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교통방송 <김갑수의 마이웨이> 인터뷰 사진

ⓒ 이종성


매일 오후 10시 11분부터 자정까지 방송되는 tbs교통방송 <김갑수의 마이웨이>는 시인, 문화평론가, 정치평론가로 널리 알려진 김갑수가 진행하는 음악프로그램이다.

<김갑수의 마이웨이>에서는 친근한 멜로디의 올드 팝 넘버들이 주로 선곡돼 전파를 탄다. 그러나 제작진과 DJ는 최신 빌보드 히트곡이나 유명하진 않지만 좋은 노래를 애청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이 점이 <김갑수의 마이웨이>의 장점이자 차별화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tbs 교통방송 <김갑수의 마이웨이> 인터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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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수 DJ는 방송 및 강연 활동으로 바쁜 한 주를 보내고 있는 와중에도 매일 2시간 가까이 마이크 앞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를 소개한다. 그는 마치 직장을 다니는 것과 같이 고달픈 면도 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밤 시간대에 2년 넘게 음악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김갑수는 "10월 4주 차 tbs교통방송 개편을 맞아 지금보다 더 나은 방송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진행자의 책임을 강조했다. 프로그램 연출을 맡은 지 2개월여 밖에 안 된 김별희 PD는 그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하는 프로듀서로서 하루하루 제작에 임하고 있다. 27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tbs교통방송에서 두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김갑수 DJ, 김별희 PD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교통방송의 밤 시간대 간판 음악프로그램 <김갑수의 마이웨이>

-<김갑수의 마이웨이>를 소개해 달라
김갑수 "운전하는 분들이나 '좋은 곡에 대한 추억과 향수'를 품고 있는 중장년층들이 고즈넉한 밤에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대중친화적인 프로그램이다. 올드팝을 중점적으로 선곡하지만 음악은 물론 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청취자들과 같이 나누면서 하루를 정리해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김별희 "라디오 채널에서 팝 음악을 방송하는 프로그램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분명 팝송을 듣고 싶어 하는 수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김갑수의 마이웨이>의 주 청취자층을 고려해 그런 분들이 오랜 세월 즐겨 들어왔던 귀에 익은 팝 음악 위주의 선곡도 하지만, 시대를 초월해서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좋은 노래'를 전해드리는 것도 우리 프로그램이 지향해 나가야 할 방향성이다."

 tbs 교통방송 <김갑수의 마이웨이> 인터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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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는 전통 있는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다
김별희 "이 시간대 교통방송 FM에서는 개국 이후 음악 프로그램만 편성돼 왔다. <마이웨이>는 황인용 선생님이 먼저 DJ를 맡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2013년 5월 작고한 고(故) 이종환 선생님이 2005년 4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진행해 정말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가수 이상우씨가 DJ를 맡아 명맥을 이어간 바 있다. 이후 개편으로 다른 진행자와 새 프로그램도 선보여 봤지만 <마이웨이>를 그리워하는 분들이 워낙 많아 이렇게 다시 청취자를 만나고 있다."

김갑수 "이종환 선생님 등 역대 진행자들이 터를 잘 닦아놓은 프로그램이다. 교통방송 심야시간대 하면 떠올리게 되는 <마이웨이>의 부활과 더불어 <김갑수의 마이웨이> DJ로 마이크 앞에 선 지도 2년이 훌쩍 넘었다. 매일 밤 내게 주어지는 이 2시간은 무척 소중하다."

고정 애청자 많아 사명감 갖고 진행과 제작임해

-매일 밤 시간대 라디오 진행을 하는 것에 부담감은 없었나?
김갑수 "1998년 타 방송사 문화교양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이후 횟수로 20년째 라디오와의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음악·교양·문화·시사 등 다양한 분야의 진행자 또는 DJ, 때로는 고정 패널로 활동했다. '내가 나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스스로 질문을 던질 정도로 라디오 방송은 정말 많이 해온 것 같다.(웃음)

질문에 답을 하자면 이미 예전에 교통방송에서 DMB 음악프로그램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서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 학창시절 때부터 '너는 음악도 많이 알고 심야시간 라디오 DJ로 제격이다!'란 말을 친구들로부터 자주 듣곤 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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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내걸고 하는 방송이라 책임감도 있을 것 같은데?
김갑수 "거창할 수도 있지만 나름의 소명감이 있다. 반세기 넘게 전 세계 대중음악계를 양분해온 영미 팝 음악의 뿌리에 존재하는 깊이와 다양성, 노랫말의 아름다움 등을 알리고 들려주고 싶다. 타방송사들의 전문 팝 음악프로그램에서 저마다의 색깔로 대중과 호흡하는 것처럼 <김갑수의 마이웨이>도 그런 노력을 계속해 나갈 거다.

중학교 때부터 지금껏 한결같이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음반을 사서 듣는 것이다. 정말 내 인생에 있어서 음악은 긴 시간 쌓여 왔고 여전히 쌓이는 진행형이다. 음악은 내가 이 세상에서 소중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 준 고마운 존재이자 끝까지 함께 할 동반자다."

-이 프로그램을 갑작스럽게 맡아 얼마 안 돼 부담감은 없었는지?
김별희 "프로그램 제작을 한 지 이제 거의 만 두 달 정도 되어간다. 방송 첫날의 기억을 새삼 더듬어 보니 당황했던 면이 없지 않아 아찔하다.(웃음) 이전 8개월 동안 평일 저녁 시간에 방송되는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의 제작진으로 일을 했다. '소리'를 내보내는 것만 같을 뿐이지 시스템이 전혀 다른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김갑수의 마이웨이> 연출을 하게 돼 부담이 없지 않았다."


-음악 프로그램을 제작이 처음이었는지?
김별희 "그렇지는 않다. 0시대를 포함 몇 개 음악 프로그램 제작을 한 적이 있다. 시사프로그램 연출 이전에 13개월 정도 타부서에 다른 업무를 했다. 약 21개월의 공백 기간을 단 시일 내에 메우는 것은 누구라도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예전에는 CD로 자주 음악을 내보냈고, 자리를 비울 때 기획사에서 가져 온 홍보용 음반이 책상에 자주 놓여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대부분 음원으로 방송하고, CD는 거의 구경조차하기 힘들 정도니 격세지감으로 다가설 때가 많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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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된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김갑수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동일한 일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다. 늦은 밤 시간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휴식을 음악과 이야기로 전한다는 면에서 <김갑수의 마이웨이>가 꾸준히 그 역할을 한다는 보람을 느낀다. 반면 '내가 너무 무난한 방송을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대중적 인지도나 화제성 면에서 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김별희 "방송환경과 스마트폰이 가져 온 커다란 변화는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밤 10시 이후 시간대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TV방송사의 시청률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대중은 TV 또는 스마트폰을 활용하며 '보는 것'에 더욱 집중해가고 있다.

라디오에서는 현재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비롯한 정치시사 프로그램들의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있는 반면 다른 분야 프로그램들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에 놓여있다. 그래도 꾸준히 <김갑수의 마이웨이>를 들어주시는 고정 청취자들이 상당수이고, 꾸준히 새롭게 문자 사연과 신청곡을 보내주는 분들이 늘고 있어 흐뭇하다."

친한 친구처럼 항상 같은 자리에 있는 <김갑수의 마이웨이> 되었으면 

-<김갑수의 마이웨이>만의 매력 요소가 있다면?
김갑수 "불특정 다수가 듣는 방송임에 틀림없지만, 마치 한 사람과 일대일로 대화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 많다. 지나치게 사사로운 면이 있지 않나 싶지만 오랜 세월 뇌리에 '다수를 향한 연설'이 아닌 '한 사람과 하는 정겨운 대화'란 생각을 하는데 내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듣는 애청자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갔다는 면에서 장점이 된 것 같다."

- 밤 시간대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을 전망해 본다면?
김별희 "다 같이 추억하고 향유할 수 있는 타임캡슐을 열어보는 시간이 오후 10시 이후인지라 라디오에서의 심야 음악프로그램의 존재와 그 가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 오늘이 신해철 씨의 사망 3주기가 되는 날이다. 청소년기에 그가 진행하던 심야 음악 프로그램과 발표곡들을 거의 빼놓지 않고 들으며 성장을 했던 세대 중 한 명이다. 이제는 라디오 프로듀서로서 신해철이란 음악인을 추억하고 회고할 수 있는 특별한 순서를 이렇게 밤 시간에 마련할 수 있어 뜻 깊고 감회도 남다르다. 낮 시간대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김갑수 "음향학적으로 입증된 내용으로 밤 시간대엔 공기의 파동이 달라져 인간에게 음악이 더욱 깊이 있게 들린다고 한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 들기 전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을 누리고 싶어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은 빠질 수 없는 요소다. 그러므로 DJ의 멘트와 노래가 어우러지는 밤 시간대 음악프로그램은 아무리 방송환경의 변화와 매체인지도 하락요인을 재고하더라도 거의 모든 라디오 방송사에서 편성을 할 수밖에 없다."

 tbs 교통방송 <김갑수의 마이웨이> 인터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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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프로듀서로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지?
김별희 "추석 때 '세기의 명 공연'이란 라이브 특집을 한 적이 있는데 꽤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앞으로 음악 콘텐츠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 낯설지만 좋은 음악들을 많이 들려드리고 싶다. 열린 마음으로 다양하고 좋은 음악들 <김갑수의 마이웨이>에 찾아오셔서 들어주셨으면 한다.


또한 매달 한 차례씩 청취자분들을 정기적으로 초대해 실력 있는 음악인들의 라이브 공연을 함께 즐기고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려 한다. 올 연말부터 시작하려고 하는데 추후 자세한 일정이 정해지면 알릴 예정이다. <김갑수의 마이웨이>가 청취자들에게 늘 변함없이 곁에 있는 친구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도록 김갑수 선생님, 작가 분들과 같이 만들어나가고 싶다."

-앞으로 청취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싶은지?
김갑수 "앞서 언급했듯 여전히 많은 LP나 CD를 사서 듣는다. 익숙하고 친숙한 노래들은 프로듀서의 선곡과 청취자들의 신청곡으로 충분할 거다. DJ 김갑수가 추천하는 매일 코너 '이 한 장의 음반'에서 세상에 미처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단 한 곡으로 애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라디오는 TV와 달리 능동 매체다. 듣는 사람이 상상하고, 기억하고, 생각해야 하는 능동적인 면이 절대적이다. 라디오와 함께 산책하든지 책을 읽든지 했으면 한다. 밤 시간을 혼자 보내는 사람이 진정 행복하다. 그럴 때 <김갑수의 마이웨이>를 옆에 두고 듣길 바란다."

김갑수 마이웨이 교통방송 TBS 이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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