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배추김치에 돼지고기 넣어 달달 볶아낸 두부김치는 술안주와 밥반찬으로 인기 만점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언제 먹어도 맛있는 게 김치다. 김치는 한국인의 밥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음식이다. 그 김치를 활용한 음식은 참 많기도 하다. 돼지고기 숭덩숭덩 썰어 넣고 두부를 넣어 자글자글 끓여낸 얼큰한 김치찌개, 묵은지에 애호박과 돼지고기로 끓여낸 애호박찌개, 김치찜, 김치볶음, 두부김치 등 실로 다 헤아릴 수 없다. 

이는 우리의 김치가 그 어떤 식재료와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우리는 산해진미를 먹어도 마무리는 꼭 김치에 밥 한 술을 떠야 잘 먹었다고 한다. 식탁에 김치가 빠지면 왠지 음식을 먹어도 먹은 것 같지가 않다. 허전하고 서운하기 그지없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데 그 밥심의 원동력이 김치다.

김치, 삼국시대 이전부터 먹기 시작

큰사진보기
▲  연탄에 구워주는 노가리와 두부김치가 맛있는 곳, 여수 연탄노가리 실내 풍경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그렇다면 한국인은 김치를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 고려의 문신 이규보(1168~1241)가 쓴 시문집 <동국이상국집>에 담긴 '가포육영'이라는 시 속에 김치가 처음 등장한다. "무 장아찌 여름철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인 순무 겨울 내내 반찬되네"라는 구절이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봐서 고려시대에 무장아찌와 무 소금절이 김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아무튼 우리 밥상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김치는 그냥 먹어도 훌륭한 밥반찬이 되지만 찌개로 끓여내면 더 맛있다. 배추김치에 돼지고기 숭덩숭덩 썰어 넣고 두부와 함께 끓여낸 김치찌개는 단연 인기다.

여수 연탄노가리의 두부김치다. 두부김치는 들기름 두른 프라이팬에 김치와 돼지고기 삼겹살이나 전지살을 넣어 달달 볶아낸 다음 접시에 두부와 함께 내면 좋다. 일반 가정이 아닌 업소에서는 김치를 볶을 때 들기름보다는 식용유를 주로 사용한다. 이렇게 만든 두부김치는 밥반찬으로도 좋지만 술안주로 아주 그만이다. 두부김치에 소주 한잔이면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신다.  

큰사진보기
▲  연탄불에 구운 노가리와 땅콩 안주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큰사진보기
▲  각종 소시지를 연탄불에 굽고 있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큰사진보기
▲  퇴근길 시원한 생맥주 한잔은 하루의 피로를 싹 풀어준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주인장 조정훈(41)씨가 연탄불에 노가리를 굽고 있다. 어떤 마음으로 노가리를 굽고 있는 걸까. 그를 잠시 만나봤다.

"푸지게 맛있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맥주 한잔을 마시더라도 편하게 부담 없이 드실 수 있도록."

연탄불에 구워낸 노가리 한 마리의 가격은 1500원이다. 노가리 두 마리를 주문했다. 땅콩과 함께 정갈하게 담아낸 노가리 두 마리, 참 오지고 착하다. 주인장이 장갑을 낀 손으로 먹기 좋게 손님 테이블에서 직접 노가리 살을 발라준다.

큰사진보기
▲  여수 연탄 노가리의 음식은 20년 내공의 어머니의 손맛이 오롯하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바람벽에 내걸린 메뉴를 살펴보니 안주거리가 아주 다양하다. 촉촉한 오징어와 한치, 뼈 없는 닭발, 고등어 김치찌개는 9900원이다. 가장 맛있는 음식 추천을 부탁했더니 선뜻 두부김치를 권했다. 11900원의 두부김치는 어머니의 손맛이 오롯하다.

"깔끔하게 잘 하십니다. 어머니가 식당을 20년 이상 하셨어요."

두부김치가 참 맛깔지다. 적당히 익은 배추김치에 돼지고기를 넣어 볶아냈다. 정갈하게 담아낸 두부에 참깨를 듬뿍 뿌렸다. 참깨 사랑이 유난한 걸 보니 식재료를 아끼지 않는 모양이다. 역시 본 대로 느낀 대로 음식의 만족도가 높다. 남도의 손맛이 듬뿍 담겨있다.

큰사진보기
▲  남도의 손맛이 듬뿍 담겨있는 곳, 여수 연탄 노가리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