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박주영(32)이 FC서울과 끝까지 간다. FC서울은 10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주영과 3년 재계약에 합의했다. 오는 2020년 말까지 서울 유니폼을 입게 됐다"고 밝혔다. 연봉과 관련한 계약 사항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축구계에선 약 4~5억 원 안팎의 적지 않은 연봉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6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박주영의 모습.

2016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박주영의 모습. ⓒ 박주영 인스타그램


K리그 사상 첫 만장일치 신인왕, 박주영

박주영은 한때 전 국민이 사랑하는 '축구 천재'였다. 청구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을 드러내며 일찌감치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불린 그는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와 카타르컵 등 각 연령별 대표팀에서 우승, MVP, 득점왕을 휩쓸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19세이던 2005년 FC서울에 입단한 그는 데뷔 첫 시즌에 18골(32경기)을 기록하는 놀라운 활약을 선보였고, 그해 열린 K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만장일치로 신인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K리그 무대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2008년 9월 프랑스 르샹피오나(1부리그) AS모나코로 이적한 박주영은 데뷔와 동시에 주전 공격수로 낙점돼 3시즌 간 25골(리그 91경기)을 기록했다. 박지성과 함께 대표팀에서 '쌍박'을 구축했던 박주영은 2010 남아공 월드컵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천금 같은 프리킥 골을 뽑아내며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큰 힘을 보태기도 했다.

박주영은 유종의 미를 꿈꾼다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경기. 서울 박주영(오른쪽)과 수원 고승범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경기. 서울 박주영(오른쪽)과 수원 고승범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주영의 '장밋빛 미래'는 2011년 가을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골잡이들의 전유품인 '9번' 유니폼을 받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FC에 입성했지만, 좀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임대와 2군을 오가며 방황의 길을 걸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12년 4월엔 병역 기피 사건에 휘말리며 팬들의 등을 돌리게 했다. 

박주영은 절치부심 끝에 출전한 2012 런던올림픽에서 2골을 기록하며 한국의 동메달 획득에 공을 세웠지만, 2년 후 열린 브라질월드컵에선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을 또 한 번 실망케 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연이은 부진으로 팬들의 뇌리 속에서 잊혀져 가던 박주영은 2015년 국내 무대로 복귀해 재기에 나섰다.

'백의종군'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친정팀 서울 유니폼을 입은 박주영은 이듬해 전북 현대와의 K리그 최종전에서 천금 같은 결승골을 뽑아내며 서울의 K리그 우승을 이끌며 뜨거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박주영은 지난 시즌 리그 34경기에 출전해 8골 1도움을 기록하며 남아있는 의지를 불태웠다. 신인시절 보여준 천재적인 기량과 패기는 사라진 지 오래였지만 그가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열정만큼은 서울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새해 벽두부터 '전설' 데얀(몬테네그로)을 수원 삼성으로 보내야 했던 서울 팬들은 '프랜차이즈 스타' 박주영의 재계약 발표 소식이 나오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쁨을 드러냈다. 서울에서 65골 18도움(208경기 출전)을 기록한 박주영도 친정팀과의 재계약 성사에 기쁨을 표현했다.

그는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서울과 함께 하게 돼서 기쁘다. 팬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신뢰에 감사하다"라며 "남은 선수생활을 FC서울에서 영광스럽게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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