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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 오후 6시 45분 보도한 '김영춘 장관, 보고 받고도 미수습자 유족에 이틀간 함구' 기사는 일부 사실관계에 잘못된 점이 있어서 같은 날 오후 11시 20분 아래와 같이 수정합니다. 기존 기사에서 "김영춘 장관은 이 사실(유해 수습)을 고 조은화·허다윤양 가족 및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에게 알리도록 지시"했다는 점은 사실과 차이가 있음을 알립니다. 독자 여러분께 혼란을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 오마이뉴스

[기사 수정: 23일 오후 11시 20분]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세월호에서 추가적인 유해가 17일 수습됐으며 이에 대해 비정상적 처리가 있었음을 지난 20일 보고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세월호 유해 발견 은폐' 사실은 22일 보도가 나올 때까지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공식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보고를 받은 김 장관이 질책과 함께 뒤늦게나마 매뉴얼에 따른 조치를 지시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김 장관은 관련 보도가 나와 첫 사과문을 발표할 때까지 자신의 지시가 제대로 이행됐는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 책임론이 실무자들을 넘어 해수부 장관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23일 세종청사 해수부 브리핑룸에서 논란이 된 세월호 현장 유골 은폐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23일 세종청사 해수부 브리핑룸에서 논란이 된 세월호 현장 유골 은폐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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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해수부가 발표한 1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장관은 20일 오후 5시께 이철조 세월호현장수습본부장으로부터 17일 유해 발견 사실을 보고받았다. 20일 오후 5시는 미수습자 장례식이 끝나고 발인까지 마무리된 시점이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질책과 함께 "매뉴얼대로 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매뉴얼이란, 세월호에서 유해가 발견될 경우 선체조사위원회 및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알리는 절차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런 지시에도 불구하고 추가 유해 수습 사실은 미수습자들이 아닌 기존 수습자 유족들(고 조은화·허다윤양의 유족)에게만 전해졌다. 고 조은화·허다윤양은 긴 시간 미수습자였다가 세월호 인양 후 유해가 발견된 단원고 희생자들이다.

아래는 이날 해수부가 발표한 사건의 전말이다.

▲ 17일 오전 11시 20분경 유해 발견. 최초 발견자는 상하이샐비지 소속 작업자
▲ 같은 시각 현장을 순찰하던 국방부 유해발굴단 소속 직원이 사람 뼈임을 확인. 이를 현장수습반 팀장에게 유선으로 통보
▲ 오전 11시 30분경 현장수습반 팀장이 최초로 실물 확인
▲ 오후 1시 30분경 현장수습반장(김철홍 과장)이 이 사실을 보고받은 후 발인 및 삼우제 이후 유해발굴 사실을 전파하려고 함
▲ 이 과정에서 김현태 부본부장이 현장수습반에 유해발굴 사실을 비공개하도록 지시하고, 지연 전파에 관한 사실을 이철조 본부장과 사전 협의
▲ 11월 20일 오후 5시경 이철조 본부장이 김영춘 장관에게 유해 발굴 사실을 보고. 김영춘 장관은 "매뉴얼대로 진행하라"고 질책.
▲ 11월 21일 오후 2시~3시 김현태 부본부장은 고 조은화·허다윤양 가족 및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에게 유해 발굴 사실 알림

김 장관은 22일 첫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 사과문을 낼 때까지 자신의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22일 오후 첫 사과문에서 "뒤늦게 선체조사위원회(21일)와 미수습자 가족들(21일)에게 알렸다"라고 말했다가, 약 4시간 만에 "고 조은화·허다윤양 어머님에게만 알려드린 것을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알린 것으로 잘못 표현했다"고 정정했다.

즉, 해수부의 1차 조사결과를 받아들인다 해도, 김 장관은 주무 부서의 장관으로서 미수습자들의 시신 없는 장례식이 열리기 전날 유해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사흘간 전혀 몰랐으며, 뒤늦게 사실을 보고받고도 자신의 지시가 제대로 이행이 안 됐다는 사실을 이틀간 모른 것이다.

김영춘 장관 "제 지시 그대로 이행될 거라고만 생각"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23일 세종청사 해수부 브리핑룸에서 논란이 된 세월호 현장 유골 은폐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23일 세종청사 해수부 브리핑룸에서 논란이 된 세월호 현장 유골 은폐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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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1차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20일 뒤늦게 보고를 받고) '왜 그동안 보고하지 않았냐', '설령 그게 고 조은화·허다윤양의 유해라고 하더라도 뼈가 발견되면 하는 매뉴얼이 있는데 왜 그대로 진행하지 않았느냐'라고 질책했다"라며 "저는 당연히 제가 지시했기 때문에 그 지시가 그대로 이행되고 있을 거라고만 생각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저도 (17일 유해 발견 사실을 왜 현장 관계자들이 제게 보고하지 않았는지) 이상하게 생각한다, 왜 보고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라며 "(20일 뒤늦게 매뉴얼대로 하라고 지시한 뒤에도) 미수습자 가족, 유족에게 보고가 안 됐다는 사실을 22일에서야 비로소 알고, 그래서 부본부장을 보직해임하고 (다른) 지시에 들어갔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1차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철조 본부장은 "현장에서의 종합적인 흐름과 판단 상황을 존중하면서 수긍했고, 그래서 장례식 이후에 미수습자 가족들께서 어느 정도 심리적 안정을 찾은 다음 말씀드리는 게 도리라고 저희가 생각한 측면이 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미수습자 가족들이 추가 유해 수습 소식을 접한 것은 해수부를 통해서가 아니라 다른 경로를 통해서였다. <오마이뉴스>가 추가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은 21일 오후 3시께 김현태 부본부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다른 선체조사위원들도 국방부 유해발굴단 소속 직원으로부터 오후 4시 30분께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유해 발굴 사실을 통보 받았다.

선체조사위원회는 즉각 이 사실을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알리기로 자체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수습자 가족 중 일부는 이날 오후 6시가 돼서야 선체조사위원회로부터 유해 발굴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선체조사위원회는 비슷한 시점에 4.16가족협의회에도 이 사실을 전달했다.

야당, 김영춘 장관 사퇴론 제기

야당에선 "김 장관이 20일 유해 발견 사실을 보고받고도 이를 미수습자 가족과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내놓고 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은 "김 장관이 20일 오후에 보고받고도 은폐한 것은 중대범죄이자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이며 장관의 직무유기"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범정부적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이 사건의 책임이 있는 김 장관을 해임하고 대국민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20일 이미 유골 발견 사실을 알고도 어제까지 밝히지 않은 김 장관이 이번 진상조사의 주체가 될 수는 없다"라며 "진상조사는 사법기관에 맡기고 지금 김 장관이 해야 할 일은 입에 발린 사과가 아니라 사퇴"라고 주장했다.


태그:#세월호, #유골, #은폐, #김영춘, #해양수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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