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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오픈 후 줄곧 다녀가는 길고양이들이 있다. 스스로 먹이 사냥은 못 하고 사람이 주는 사료에 의지한 채 배를 채우려 서점을 기웃거린다. 매일 같이 찾아오는 생명들을 외면할 수 없어 서점 앞에 밥그릇과 물그릇을 놓아 주었다.

기왕 챙겨주는 거 조금 더 안전하고 길고양이들을 위하면서도 주변에 피해가 덜 가는 방법으로 보살펴 주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겪은 길고양이라고 해봐야 오며 가며 몇 번 마주쳤던 게 전부였던 터라 어떻게 하는 것이 잘 보살피는 것인지 몰랐다. '길고양이를 위한 책 한 권만 있어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될 텐데...'라며 고양이 책을 뒤지고 있을 뿐이었다.

반려묘를 키울 때 필요한 정보의 책들은 많았지만 아쉽게도 길고양이를 위한 책은 딱히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커뮤니티와 주변에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들의 말을 빌려 내 나름의 방식대로 챙겨주고 있다. 챙겨준다고 챙겨주지만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잘못 하고 있는 것인지 확신이 없는 터라 답답했는데 이제 그 답답함을 해결해줄 만한 책이 출간 되었다.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이용한,한국고양이보호협회 지음 ㅣ 북폴리오 출판
▲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이용한,한국고양이보호협회 지음 ㅣ 북폴리오 출판
ⓒ 심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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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작가로서 10년간 다수의 책과 사진집을 내며 다양한 활동을 이어온 캣 대디 '이용한' 작가는 길고양이의 특징, 성장 과정, 고양이 용어 같은 개괄적인 부분을 담당했고,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길고양이들 구조, 치료, 포획 등 TNR의 전반적인 과정과 의학적인 부분을 담당했다. 스페셜 팁으로 길고양이 사진 찍기와 명언도 책 후반에 함께 실으며 인간과 길고양이가 교감하는 기쁨도 함께 담겨 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든 싫어하는 사람이든 오랫 시간 길고양이들은 우리 생활 속 가까이에 머물고 있다. 도심 속 공원에도 우리의 주거구역에도 사람이 살아가는 그곳에 길고양이들의 터전이 있다.

이 땅의 주인인 사람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며 함께 살아야 할 운명이라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지혜롭게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는 사람과 길고양이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기본 가이드북이다. 

나에게 길고양이란 어디선가 우연히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 한번 하는 사이. 핸드폰 카메라를 꺼내게 만드는 사랑스러운 존재. 아파트 단지나 공원에서 마주치면 잠시 지켜보게 되는 휴식 같은 존재. 이 정도였다.

길고양이들과 한두 번 마주쳤지만 계속해서 마주치는 일은 없었고 그들의 밥과 물을 챙겨주고 잠자리를 살펴주는 캣맘(길고양이 돌봄이)도 아니었다. 책방 오픈 후 책방을 다녀가는 길고양이들과 묘연을 쌓다 보니 하루의 대부분을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이가 되었다.

책방에서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둥이'는 이젠 책방에서 없어선 안 될 중요한 일원이 되었고 책방에 와서 수시로 밥을 먹고 가는 길고양이들도 있다. 나는 그들의 밥과 물을 챙겨주고 어디 불편한 곳이나 다친 곳은 없는지 살펴본다. 밥 먹으러 오는 시간을 체크하고 새롭게 나타난 길고양이가 있는지 살핀다.

혹여 수컷들의 영역싸움을 일어나지는 않을까 발정 난 암컷이 있는지 노심초사다. 동네 아이들과 지나가는 사람들의 괴롭힘은 없는지 책방 안에서 주시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주민들의 민원은 없는지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과 편견은 없는지 살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이용한,한국고양이보호협회 지음 ㅣ 북폴리오 출판
▲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이용한,한국고양이보호협회 지음 ㅣ 북폴리오 출판
ⓒ 심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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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R을 해야 하는 이유 : 민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발정 소리와 영역 싸움으로 인한 소음 문제도 TNR로 해결할 수 있다. 대체로 급식 중인 지역의 길고양이 가운데 80% 이상이 TNR을 마쳐야 고양이가 평화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캣맘의 활동은 밥 주는 것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TNR까지도 책임지는 세심한 돌봄이 있어야 인간과 길고양이의 진정한 공존이 가능해진다. - 본문 중


얼마 전 길고양이 한 마리를 포획(Trap) 하여 중성화 수술(Neuter)을 시키고 책방 근처에 다시 방사(Return) 시켰다(이런 일련의 과정을 TNR이라 한다). 길고양이 TNR에 대해서는 캠페인을 통해서 접했지만 직접 해본 적은 처음이었다. 지역내 시민주도 TNR 단체가 있어 도움을 받아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서점 주변에 자주 나타나는 길고양이들을 살펴주며 주기적으로 TNR을 병행할 생각이다. 그렇게 어설프게나마 길고양이들과 공존이 시작되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위한 반려동물 전문서점 <동반북스>의 지기입니다.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이용한.한국고양이보호협회 지음, 북폴리오(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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