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한국시리즈에서 부진한 양의지와 김재호

부상으로 한국시리즈에서 부진한 양의지와 김재호 ⓒ 두산 베어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던 2017 한국시리즈는 다소 싱겁게 승부가 갈렸다.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선두 경쟁을 벌였던 KIA와 두산이 맞붙기 때문에 6~7차전까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결과는 사뭇 달랐다. 1차전을 내준 KIA가 2차전 이후 내리 4연승을 거두며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두산의 불안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대부분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예상보다 부진했던 선발진의 난조를 우려했다.

그도 그럴 것이 두산 타선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50득점을 올리는 무시무시한 기세를 보였고, 실제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0승 투수 헥터를 무너뜨리기도 했다. 수비는 말할 것도 없다. '가을 두산'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이 호수비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문제는 타선과 수비에서 발생했다. 선발투수들은 3차전 선발이었던 보우덴을 제외하면 첫 등판에서 제 몫을 했다.

불펜진 역시 플레이오프 전 경기 출장했던 함덕주와 새 마무리 김강률을 중심으로 집중력을 보였다. 정규시즌에서 부진했던 이용찬과 이현승 역시 풍부한 가을 경험을 앞세워 힘을 보탰다.

마운드는 3연패를 위한 저력을 발휘했지만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사실 단기전의 타선이야 믿을 것이 못된다. 실제로 단기전에 10점 넘게 뽑은 팀이 바로 다음날 빈타에 시달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더 큰 문제는 흔들린 수비진이었다. 두산은 2차전 이후 승부처에서 실책을 범하며 KIA에 승리를 내줬다. 4연패를 한 경기 모두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갈렸던 점을 감안하면 실점으로 직결된 실책이 뼈아팠다.

두산의 실책은 주로 포수 양의지와 유격수 김재호이 버티는 센터라인에서 발생했다. 평소 수비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의 실책이라 더 충격적이었지만 이들의 부진은 시리즈 전부터 예상되기도 했다.

김재호는 8월 말 이후 전력에서 제외되어 있다가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복귀했었다. 김재호의 플레이를 지켜본 이들이라면 그가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포수 양의지 역시 플레이오프 때 당한 허리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두산의 진정한 강점이 두터운 선수층이라는 점이다. 만약 KIA에서 김선빈이나 버나디나, 안치홍 같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다면 이들의 공수 공백을 메우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두산은 다르다. 10개구단 중 최고 수준의 백업 멤버를 가진 팀으로 포수 박세혁이나 정진호 류지혁같은 선수들은 타 팀으로 이적한다면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시즌 중에 민병헌과 양의지가 동시에 부상으로 빠졌을 당시 백업인 박세혁과 정진호가 좋은 활약으로 공백을 최소화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플레이오프에서 양의지와 김재호 대신 출전한 박세혁과 류지혁이 그들의 공백을 지우며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이들은 선발 출전해 적진에서 첫 승을 장식하는데 힘을 보탰다. 적어도 뎁스가 강점인 두산이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주전들을 고집할 이유는 없었다.

 한국시리즈에서 김재호-양의지를 고집한 김태형 감독

한국시리즈에서 김재호-양의지를 고집한 김태형 감독 ⓒ 두산 베어스


하지만 2차전부터 최고의 라인업을 구축하기 위해 부상중인 양의지와 김재호를 무리하게 썼고 결과는 최악으로 돌아왔다.

사실 2차전에서 양의지와 김재호가 모두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에 잠실에서 펼쳐진 3차전부터 변화를 꾀할 수 있었지만 김태형 감독은 그대로 밀어 붙였다.

외부에서 두산의 야구를 말할 때 흔히들 '뚝심의 야구'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전력 상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이름값에 집착하는 모습은 '뚝심'이 아닌 '객기'에 가까웠다. 한국시리즈 3연패 문턱에서 좌절한 두산과 김태형 감독이 이번 패배를 통해 뼈저리게 느껴야할 교훈이다.

[관련 기사]유격수 류지혁, '화수분' 두산의 새 히트상품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야구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그런데 다스는 누구 겁니까?
프로야구 KBO 두산 베어스 화수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