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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을 공식 선언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바른정당 탈당 선언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을 공식 선언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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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6일 오전 11시 50분]

취재진 : "지금 탈당하는 의원 대다수가 바른정당 창당을 주도했다. 이번 탈당이 책임정치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김무성 : "모든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현 시점에서는 보수가 통합해 문재인 정권의 횡포를 막아야 한다는 가치가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바른정당이 쪼개졌다.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 9명이 6일 집단탈당을 선언한 것이다.

창당 10개월 만의 일이다. 유승민 의원과 김무성 의원이 입맞춤을 나누며 '동지애'를 다독인 지 두 달여 만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당시 건배사에서 "바른정당과 우리 모두의 우정을 위하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탈당 의사를 밝힌 의원은 다음과 같다.

▲ 김무성(부산 중구영도구) ▲ 강길부(울산 울주군) ▲ 주호영(대구 수성구을) ▲ 김영우(경기 포천시가평군) ▲ 김용태(서울 양천구을) ▲ 이종구(서울 강남구갑) ▲ 황영철(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군) ▲ 정양석(서울 강북구갑) ▲ 홍철호(경기 김포을)

바른정당이 본격적인 당 수습작업에 들어간 지난 9월 10일 저녁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지도부 공백 속 당의 화합 도모 차원에서 열린 의원단 만찬에서, 서로 술을 주고받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입 맞춤까지 하고 있다.
 바른정당이 본격적인 당 수습작업에 들어간 지난 9월 10일 저녁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지도부 공백 속 당의 화합 도모 차원에서 열린 의원단 만찬에서, 서로 술을 주고받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입 맞춤까지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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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을 공식화했다. 현재 바른정당 원내사령탑을 맡고 있는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고 이름만 올렸다. 탈당 명분은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난에 집중돼 있었다.

김영우 의원은 성명문을 대표 낭독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 폭주를 막기 위해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보수 세력이 즉각 행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보수 세력의 새로운 세계를 위한 첫 발걸음은 보수대통합을 이뤄내는 일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탈당파의 리더 격인 김무성 의원도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주장하며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북핵 위기 대응이 너무 잘못돼 있고 포퓰리즘 폭주가 너무 심각하다"면서 "이걸 막아달라는 보수 국민 층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진보 정권을 방어하기 위한 집단 탈당. 불과 6개월여 전 상황의 데자뷰였다. 지난 5월 2일 대선을 코앞에 두고 탈당한 12인이 내건 명분도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 홍준표 품으로 돌아가는 바른정당 의원들 "친박 8적과 손잡나" 질문 쏟아져). 당시 탈당파였던 김성태 의원은 "복당 의원들에게는 오직 보수 대통합과 좌파 집권을 막기 위한 일념 밖에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벼랑 끝 바른정당... 원내교섭단체 지위 상실 임박

자유한국당의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조치도 작지 않은 명분이 됐다. 김영우 의원은 "지난해 말과 지금 상황은 차이가 있다"면서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을 출당 조치했는데, 그것은 쉽지 않은 결정으로 보수가 새로 태어나는 첫 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바른정당은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당의 절반 가까운 의석이 이동하면서 정당보조금도 이와 비례해 크게 삭감될 전망이다. 반대로 자유한국당은 116석을 확보함으로써 원내1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불과 5석 차로 의석수를 좁히게 된다. 탈당파는 오는 8일께 탈당계를 제출하고 이번 주 중 한국당 입당을 신청할 예정이다.

바른정당 정운천, 박인숙 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정운천·박인숙, 바른정당 당권도전 포기…후보 사퇴 바른정당 정운천, 박인숙 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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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3일 예정된 바른정당 전당대회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당권주자로 나섰던 정운천·박인숙 의원은 이날 통합파 탈당 선언 전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정당 20명 의원의 뜻을 하나로 모으지 못한 지금의 사태에 모든 책임을 지기 위해 당대표 후보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결국 유승민·하태경 의원과 정문헌 전 사무총장, 박유근 재정위원장만 당권 도전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두 후보직 사퇴자는 전당대회 연기를 통한 한국당과의 '통합 전당대회' 개최를 명분으로 삼았지만, 이미 탈당으로 흔들리는 당의 입지를 더욱 축소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무성 의원도 이에 대해 "전당대회 출마자 2명이 사퇴하며 대통합의 뜻을 같이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면서 "진보 정권의 서툰 정권 운영을 같이 걱정하는 다수의 보수 세력과 다 같이 대통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자강파는 탈당 행동에 적극 비판하면서 바른정당 중심의 자강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아무리 잘못한다고 한들, 자신의 과오에는 아무런 반성도 없는 낡은 보수가 손가락질 해댄다고 국민들이 낡은 보수에 마음을 주지는 않는다"라며 통합파의 탈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진수희 최고위원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는 우리의 위치에서, 또 돌아가신 분들은 그 당에 들어가서 열심히 혁신을 하면 좋겠다"면서 "지금은 그런 쿨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태그:#바른정당, #김무성, #보수통합, #한국당,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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