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이 지난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2회전에서 공을 받아치고 있다.

정현이 지난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2회전에서 공을 받아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남자 테니스의 간판 정현(세계랭킹 58위)의 돌풍이 호주오픈 준결승으로 이어졌다.

정현은 24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미국의 테니스 샌드그렌(세계랭킹 97위)을 세트스코어 3-0(6-4, 7-6, 6-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정현은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준결승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웠다. 정현은 내친김에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가 2014년 US오픈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세운 아시아 선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까지 바라보고 있다.   

앞서 8강전에서 세계적인 스타 노박 조코비치를 꺾었기에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훨씬 낮은 샌드그렌과의 대결은 훨씬 편했다. 1세트 초반부터 샌드그렌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한 정현은 3-1로 앞서나갔다.

샌드그렌과 21차례 랠리를 펼친 끝에 포인트를 따내며 기선을 제압한 정현은 정확한 챌린지로 샌드그렌의 서브 실수까지 잡아냈고, 코트 구석을 찌르는 리턴으로 경기를 주도하면서 1세트를 6-4로 따냈다.

그러나 샌드그렌의 반격도 매서웠다. 힘의 대결에서 앞선 샌드그렌은 강력한 서브와 포핸드를 앞세워 정현의 서브 게임을 2차례나 브레이크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또한 자신의 강점인 네트 플레이까지 살아나며 2세트를 주도했다.

'테니스 전설' 로드 레이버 박수받은 정현

정현도 물러서지 않았다. 안정된 백핸드로 샌드그렌의 공격에 맞서며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켰고, 위기에 몰린 3-5 상황에서 샌드그렌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귀중한 점수를 따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자신의 서브게임을 다시 지켜내며 5-5 동점을 만든 정현은 마지막 타이브레이크에서 넓은 각도의 스트로크를 뿌리며 샌드그렌을 공략했다. 아무리 힘이 좋은 샌드그렌도 정현의 백핸드 스트로크는 막아내기 어려웠다.

특히 정현이 샌드그렌의 리턴을 절묘한 발리로 막아내자 관중석에 앉아 지켜보던 호주 테니스의 '전설' 로드 레이버도 박수를 보냈다. 레이버는 세계 테니스 역사상 유일하게 '캘린더 그랜드슬램'(1년에 4대 메이저대회 모두 우승)을 달성한 인물이다.

결국 샌드그렌이 연속 실수를 저지르며 정현은 2세트마저 따냈고, 관중의 호응을 유도하는 여유까지 선보였다. 반면 2세트 승리를 눈앞에 두고 역전을 허용한 샌드그렌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3세트는 수월했다. 체력이 떨어진 샌드그렌은 쉬운 스트로크도 실수로 이어지며 자멸했고, 정현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켜내며 점수를 쌓았다. 승리를 앞둔 정현은 5-3에서 매치포인에서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로 완벽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정현은 오는 26일 로저 페더러(세계랭킹 2위)-토마시 베르디흐(세계랭킹 20위) 승자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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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테니스 샌드그렌 호주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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