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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대피하고 아무도 없는 대성아파트에 "중앙정부 지원으로 재개발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현수막이 나붙어 있다.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대피하고 아무도 없는 대성아파트에 "중앙정부 지원으로 재개발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현수막이 나붙어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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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재민 일부가 새 보금자리로 이사를 시작한 가운데 여전히 대피소에 피해 있는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포항시는 지난 22일 북구 환호동 대동빌라 22가구 주민을 시작으로 장기 이재민들에 대한 이주 작업을 실시했다. 이들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대아파트인 장량동 휴먼시아 아파트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이들 외에도 이주대상 가구는 대동빌라 75가구를 비롯해 흥해 대성아파트 3개동 170가구 등 모두 251가구이다. 당초 이주대상 주택으로 구분됐던 한미장관맨션 70가구와 풀하우스 등 원룸형 주택 77가구는 '보강 후 사용가능' 판정을 받아 이주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주대상 제외 주민들 강한 불만 나타내

그러자 이주대상에서 제외된 주민들은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부모와 함께 한미장관맨션에 살고 있다는 이창호(53)씨는 "지진이 발생한 후 벽이 갈라져 도망치다시피 대피했는데 들어가 살아도 괜찮다고 해서 들어갔다가 여진이 발생해 불안해서 다시 나왔다"면서 "이주대책에 대해 아무런 말도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미장관맨션에서 같은 동에 살았다는 박도순(76)씨와 박숙녀(75)씨도 불안해서 집에 들어갈 수 없는데도 괜찮다는 말만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오늘도 '쿵' 하고 소리가 들려서 불안하다"면서 "잠도 안 오고 머리만 아프다"고 말했다.

시골 주민들은 사정이 더 안 좋다.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그들은 대피소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집이 완파되다시피해 들어갈 수 없는데도 아파트나 빌라 등 피해 주민들이 많이 있는 곳에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문희(40)씨는 "지진이 나고 대피했는데 처음 흥해실내체육관에 왔다가 다시 남산초등학교로 갔다 또 다시 이곳으로 왔다"며 "이곳저곳으로 옮겨다니다 보니 노숙자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내가 살고 있는 옥석리에도 많은 피해가 발생했는데 시골이라 그런지 큰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면서 "우리 집도 고쳐서는 못 쓰고 다시 지어야 한다. 지진으로 생긴 금이 점점 더 커지고 벌어져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이재민들이 피신해 있는 흥해실내체육관에 221동의 텐트를 쳐 이재민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도록 했다.
 지난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이재민들이 피신해 있는 흥해실내체육관에 221동의 텐트를 쳐 이재민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도록 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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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들은 처음 대피했을 당시에는 난장판처럼 보였던 대피시설이 텐트를 치고 정리가 되는 등 사생활을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의견이다. 하지만 여전히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문희씨는 "처음에는 음식을 안에서 먹어 냄새도 나고 아이들도 많아 시끄러웠는데 지금은 조용하고 공기도 더 좋아졌다"며 "그래도 편하지 않아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너무 건조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재민들 불편 호소

아직까지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이재민들은 1300여 명에 이른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23일 오전 현재 흥해실내체육관에 430명이 대피해 있고 흥해공고에 240명이 대패해 있는 등 모두 1380명이 대피해 있다.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에피신해 있는 이재민들이 적십자사가 제공한 식사를 위해 22일 오후 급식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에피신해 있는 이재민들이 적십자사가 제공한 식사를 위해 22일 오후 급식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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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자도 늘어 70대 노인이 의식불명인 채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등 모두 13명이 입원한 상태이다. 지금까지 전체 부상자 수는 67명이 치료 후 귀가해 모두 80명에 이른다. 또한 시설물의 피해 접수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경상북도와 포항시는 공무원과 군인, 경찰, 소방, 자원봉사자 등 모두 4만 3556명과 장비 349대를 동원해 응급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22일까지 사용가능 499동, 사용제한 63동, 위험 18동 등 모두 1959동의 건축물을 점검했다.

미담사례도 늘고 있다. 김장주 경상북도 행정부지사가 11월 월급 전액을 이재민들을 위해 기부한 데 이어 박용선 경북도의원도 1개월 급여 418만 원 전액을 기부했다. 또 일본인 한일혜(아이치현)씨가 핫팩과 세안시트, 간이화장실 등을 기부했다. 모금액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태그:#포항 지진, #이재민, #흥해실내체육관, #대성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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