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익숙한 대중 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합니다. [편집자말]
2017년은 방탄소년단과 그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해가 될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1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에서 수많은 현지 팬들을 열광시켰다. 다음 순서인 다이애나 로스(Diana Ross)를 소개하기 위해 무대에 선 자레드 레토(Jared Leto)는 "이 열기에서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감탄했다.

방탄소년단, 적수가 없다

 방탄소년단과 제임스 코든(The Late Late Show with James Corden의 진행자)

방탄소년단과 제임스 코든(The Late Late Show with James Corden의 진행자) ⓒ 방탄소년단 트위터


미국 프로모션에 나선 방탄소년단은 미국의 메이저 토크쇼 진행자인 제임스 코든(James Corden), 엘렌 드제너러스(Ellen Dgenerous) 등을 연이어 만났다. 방탄소년단의 '마이크 드롭(MIC DROP)' 리믹스 버전(스타 DJ 스티브 아오키와 랩퍼 디자이너가 힘을 보탰다-기자 밀)은 최근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28위로 첫 진입했다. 아이튠즈 차트와 유튜브에서의 강세가 크게 작용했다. 이 순위는 K팝 아이돌 그룹 사상 가장 높은 순위이며,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 이후 한국 가수가 거둔, 가장 두드러지는 성과다.

그렇다면 이들은 오래 전부터 미국 진출을 노린 것일까? 그렇지 않다. 방탄소년단은 한 해가 다르게 팬덤을 확장해 나가면서 지금에 이른 것이다. 2013년 6월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으로 데뷔할 때, 방탄소년단이 미국 시장을 노리지는 않았다. 미국은 팝 음악의 중심지이며 쉽게 엄두를 내기 어려운 시장이기 때문.

방탄소년단의 미국 진출은 싸이와 마찬가지로 '강제 진출'이라고 봐야 한다. 북미권에서 먼저 수요가 생겼고 이에 방탄소년단이 응답한 셈이다. 방탄소년단의 경쟁력은 뭘까? 'Not Today' '피 땀 눈물' 등 방탄소년단의 정교한 군무는 누가 봐도 근사하다. 수많은 해외 팬을 양산한 '쩔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뮤직비디오 역시 스타일리시한 연출로 안무의 멋을 극대화하고 있다.

지민과 정국 등 보컬 멤버들은 출중한 노래 실력을 갖췄다. 막내 정국이 찰리 푸스(Charlie Puth)의 'We Don't Talk Anymore'를 커버했을 때, 원곡자인 찰리 푸스가 흡족함을 표하기도 했다. 랩퍼 슈가는 수란의 히트곡 '오늘 취하면'을 프로듀싱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들의 전 세계적인 성공이 단순히 뮤직비디오 혹은 실력만으로 설명 가능한 것은 아니다. 소위 '칼군무'나 멤버들 개개인의 실력만 놓고 보자면, 다른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도 이에 못지않기 때문이다.

봄날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방탄소년단의 MIC DROP(Remix ver)은 빌보드 싱글 차트에 28위로 첫 진입했다.

방탄소년단의 MIC DROP(Remix ver)은 빌보드 싱글 차트에 28위로 첫 진입했다.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은 흔히 말하는 '3대 대형 기획사'(YG, JYP, SM)에 소속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들은 3대 기획사 아이돌만큼 혹은 그 이상의 성취를 거두었다. 이 성공은 뉴미디어 시대의 승리이기도 하다. 앨범 간 유기적으로 이어진 콘셉트(학교 시리즈, 화양연화 시리즈 등)을 통해 음악의 설득력을 높였다. 그리고 브이앱, 트위터, 자체 제작 리얼리티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아미(방탄소년단의 팬덤 공식 명칭-기자 말)와 상호 작용했다. 이렇게 형성된 스토리는 다른 대륙에 사는 아미들도 공유할 수 있는 것이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의 대표인 방시혁 프로듀서는 최근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에서 연사로 나서, 방탄소년단은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여기에는 영어에 능통한 리더 RM의 역할이 컸다. 그는 미국 프로모션 동안 팬들과 소통하는 데 있어 가장 큰 활약을 펼친 멤버였다.

얼마 전 RM은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글로벌 아티스트 상을 수상하면서, 영어로 '내년에는 여러분들이 있는 나라로 날아가겠다. 함께 날아보자'라는 내용의 수상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이 거둔 일련의 성공은 걸음마를 떼는 아이돌 그룹이나 타 기획사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다. '소셜 미디어 잘 다루는 방법'을 공부하는 아이돌들이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방탄소년단은 < LOVE YOURSELF 承 Her > 발매 기자회견에서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 목표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이루어졌다. 현재 방탄소년단은 다른 K팝 그룹이 가보지 못 한, 전인미답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해외 팬덤은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다. 이들의 '봄날'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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