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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지역 결의대회'에서 김승하 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장(왼쪽에서 세번째) 등 해고 승무원들이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지역 결의대회'에서 김승하 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장(왼쪽에서 세번째) 등 해고 승무원들이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장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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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면서 투쟁하던 KTX 해고 승무원들에게 한 줄기 빛이 뻗었다. 종교계 원로들의 중재 덕분에 이들이 사측에 돌려줘야 할 돈의 액수(환수금)가 확 줄어들었다. 원금의 5%만 갚으면 된다.

2015년 대법원은 '코레일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때문에 1·2심에서 이겨 받았던 4년 치 임금을 다시 토해낼 상황에 놓였다. 해고자 한 사람이 사측에 물어내야 할 돈은 8640만 원에 법정지연이자를 합쳐 1억 원에 달했다.

철도노조의 설명에 따르면, 16일 대전지방법원(조정전담법관 정우정)은 코레일이 KTX 해고 승무원 34명을 상대로 '임금 명목으로 준 가지급금을 돌려달라'며 건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종교계 원로들이 내놓은 중재안을 토대로 조정을 제시했다(관련 기사 : 1억 빚 떠안은 KTX 해고승무원, 해결책 찾았다).

코레일은 이미 지급된 임금 총액의 5%인 1억4256만 원(1인당 432만 원)을 3월 말까지 환수하고, 해고 승무원은 국제노동기구(ILO)와 유럽의회 등 국제기구 제소와 나머지 손해배상 청구를 포기한다는 것이 조정의 주된 내용이다. 불교, 천주교, 개신교, 성공회 등 4대 종단 대표들은 지난 12일 이러한 내용으로 중재를 붙였다.

실무에 관여한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 정수용 신부는 "비영리단체 '주빌리은행'이 서민들이 지닌 부실채권을 원금의 5%에 매입함으로써 개인 회생을 돕는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코레일이 환수하려는 '부당이득금' 또한 장기적으로 받기 어려운 돈인 데다 이를 둘러싼 갈등도 심각한 만큼, 사회적 기준으로 제시한 것이 '5%'였다"고 설명했다.

 16일 대전지방법원(조정전담법관 정우정)은 코레일이 KTX 해고 승무원 34명을 상대로 ‘임금 명목으로 준 가지급금을 돌려달라’며 건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종교계 원로들이 내놓은 중재안을 토대로 조정을 제시했다. 사진은 불교, 천주교, 개신교, 성공회 등 4대 종단 대표들이 12일 서명한 KTX 해고 승무원 부당이득금 환수 문제 해결을 위한 종교계 중재안의 전문.
 16일 대전지방법원(조정전담법관 정우정)은 코레일이 KTX 해고 승무원 34명을 상대로 ‘임금 명목으로 준 가지급금을 돌려달라’며 건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종교계 원로들이 내놓은 중재안을 토대로 조정을 제시했다. 사진은 불교, 천주교, 개신교, 성공회 등 4대 종단 대표들이 12일 서명한 KTX 해고 승무원 부당이득금 환수 문제 해결을 위한 종교계 중재안의 전문.
ⓒ KTX해고승무원문제해결을위한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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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는 주빌리은행서 착안... "복직 문제는 '추후 협의'"

일단 노사는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코레일과 KTX 해고 승무원들이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조정은 그대로 성립된다. 김승하 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장은 17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처음에는 12년 동안 싸웠던 것들이 허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쉽사리 결정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법원과 철도공사로부터 임금 반환을 둘러싼 압박을 계속 받고 있었어요. 등기우편 한 통 뜯어볼 때마다 무서운 심정입니다. 어느 조합원은 초인종 소리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킬 정도에요. 해고 승무원들이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상황을 없애기 위해서는 타협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승하 지부장은 "새 정부가 들어선 뒤 국토교통부,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실에서는 '이미 사회적 문제가 된 상황에서 법적으로 해결되도록 두는 것은 옳지 않다'며 양쪽의 합의를 통한 문제 해결을 권했다"며 "그런 가운데 종교계가 중재자로서 나섰던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코레일과 철도노조는 노사·전문가협의회를 구성했다. KTX 해고 승무원의 복직과 직접고용을 다루는 의제가 논의 테이블에 올라 있다. 협의회는 늦어도 2월까지 대화를 매듭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복직 문제는 여전히 뚜렷하게 결정된 내용이 없다. 코레일 일자리창출추진단의 한 관계자는 18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KTX 해고 승무원의 복직 문제는 추후 협의할 예정"이라며 "노사·전문가협의회 논의 마무리가 2월 안에 끝나지 않고,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아직 코레일 본사 소속으로 복직할 것인지, 코레일관광개발 소속으로 복직할 것인지 여부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직접고용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입각해, 국민의 안전·생명과 직결된 업무를 담당하는 간접고용 직원은 코레일 본사 정규직 전환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노사는 이부분에서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코레일은 생명·안전 업무의 범위를 차량 정비, 시설 유지·보수 등으로 좁게 해석했다. 노조는 매표, 열차 승무 등으로 폭넓게 해석했다.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승무원이 구조 작업에 나선다는 이유에서다.

김 지부장은 "2015년 개정된 철도안전법에 따라 여객 승무원이 철도 사고 현장을 이탈하는 등 안전 업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며 "승무 업무가 생명·안전을 다루는 업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지역 결의대회'에서 해고 승무원 출신 김승하 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지역 결의대회'에서 해고 승무원 출신 김승하 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장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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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이 무임승차? 빼앗긴 업무 되찾는 과정"

새 정부 들어 인천공항공사를 위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속속 추진되고 있지만 정규직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시험도 안 친 비정규직 주제에 정규직이 얻는 보상을 누리려 한다는 '무임승차' 논란이 불거진다. 김 지부장은 이를 두고 "이제는 없어져야 할, 너무 낡은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지금 자회사 업무들이 옛날에는 직접고용된 코레일 정규직의 업무였어요. 무임승차가 아니라, 빼앗겼던 업무를 되찾아오는 과정이죠. 인천공항공사는 기득권을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정규직) 노조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논란이 불거진 것이라고 봐요. 철도노조는 그런 부분에 흔들리지 않고 조합원들을 설득하면서 '함께 나아가야 나 자신도 발전한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있기 때문에 그런 갈등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코레일 철도산업일자리창출추진단 관계자는 지난 17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현재 KTX 승무원들은 공공기관으로 분류된 코레일관광개발(자회사) 정규직이므로 정부 가이드라인상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볼 수 없다"며 "자회사 직원의 본사 직접고용은 코레일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이를 시행하려면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25일 서울역서 108배 기도... "초심으로 돌아간다"

KTX 해고 승무원들은 다시 현장으로 향한다. 이들은 오는 25일 서울역에서 승무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08배 기도를 올린다. 20대 사회초년생이던 그들이 새벽별 보며 출근하던, 제 일터에서 투쟁을 벌인다. 김 지부장이 다짐했다.

"KTX 해고 승무원들이 이 기회를 통해 다시 뭉쳐서,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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