익히 봐왔던 초대손님, 뻔한 이야기 소재까지. 10여년 전 방송에서 볼 법한 내용이 매주 이어지다 보니, 새로움을 갈망하는 시청자들의 눈높이와 욕구를 맞춰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MBC <라디오스타>,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등 스튜디오 토크 예능들이 자신들의 색깔을 분명히 갖추고, 쏟아지는 기사로 화제몰이를 하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2부로 꾸며진 노래방 촬영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동안 과거 예능을 재현하는 형식으로 진행하다가 지금의 방식으로 안착하면서 김용만-박수홍 등 조동아리 멤버들의 비중은 대폭 축소되었다. 이들 4인이 초대가수와 짝을 이루긴 하지만 엄연히 촬영의 중심은 가수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간간히 던지는 우스갯소리 정도 외엔 딱히 할 일이 없는 실정이다.

제작진의 각성이 필요, 폐지 혹은 개편 이상의 대수술 절실

 KBS 2TV <해피투게더3> '내 노래를 불러줘' 코너 역시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KBS 2TV <해피투게더3> '내 노래를 불러줘' 코너 역시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 KBS


<해피투게더3>의 끝없는 부진은 과연 출연진만의 문제일까?  고정 출연자들의 최근 타 프로그램 활약상을 보면 딱히 이들을 탓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전현무는 MBC <나 혼자 산다>의 인기 주역이고 박명수 역시 tvN <짠내투어>를 통해 '웃음사냥꾼'의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 새롭게 MBC <무한도전> 멤버로 합류한 조세호도 '동장군 기상캐스터' 등 각종 화젯거리를 만들면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

결국 각기 개성 있고 장단점이 뚜렷한 출연진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제작진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는다. <해피투게더3>의 부진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지적해왔고, 분명 개편의 움직임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미봉책 수준의 미흡한 대응에 그쳤다. 이젠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늪에 빠진 격이 되고 말았다.

'대상 수상자'가 무려 4명이나 고정 출연자로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놓치는 모습이 지속된다면, 이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해야 할 당위성마저 사라지기 마련이다. 시대는 변했고 케이블 및 종편 채널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금의 <해피투게더3>에겐 대수술이 절실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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