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오른쪽부터), 자유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관련 회동을 갖고 자리에 앉고 있다.
▲ 예산안 처리 회동 가진 여야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오른쪽부터), 자유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관련 회동을 갖고 자리에 앉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국회는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429조원 규모 2018년도 예산안의 법정 시한 내(12월 2일) 처리가 무산됐다. 3일, 여야는 고개를 숙였다.

"국회 선진화법 시행 이후 예산안의 법정기한을 지키지 못한 첫 번째 사례가 돼 국민 여러분께 송구합니다."

한 목소리로 "송구하다"고 말했지만, 입장차는 여전하다. 서로의 결단만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야당이,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여당이 물러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평행선이다. 국민에게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여전히 손가락으로 상대를 가리키며 '네 탓'을 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쟁점으로 남은 공무원 증원 관련 민주당은 1만 500명 증원을, 국민의당은 9000명, 자유한국당은 7000명 증원을 주장했다. 야당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은 1년으로 한정해서 지원하자고 했지만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야야는 오는 4일 본회의 전 다시 만나 협상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입장차가 여전해 4일 처리 역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 "정부여당 협상안 수용, 야당도" vs. 야당 "정부여당 결단해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여야의 입장 차이가 완전히 합의되지는 않았지만 정부여당은 그동안의 협상에서 진전된 협상안을 수용했다"라며 "야당도 예산안 합의에 있어 협치의 손을 잡아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아동수당 지급대상에서 상위 10%를 제외해야 한다는 야당 안을 받아들인 바 있다. 이처럼 야당의 제안을 일정부분 수용했음을 강조하며 야당에 협상 타결의 공을 넘긴 것이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공무원 증원은 새 정부의 정체성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세월호를 비롯해 사회적 참사가 많았는데 국가가 해야 될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공무원 증원 등에 있어서 더는 물러설 수 없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반면, '캐스팅보터'로 존재감을 드러낸 국민의당은 '정부 여당'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여당의 비상한 결단을 촉구한다"라며 "정기국회 회기 중에는 반드시 처리 할 수 있도록 정부여당에서는 수용가능한 수정안을 마련하여 협상에 임해주길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수정안'을 내놓는 쪽은 정부 여당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공약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면 무슨 협상이 되겠냐"며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자유한국당도 단호하다.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시한 내에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했으나 국민을 대표해 문재인 정부의 '무차별적 퍼주기 예산'을 저지하고, 나라 곳간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라며 예산안 처리 불발의 책임을 정부 여당에 돌렸다.

공무원 증원 문제와 관련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일 협상 불발 후 "국회가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가 국민이 세금을 적게 내게 해드리고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것이 우리가 할 역할인데 미래세대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 뻔한데도 정확한 예측 없이 통과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올바른 예산안'을 위한 정부여당의 결단을 촉구한다"라며 "자유한국당은 정부여당이 미래세대에 막대한 부담을 주는 포퓰리즘 예산안에 대해 야당과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서로에게 공을 넘기는 핑퐁 게임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야 3당 원내대표가 4일 재개되는 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여야 원내대표가 4일 오전 10시 30분에 다시 모이기로 했다, 여기서 마지막 합의를 시도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태그:#2018년도 예산안, #국회, #국회선진화법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