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부상, 타선 침묵 악재에도 굳건했던 롯데 필승 계투 3인방
연투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켜낸 귀중한 1승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며 데일리 mvp에 선정된 조정훈이 경기 종료 후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며 데일리 mvp에 선정된 조정훈이 경기 종료 후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 롯데 자이언츠


벼랑 끝에 몰렸던 롯데가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가까스로 잡아내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롯데는 1차전을 내주며 준플레이오프 첫 단추를 잘못 꿰고 말았다. 8회말 터진 대타 박헌도의 극적인 홈런으로 연장까지 승부를 끌고갔던 롯데지만 마무리 손승락이 내려간 이후 속절없이 무너지며 뼈아픈 1패를 당했다.

만약 2차전까지 내준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상황이었다. 절체절명의 위기였지만 롯데는 1차전에 당한 연장 대패의 충격이 남았는지 경기에 나선 선수들에겐 긴장감이 역력했다.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는 2루수 번즈의 1회초 실책이 팀 분위기를 대변하는 듯 했다.

하지만 롯데에는 에이스 레일리가 있었다. 6월 24일 이후 10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후반기 리그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던 모습 그대로였다. 야수들이 도움을 주지 못했지만 굳건히 마운드를 지키며 분위기를 돌렸다.

그러나 6회 반전이 일어났다. 호투하던 레일리가 6회초 첫타자 나성범의 부러진 배트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정강이 쪽에 부상을 입고 만 것이다. 하얀 유니폼 바지 위로 선명하게 출혈 자국이 보일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었다. 레일리는 결국 마운드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불의의 사고로 예상보다 조금 일찍 필승조를 가동하게 된 롯데로서는 1점차 리드가 불안할 수 밖에 없었다. 승리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11개로 갈길이 멀었고 롯데의 필승계투진인 박진형-조정훈-손승락은 모두 1차전에 등판했었다.

특히 마무리 손승락은 전날 2이닝동안 35개의 공을 던졌고 박진형과 조정훈 역시 20개 가까운 투구수를 기록해다. 정규시즌에 비해 피로도가 두 배에 가깝다는 포스트시즌 경기라 더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롯데 필승계투진은 팀의 포스트시즌 슬로건인 '마 함 해보입시다!'를 마운드 위에서 그대로 실현했다.

해당 슬로건은 과거 1984년 한국시리즈서 故최동원 선수의 투혼을 기억하고 경기에 임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1984년 최동원이 그랬던 것처럼 롯데 불펜 투수들은 연투에도 굴하지 않고 마운드 위에서 공을 뿌렸다.

 2차전 팀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환호하는 롯데 마무리 손승락. ⓒ 롯데 자이언츠

2차전 팀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환호하는 롯데 마무리 손승락.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박진형,조정훈,손승락 3명의 불펜 투수가 차례로 등판했다. 결과는 모두 무실점. 롯데 타선은 2회말 무사 만루에서 나온 문규현의 병살타에 의한 1득점 이후 추가 득점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롯데 투수들이 승리를 지키는 데 1점이면 충분했다. 선발 레일리를 포함 필승조 3인방 모두 투혼을 보이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롯데는 1차전 연장 승부에서 속절없이 패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85%의 확률을 NC에게 내주고 말았다. 더구나 필승조를 전원 투입해 불펜진의 소모가 상당했던 상태에서 2차전을 치뤄야 하는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롯데 투수들은 팀 레전드의 정신을 이어받은 듯한 투구로 이겨낼 수 있었다. 5년만의 가을야구에서 힘겹게 첫 승을 거둔 거인군단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이제는 적지가 된 마산으로 향하는 롯데의 미래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손아섭-손승락, '롯데 진격'이끄는 두 개의 '손')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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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야구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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