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복귀'... 국제대회 도중 부상을 입었던 양효진(현대건설) 선수

'V리그 복귀'... 국제대회 도중 부상을 입었던 양효진(현대건설) 선수 ⓒ 박진철


도드람 2017~2018 V리그가 전력 평준화로 연일 접전이 이어지며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프로 스포츠의 흥행 지표인 TV 시청률에서 남녀 프로배구 모두 지난 시즌 초반과 비교해 상승세를 보였다. 추이를 더 지켜 봐야겠지만, 프로야구 포스트시즌과 겹친 시기임을 감안하면 출발이 고무적이다.

특히 여자배구 시청률이 탄탄한 모습을 보여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여자배구는 20일 현재 4경기를 치른 상태다. 모두 5세트 접전을 펼쳤다. 경기 시간도 2시간 30분에 가까웠다.

한국배구연맹(KOVO) 집계에 따르면, 올 시즌 여자부 4경기의 케이블TV 평균 시청률은 0.72%(닐슨코리아 기준)에 달했다. 지난 시즌 개막 직후 여자부 3경기 평균 시청률은 0.57%였다. 지난해 초반과 비교해 26%가량 상승한 셈이다.

지난 시즌 여자부 전체 경기당 평균 시청률은 0.71%였다. 보통 V리그 초반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과 겹치면서 시청률이 낮게 출발하고, 11월 이후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곤 했다. 케이블TV에서 일부 초대박 프로그램은 10%를 넘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 1%를 흥행 대박의 기준으로 삼는다.

여자배구 시청률, 작년 초 대비 26% 상승... 주말·평일 '비슷'

올 시즌 초반 흐름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다. 여자배구의 경우 주말과 평일 경기의 시청률이 거의 비슷하다는 점이다.

지난 14일 토요일 오후 4시에 열린 IBK기업은행-흥국생명의 개막전은 0.78%를 기록했다. 앞서 열린 남자부 개막전도 0.92%로 지난해 개막전(0.71%)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15일 일요일 오후 4시 KGC인삼공사-현대건설의 시청률은 0.74%였다. 동시간대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5차전과 프로농구가 열린 데다, V리그 남자부 경기도 풀세트 접전을 펼치면서 초반 중계 시간이 겹쳤다. 그럼에도 여자부가 남자부와 똑같은 시청률 수치를 기록했다.

평일인 17일 화요일 오후 5시 한국도로공사-GS칼텍스의 시청률은 0.71%가 나왔다. 18일 IBK기업은행-현대건설전은 0.65%를 기록했다. 주말 경기와 큰 차이가 없다.

평일 취약 시간대와 케이블TV 중계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최근 평일 경기에서 남자부가 프로야구 시간대과 겹치는 점을 감안해도, 여자부 시청률이 뒤지지 않을 조짐을 보였다.

이는 여자배구 시청자층이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매우 탄탄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초반 흐름으로 볼 때,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끝나는 11월부터는 더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대회 선전, 방송·언론 노출... '대중 인지도' 상승

여자배구가 올 시즌 탄탄한 흥행 기반을 보이는 데는 몇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첫째는 비시즌 동안 국제대회에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올해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6월 3일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 매치를 시작으로 월드그랑프리(7.7~31), 아시아선수권(8.9~17), 월드그랜드챔피언스컵(9.5~10), 세계선수권 아시아 예선전(9.20~24)까지 강행군을 펼쳤다.

그럼에도 여자배구는 가장 중요한 대회인 세계선수권 예선전에서 도쿄 올림픽 최대 경쟁 상대인 태국을 완파하고, B조 1위로 2018 세계선수권 본선 출전권을 획득했다. 월드그랑프리에서도 막판 체력 저하로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대표팀 선수들이 주변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이뤄낸 성과이기에 더욱 빛이 났다.

올해 국제대회에서 여자배구의 인기는 세계 최고 선수인 김연경 효과가 큰 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1970~80년대 르네상스 시기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월드그랑프리를 생중계한 스포츠 전문 케이블TV의 시청률 역시 여자배구 사상 역대급 기록을 달성했다. 한국-북한의 세계선수권 예선전 경기는 지상파 방송사에서 전격 생중계하기도 했다.

포털 사이트와 SNS 등 온라인에서도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의 국제대회 선전, 혹사 논란, 절반만 비즈니스석 논란, 배구협회 집행부의 무능 등 여자배구 관련 이슈가 프로야구 못지않는 뜨거운 화제가 됐다.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국제대회를 통해 방송과 언론 매체에 핫하게 등장하면서 대중들의 인지도도 크게 높아졌다. 이는 V리그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는 토대가 된다.

역대급 전력 평준화, 스타 선수 분산 '볼거리 풍성'

 2017~2018 V리그 IBK기업은행-현대건설 경기 장면 (2017.10.18, 화성종합실내체육관)

2017~2018 V리그 IBK기업은행-현대건설 경기 장면 (2017.10.18, 화성종합실내체육관) ⓒ 박진철


둘째는 역대급 선수 이동에 따른 전력 평준화와 스타급 선수의 고른 분산이다.

지난 5~6월 FA, 보상 선수, 트레이드로 이어진 국면에서 여자배구는 프로배구 사상 최대 규모의 선수 이동이 펼쳐졌다. 간판급 선수들이 이동하면서 이적 선수의 규모나 무게감에서도 역대 최고였다.

FA 기간 동안 김수지(전 흥국생명)와 염혜선(전 현대건설)이 각각 연봉 2억7천만 원과 1억7천만 원에 계약하며 IBK기업은행으로 옮겼다. 박정아(전 IBK기업은행)는 연봉 2억5천만 원에 한국도로공사로, 김해란(전 KGC인삼공사)은 연봉 2억 원에 흥국생명으로, 황민경(전 GS칼텍스)은 연봉 1억3천만 원에 현대건설로 이동했다.

이어 FA 보상 선수 지명과 트레이드 국면에서 고예림(전 도로공사)이 IBK기업은행으로 갔다. 김유리(전 IBK기업은행)는 GS칼텍스로, 남지연(전 IBK기업은행)은 흥국생명으로, 유서연(전 흥국생명)은 도로공사로 각각 팀을 옮겼다.

또한, 한송이와 시은미(전 GS칼텍스)가 인삼공사로 이동했고, 문명화와 김진희(전 인삼공사)가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었다. 오지영(전 도로공사)도 인삼공사로 옮겨 부활을 시작했다. 김혜선(전 흥국생명)은 자유신분선수로 풀리면서 IBK기업은행이 영입했다.

국가대표와 스타급 선수가 고르게 분산되면서 6개 팀 모두 전력 평준화와 함께 팬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흥행 주전' 여자배구, 더 이상 '백업' 아니다

셋째는 하위팀들의 대반전이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한국도로공사는 적극적인 선수 보강을 통해  올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첫 경기에서 GS칼텍스에 5세트 접전 끝에 패했지만, 지난해보다 전력이 강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5위에 그쳤던 GS칼텍스도 차원이 다른 '스피드 배구'를 선보이며, 한국로공사에 승리를 거뒀다. 배구팬들에게 신선하고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면서 올 시즌 최고 돌풍의 팀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력 평준화와 하위팀의 대반등은 개막 이후 여자부 4경기 모두 세트 스코어 3-2까지 가는 대접전으로 나타났다. 경기 내용을 들여다 보면, 이긴 팀도 패한 팀도 더욱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국가대표팀에서 합류한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으로 올라오면, 순위의 윤곽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대급 혼전이 되리라는 전망도 유효하다.

감독과 선수들은 피가 마르지만, 팬들은 흥미진진하다. 여자배구가 V리그 흥행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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