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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달래 항암치료차 1년 넘게 다닌 동물병원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한 달 전 미리 잡아놓은 진료일 알림 문자였다. 병원 진료 후 으레 다음 진료 일을 미리 잡아 놓곤 했는데 벌써 병원 갈 날이 된 것이다.

왕복 세 시간이 넘는 거리를 다니며 나와 달래는 함께 병을 이겨내리라 다짐했고 둘이 함께라면 그깟 병쯤은 아무 문제 될 게 없다고 믿었다. 하지만 달래는 이제 세상에 없다. 달래의 빈자리는 이렇듯 예기치 못한 곳에서 불쑥 튀어나온다.

"힘들고 팍팍한 삶을 버틸 수 있게 해준 작은 생명을 가슴에 묻습니다.
나의 달래 2003-2017.9.20"


동생 친구가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개를 키울 수 없다기에 2살 된 달래를 우리 집으로 데려온 게 십여 년 전이다. 건강했던 달래는 작년 8월 림프종이라는 암 판정을 받았고 동물병원을 다니며 병마와 싸워왔다.

아픈 아이 같지 않게 밥도 잘 먹고 씩씩하게 이겨 내고 있었지만 14살 달래는 신장과 췌장까지 나빠지며 점점 쇠약해져 갔다. 마지막에 돼서는 스스로 먹지도 서지도 못했으니 더 이상 병마와 싸울 기력이 없었을 거다.

달래는 내 곁에서 마지막 숨을 내뱉은 후 무지개다리를 건너 그렇게 강아지 나라로 돌아갔다. 십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나에게 기쁨이 되어주고 위로가 되어주던 달래가 떠났다.

작은 체구로 집안을 돌아다니며 온기를 전해준 아이였고 큰 눈망울 안에 사랑을 고스란히 담은 착한 아이였다. 달래가 떠난 후 나는 밥도 잘 먹고 일도 잘 하고 사람도 잘 만나지만 여전히 슬픔에 잠길 때가 많고 눈물로 밤을 맞이할 때도 많다.

십여 년을 넘게 함께 했던 반려동물을 마음에서 지우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슬픔은 무엇으로도 떨쳐지지 않으며 가슴에 채워지지 않는 구멍 하나를 달고 살아가는 기분이다.

문득문득 찾아오는 슬픔에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 될 때, 조용히 책을 읽는 것도 슬픔을 잠시 잊는데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당신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어 줄 만한 책 몇 권을 소개한다.

<다시 만나자 우리>
루나 샨티 지음 | 스타북스 출판


다시 만나자 우리 루나 샨티 지음 | 스타북스 출판
▲ 다시 만나자 우리 루나 샨티 지음 | 스타북스 출판
ⓒ 심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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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슬픔에 빠져있는 가족들의 사막같은 가슴에
작은 씨앗 하나를 던져 놓는다.
언젠가 빗방울 하나라도 맞게 되면
움이 터 생명을 얻기를 바랄뿐이다.

- 다시 만나자 우리 中

2.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을 위한 안내서
켄 돌란-델 베치오,낸시 색스턴-로페즈 지음 | 아시아 출판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을 위한 안내서 켄 돌란-델 베치오,낸시 색스턴-로페즈 지음 | 아시아 출판
▲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을 위한 안내서 켄 돌란-델 베치오,낸시 색스턴-로페즈 지음 | 아시아 출판
ⓒ 심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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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중한 관계를 잃고 느끼는 슬픔을 다른 이들의 충고에 따라 억누르는 대신, 그 감정을 소중히 간직하고 신뢰하며 어려운 시간을 헤쳐 나가길 바랍니다. 온전히 받아들여 치료의 길을 밝히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점들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죠.
-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을 위한 안내서 中

3.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
다나카 마루코 지음 | 자음과모음 출판


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 다나카 마루코 지음 | 자음과모음 출판
▲ 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 다나카 마루코 지음 | 자음과모음 출판
ⓒ 심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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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어딘가에 강아지라면 누구라도 갈 수 있는 강아지 나라가 있습니다. 살아 있는 강아지들이 자유롭게 놀러 갈 수 있는 나라. 세상을 떠난 강아지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 나라. 당신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강아지도 분명.... 그곳에 있거나 갈 거예요.
- 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 中

<깃털 : 떠난 고양이에게 쓰는 편지>
클로드 앙스가리 지음 | 책공장더불어 출판


깃털 : 떠난 고양이에게 쓰는 편지 클로드 앙스가리 지음 | 책공장더불어 출판
▲ 깃털 : 떠난 고양이에게 쓰는 편지 클로드 앙스가리 지음 | 책공장더불어 출판
ⓒ 심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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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죽음이든, 한 고양이의 죽음이든,
죽음은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속에 같은 고통을 안겨 주며,
적어도 죽는다는 것에 대해서만큼은 같은 고뇌이다.

- 깃털 떠난 고양이에게 쓰는 편지 中

<반려동물, 무지개다리 너머 세상>
김동기 지음 | 해드림출판사


반려동물, 무지개다리 너머 세상 김동기 지음 | 해드림출판사
▲ 반려동물, 무지개다리 너머 세상 김동기 지음 | 해드림출판사
ⓒ 심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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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살며,
즐겁고 슬픈 일들을 겪어 가며
나의 모든 것을 바쳐 사랑한 동물들은,
가족의 마음이나, 동물의 마음이,
서로 같은 마음일 수밖에 없습니다.
- 반려동물, 무지개다리 너머 세상 中


달래가 떠난 지 이튿날 덩그런 서점 안을 청소하던 도중 흰색 나비 한 마리가 서점 안으로 날아들었다. 나도 모르게 '달래니?'라면서 이틀 만에 달래 이름을 불렀다. 물음에 답이라도 하듯 내 주변에서 날갯짓을 한후 홀연히 밖으로 나갔다. 슬픔에 젖어 있는 내가 안쓰러워 달래가 잠시 와준 거라 생각됐다. 비록 몸은 떠났지만 무엇으로든지 내 주변에 머문다 여기며 오늘을 지낸다.

덧붙이는 글 | - 글쓴이는 반려동물 전문서점 동반북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떠나 보내기 전에 읽어 보아도 좋습니다.



다시 만나자 우리 -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루나의 영혼교감 이야기

루나 샨티 지음, 스타북스(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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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에디터. '은경의 그림책 편지'를 연재합니다. 2017년 그림책에세이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 2019년 성교육 전문가와 함께 하는 대화집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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