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교육청은 아이들이 중심인 '잘 놀고, 잘 배울 수 있는' 유아 성장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또 인권이 존중되는 안전한 유치원, 소통하고 공감하는 유치원을 강조한다. 공교육 현장에서 유아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오마이뉴스>가 충남 유아교육 현장을 둘러보았다. 현장탐방은 11월까지 월 두 차례 연재 예정이다. [편집자말] |
지난 달 25일, 충남 아산지역에 있는 5개 유치원 원장, 원감,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3월 모임을 시작으로 네 번째다.
모임 구성원은 온양천도초등학교병설유치원, 온양온천초등학교병설유치원, 온양동신유치원, 배방유치원, 아산초등학교병설유치원이다. 이 모임은 교사들이 스스로 만들었다.
모임 이름은 '자연 나눔 동아리'. 유아들에게 자연친화적인 '들놀이'를 교육하기 위해 만든 동아리다. '들놀이'란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해 산책하고 자연물을 갖고 놀고 관찰하고 좀 더 들여다 보는 체험 활동을 말한다. 유치원 마당과 운동장에서 이루어지는 바깥놀이 활동과 숲 체험 등 다양한 자연 친화적인 놀이와 체험이 포함된다. 들놀이는 이 동아리에서 자체 정의한 용어다.
'들놀이' 누리과정 용어 만들고 보급나선 유치원 교사들
이 모임의 교사들은 자연과 함께 하는 '들놀이'는 유아들이 밝고 고운 마음을 갖게 만들어 바르고 건강한 아이들로 키우는 데 최고의 교육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동아리 활동의 첫 목표를 들놀이가 무엇인지 정확히 공부하는 것으로 정했다. 이날도 총신대 정대현 교수로부터 '4차 산업혁명, 숲교육에서 답을 찾다'는 주제로 전문가 연수가 진행됐다.
이들은 앞서 순천향대 나귀옥 교수를 통해 ' 바깥놀이의 실제', '자연과 독서와의 만남'을 주제로, 한국과 외국의 바깥놀이 시설 및 창의적인 놀이방법에 대해 배웠다. 또 인근 온양 동신초등학교 유은상 교장으로부터는 '유치원 주변 환경에서의 자연 놀이'에 대한 강의를 듣고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연수 이후에 자신들이 배운 내용을 자연체험 활동, 자연과 함께하는 현장학습, 원내 자연과의 만남 등 다양한 형태로 유아교육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이를 가정과 연계하기 위해 가정통신문 발송, 학부모 연수, 숲 해설가 및 생태전문가 초빙 연수 등 지역사회 인사와 소통하며 마을 공동체로 확산시키고 있다.
정은선 온양천도초등학교병설유치원 원감은 "선생님들이 먼저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느껴야 교실 속에 들어가서 더 많이 하게 되지 않겠나"는 말로 동아리 활동의 목적을 설명했다.
'들놀이 유아교육'에 대한 궁금증을 '자연 나눔' 동아리 회장인 정은선 온양천도초등학교병설유치원 원감을 만나 자세히 들어 보았다.
"선생님들이 먼저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느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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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선 ‘자연 나눔’ 동아리 회장(온양천도초등학교병설유치원 원감) |
ⓒ 심규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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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나눔 동아리는 언제 만들어졌나?"올해 3월이다. 작년 충남도교육청 역점 사업이 '자연과 유아들의 만남'이었다. 지난해 활동을 하면서 유아들의 인성이나 건강을 위해서 자연친화적 활동의 필요성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고 이를 더 활성화 시키자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 지난 해 '자연과 유아들의 만남' 프로그램으로 어떤 활동을 벌였나? "작년 우리 유치원에서는 인근 영인산에 16번을 갔다. 영인산 숲체험. 그리고 신정호 탐방. 또 오후에 방과 후 활동도 자연과의 만남 프로그램으로 운영했다. 너무 좋았다. 체험 활동은 전문가 선생님들이 40분 정도 진행하고 나머지는 우리 선생님들이 진행했다."
- 동아리 모임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계기로 모임을 제안했나?"자연친화적 교육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선생님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선생님들이 먼저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느껴야 교실 속에 들어가서 더 많이 하게 되지 않겠나."
- 주변 유치원 교사들은 어떻게 참여시켰나?"'이런 동아리를 한 번 해 보면 어떻겠어요?'하며 물었는데 다들 '참 좋겠다'고 했다. 필요성에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 '들놀이' 활동이라는 이름도 붙었다. '들놀이'가 무엇인가?"들은 평평하고 넓게 트인 곳이다. 넓은 초원뿐 아니라 마당, 뜰, 숲속, 이 모두를 '들'에 포함시켰다.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해 산책하고 자연물을 갖고 놀고 관찰하고 좀 더 들여다 보는 이런 체험 활동을 말한다."
"자연 속에서 놀다 온 날은 가장 행복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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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지역 5개 유치원 교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자연나눔 동라리.' 회원들이 총신대 정대현 교수로 부터 '4차 산업혁명, 숲교육에서 답을 찾다'는 주제로 전문가 연수를 하고 있다. 올 들어 네 번째 연수모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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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지역 한 유치원 원아들이 잔디밭에서 자유롭게 놀이를 즐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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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리 결성 이후에 주로 어떤 활동을 해 왔나?"교사 연수에 중점을 뒀다. 직접 뵙기 어려운 전문가들을 모시고 단계적인 내용을 가지고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학부모연수도 진행하였는데 유치원에서 배우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생명교육 연수를 실시했다."
- 동아리 활동 이후에 달라진 점이 있나?"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놀다온 날은 가장 행복해 한다. 우리 유치원의 경우 산에 가서 식물도 관찰하고, 그림도 그리고, 책을 가져가 읽기도 한다. 아이들은 개미도 관찰하고, 나뭇잎 등 자연물로 꾸미며 다양한 방법으로 논다. 아이들은 자신이 자연 속에서 있다는 것, 누구나 존재가치에 대한 소중함도 느낀다. 서로 돕는 등 인성도 좋아진다. 원장과 원감 선생님은 필요한 부분을 찾아 지원하고, 학부모, 지역주민들의 인식 개선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학부모의 반응은?"아이들이 산에 간다는 것 자체를 많이 좋아한다. 황사, 미세먼지가 너무 많아서 나갈 수 없는 날은 실내에서 자연과 놀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의 변화를 하루아침에 알 수는 없지만 지역 내에서 자연 발생적인 동아리 활동을 만들고, 한 유치원만이 아닌 지역 내 5개 유치원이 교사, 원장, 원감까지 함께 자발적 활동을 해 나간다는 것에 학부모들의 응원과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 어려움은 없나?"어렵다기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선생님들하고 긴밀히 만나지 못하는 점이 어렵다. 서로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끼리 돕고 참여하는 모임이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 이후 계획은?"모임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누리과정과 긴밀히 연계해 나갈 예정이다. 모이면서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하기 위해 노력해 주시는 선생님들이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적극적인 지원을 아까지 않는 원장, 원감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